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
《중국행 슬로보트》
무라카미 하루키 글/김난주 옮김, 열림원, 1999.1.18.
새삼스레 등허리를 앓으며 하루를 보낸다. 그저 자리에 눕는다든지, 다시 일어서려 할 적에 한참 걸린다. 앉고 서고 눕고 걷고 쪼그리고 엎드리고 뛰고 달리는 모든 몸짓을 ‘그냥’ 할 수 없는 줄 돌아본다. 가까스로 눕거나 몸을 일으키다가 문득 생각한다. 숲노래 씨는 39살 무렵까지 숨을 제대로 못 쉬었다. 오랜 코머거리 탓에 숨을 쉬고 뱉는 일이 늘 고되었다. 콧길을 어떻게 뚫는지 뒤늦게 배우고서 이제 아무렇지 않게 숨을 쉬는데, 지난 열 해 동안 ‘그냥그냥 숨을 쉬는 몸’이 얼마나 고마운지 잊지 않았나 하고 되새긴다. 오늘은 큰아이가 부엌일을 도맡는다. 《중국행 슬로보트》를 읽었다. 둘레에서 하루키를 그렇게 읽을 적에 나는 아예 안 읽었다. 눈이나 마음이나 손이 안 갔다. 책집마실을 하다가 하도 자주 보여서 이따금 들추면서도 “연속극이잖아?” 싶어 으레 내려놓았다. 밀당을 하거나 끝없이 싸우는 놀이(연속극·영화)는 쳐다볼 마음이 없기에 하루키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아무튼 “중국길 느린배”를 덮는다. 이렇게 담는 글결이 하루키 삶글이라면 이러한 삶글도 둘레에 많다는 뜻일 테지. 시골에서 군내버스로 오가는 사람은 드물지만, 서울(도시)에서 시내버스와 전철을 타는 사람은 많으니, 삶글도 다를 테지.
#中國行きのスロウボ-ト #村上春樹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