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들려주는 철학 동화 토토 생각날개 45
미리암 다만.오렐리 팔라슈 지음, 마리옹 피파레티 그림, 권지현 옮김,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 / 토토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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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6.

그림책시렁 1520


《고양이가 들려주는 철학동화》

 미리암 다만·오렐리 팔라슈 글

 마리옹 피파레티 그림

 권지현 옮김

 토토북

 2021.10.15.



  저는 우리 집 아이한테 ‘철학’을 들려주지 않습니다. 이웃집 아이한테도 ‘동화’를 들려주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아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는 둘레 어느 어른한테도 ‘사상’이나 ‘신념’이나 ‘의지’를 밝히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이웃하고 ‘마음’을 주고받습니다. 《고양이가 들려주는 철학동화》는 줄거리나 뜻이 안 나쁩니다. 어린이한테 이처럼 ‘가르치는 틀’이 나쁠 일은 없습니다. 다만, 대단히 딱딱합니다. 이렇게 해야 옳고, 저렇게 하면 틀리다는 금을 쫙 긋고서, 이러한 줄거리에 ‘철학동화’라는 이름을 붙이면, 참말로 아이나 어른한테 이바지할는지 되돌아볼 노릇입니다. 우리나라 옛이야기도, 안데르센 이야기도, 그림형제 이야기도, 옳고그름을 안 따져요. 언제나 그저 이야기입니다. 이 길과 저 길을 나란히 들려주되, 어른이 먼저 “이래야 해!” 하고 못박지 않아요. 어른이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몸소 어질게 살아가는 몫입니다. 금을 긋는 짓은 철바보가 합니다. 아이는 스스로 사랑으로 태어난 빛살이니, 아이는 스스로 사랑으로 걸어갑니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다시 ‘이야기’부터 첫걸음을 뗄 수 있기를 빕니다.


#Contes philosophiques racontes par mon chat

#MyriamDahman #AureliePalach #MarionPiffaretti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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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 달이네집 낮은산 어린이 1
권정생 지음, 김동성 그림 / 낮은산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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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6.

그림책시렁 1507


《비나리 달이네 집》

 권정생 글

 김동성 그림

 낮은산

 2001.6.20.



  눈이 하나이면 ‘외눈’입니다. 낱말책에 올림말이 있습니다. 눈이 둘이면 ‘두눈’일 텐데, ‘두눈’은 올림말이 아닙니다. 갸우뚱할 일입니다. 외눈·두눈이 나란히 올림말일 노릇 아닐까요? 발이나 다리가 하나이면 ‘외발·외다리’입니다. 발이나 다리가 둘이라면 ‘두발·두다리’라 하면 됩니다. 눈이나 발이나 손은 둘일 수 있고, 하나일 수 있습니다. 눈과 발과 손이 없는 몸도 있습니다. 몸은 누구나 달라요. 크기도 부피도 다릅니다. 그런데 누구나 똑같은 하나가 있으니 마음이에요. 누구나 마음은 똑같이 있으며, 크기나 부피가 어느 만큼인지 헤아릴 길이 없도록 똑같습니다. 《비나리 달이네 집》에 나오는 개는 다리가 하나 없습니다. 다리가 없어도 개는 개입니다. 네다리 아닌 세다리로 걷는 개도 들을 누비고 꿈을 그리고 하루를 마주합니다. 얼핏 보면 네다리인 개라 해도 다 달라요. 두다리인 사람도 모두 다릅니다. 다 다른 숨결이 똑같이 살아가야 할 까닭이 없고, 똑같이 뭘 외워야 하지 않습니다. “다 다르”기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저 똑같다면 만나지도 사귀지도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사랑이 피어날 틈이 없어요. 사람과 숲이 어울리며 사랑이 깨어나는 뜻도, 다른 몸인 순이랑 돌이가 어울리면서 사랑을 지펴서 아기를 낳는 뜻도, 가없이 넓고 깊다는 대목에서만 똑같되, 서로 다르게 걷는 삶인 줄 받아들이고 바라보면서 바람으로 피어나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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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나무
강혜숙 그림, 이효담 글 / 벌레구멍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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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6.

그림책시렁 1511


《오냐나무》

 이효담 글

 강혜숙 그림

 벌레구멍

 2016.1.5.



  애타게 바라면 이룬다고 여기지만, 애타게 바라거나 애끓게 바랄 적에는 오히려 ‘바랜다’고 느낍니다. 한끗이 다른 낱말 ‘바라다·바래다’입니다. 빛으로 나아가려고 바라보는 결이기에 ‘바라다’이고, 빛을 잊고 잃는 결인 ‘바래다’입니다. 둘레를 보면 두 낱말을 못 가리는 사람이 수두룩할 뿐 아니라, 이렇게 쉬운 우리말부터 안 가리는 사람이 대단히 많기까지 합니다. 《오냐나무》는 누가 바라는 대로 이루는 길을 펴는 나무를 둘러싼 줄거리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무 한 그루가 누구 바람을 다 들어주지 않습니다. 풀 한 포기나 꽃 한 송이도 누구 바람을 다 들어주지 않아요. 다만 ‘듣기’는 하되 ‘들어주기’는 안 합니다. ‘들어주’는 몫은 바로, 마음으로 바라는 씨앗을 심어서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한테 있거든요. 바라는 사람이 스스로 바라보려는 길로 밝게 눈을 뜨고서 걸어갈 때라야만 비로소 바람대로 이룹니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니 죽도록 못 이룹니다. 누가 ‘해주기’를 바라려는 매무새가 ‘이루어지기’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그저 스스로 ‘이루기’를 하면 될 뿐입니다. 남한테 바라기에 바랩니다. 내가 나로 일어서서 한 걸음씩 나아가려고 바라보니, 어느새 바람을 타고서 이룹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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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4
네코쿠라게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휴우가 나츠 원작, 나나오 이츠키 구성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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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26.

책으로 삶읽기 933


《약사의 혼잣말 4》

 휴우가 나츠 글

 네코쿠라게 그림

 김예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9.12.25.



《약사의 혼잣말 4》(휴우가 나츠·네코쿠라게/김예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을 돌아본다. 어느 자리에 올라앉았기에 눈이 밝지 않다. 힘없는 자리에 있거나 아무 자리가 없기에 눈이 안 밝지 않다. 사내가 눈이 밝지 않고, 가시내가 눈이 안 밝지 않다. 그저 눈밝은 이가 눈밝을 뿐이고, 어두운 이가 어두울 뿐이다. 다만 예나 이제나 힘꾼은 눈이 안 밝으면서도 힘을 부렸고, 돈꾼은 눈이 어두우면서도 돈을 거머쥐었으며, 이름꾼은 눈이 캄캄하면서도 이름을 드날렸다. 숱한 나날을 이은 얼거리인데, 이제 우리는 모든 낡은 굴레를 털고서 눈밝은 마음을 펼쳐서 이야기를 여미고 펼 만하다. 《약사의 혼잣말》에 나오는 아이처럼, 또는 우리 나름대로 저마다 다르게 눈밝게 살림을 가꾸면서 온누리를 돌아볼 적에 하나씩 바뀌리라 본다.


ㅅㄴㄹ


“그 하녀는 정말로 자살한 걸까?” “그걸 정하는 건 제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고작 하녀 따위가 비의 음식에 독을 탈 이유가 있나?” “저는 모르죠.” (31쪽)


“저는 명을 받고 왔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진시 님께 직접 말씀하시지요.” (62쪽)


“살짝 건드리는 건 괜찮지 않아?” “안 됩니다.” “닳는 것도 아니고.” “기력이 닳습니다.” (171쪽)


+


두 사람 다 숙취 걱정은 없는 모양이야

→ 두 사람 다 곤드레 걱정은 없나 봐

→ 두 사람 다 비칠댈 걱정은 없는 듯해

130쪽


그 가문과 거래가 있었던 집안의 딸들은 전부 해고시키게 됐대

→ 그 집안과 오간 집안 딸은 다 잘렸대

→ 그쪽과 오간 집안 딸은 다 내보냈대

147쪽


단기근로 중입니다

→ 겨를일입니다

→ 곁일입니다

→ 도막일입니다

→ 살짝 일합니다

→ 한동안 일합니다

168쪽


도성의 유곽에 아름다운 귀인이 나타났다

→ 서울 노닥집에 아름다운 분이 나타났다

17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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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53 : 불초소자



불초소자

→ 못난

→ 창피한

→ 몹쓸


불초소자 : x

불초(不肖) : 1.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뜻으로, 못나고 어리석은 사람을 이르는 말 2. 아들이 부모를 상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 = 불초자

소자(小子) : 1. 스승이 제자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 2. [역사] 신라 때에, 나이에 따라 구분한 남자의 등급 가운데 하나. 1∼9세의 나이로 추자(追子)의 아래이다 3. 아들이 부모를 상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 4. 임금이 조상이나 백성을 상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던 일인칭 대명사



  낱말책에 따로 ‘불초소자’를 담지 않습니다. 이미 ‘불초’라는 낱말로 끝납니다. 처음부터 우리말로 ‘못나다’나 ‘몹쓸’이라 했다면 ‘불초소자’ 같은 겹말은 안 나타납니다. 다른 우리말로 ‘후레놈’이 있습니다. ‘창피하다’나 ‘부끄럽다’로도 너끈히 나타낼 만합니다. ㅅㄴㄹ



불초소자 진창현

→ 못난 진창현

→ 창피한 진창현

→ 부끄러운 진창현

→ 후레놈 진창현

→ 몹쓸 진창현

《세계의 명장, 진창현》(진창현, 혜림커뮤니케이션, 200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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