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14.
《엠마》
웬디 케셀만 글·바바라 쿠니 그림/강연숙 옮김, 느림보, 2004.2.17.
찬바람 씽씽 부는 겨울에 저잣마실. 여름에도 걷는 사람이 드물고, 겨울에도 걷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길에 쇳덩이가 차고 넘칠 뿐 아니라, 이 시골에서조차 밀리고 붐빈다. 더운바람과 찬바람을 쐬지 않으면 철을 알 수 없을 텐데. 저녁에 세 사람이 등허리에 팔다리를 주물러 준다. 고맙게 하루를 누리고서 쉰다. 오늘 우두머리를 끌어내렸다(탄핵). 《엠마》를 되읽었다. 이따금 이 그림책을 이웃님한테 건넨다. 그저 살림을 즐겁게 꾸리면서 붓을 쥔 할매가 남기는 사랑 이야기로 여길 만하다. 할매는 스스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집안에 걸고 싶을 뿐이다. 이녁 아이가 가끔 찾아와서 문득 주는 ‘이름난 그림’은 어쩐지 “내 삶하고 너무 멀고, 시골을 시골답게 못 그렸는걸” 하고 느꼈다지. 할매는 어릴 적부터 보고 겪은 삶과 시골살림을 손수 붓을 쥐어서 나타냈다. 날마다 마주할 그림이란, 스스로 빚은 그림일 적에 빛난다. 누가 뭘 잘하고 잘못하고 짚어도 안 나쁘되, 이따금 잘잘못을 짚으면 된다. 온하루는 스스로 나아가려는 꿈그림을 바라보면서 꿈씨앗을 품고 심고 가꾸고 보살피면서 즐겁게 노래하고 춤출 노릇이다. 인천 화평동에서 ‘평안 수채화의 집’을 꾸리던 박정희 할머니를 떠올린다. 온누리 그림할머니는 모두 사랑이다.
#Emma (1980년)
#WendyKesselman #BarbaraCooney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