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15.


《개와 샌드백 上》

 카오리 오자키 글·그림/박소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10.30.



바지런히 끝낼 꾸러미 가운데 하나를 오늘 드디어 마친다. 후련하다. 이제 세 가지 큰 꾸러미를 추스르면 올해 일거리를 잘 다독였노라 할 만하리라. 언제 마칠는 지 모르겠다고 여겼어도, 조금씩 다듬고 천천히 가다듬고 다시 추스르니 끝낼 수 있다. 깊밤(동지)으로 다가가는 낮은 더 짧고 밤은 더 깊다. 집일을 두 아이가 여러모로 맡아 주니 어깨도 한결 가볍다. 아이들도 곁님도 ‘상현·하현’이라는 한자 달이름이 헷갈리단다. 상현(上弦)은 ‘오른달’이고, 하현(下弦)은 ‘왼달’이다. 우리말로 하면 쉽다. ‘오른달·왼달’이란 이름은 달을 보던 어느 날 내가 슥 지어 보았다. 《개와 샌드백》을 읽었다. 그다지 많잖은 나이라 할 테지만, 서른이나 마흔 언저리라면 이미 ‘늙었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 듯싶다. 나이만 먹으면 꼬장꼬장 꼰대가 될 테니 ‘늙다리’이고, 나이를 먹는 삶을 스스로 새기고 삭이며 배운다면 어진 나날을 품으니 ‘어른’이다. 누구나 똑같이 나이를 먹지만, 한쪽은 꼰대요 다른쪽은 어른이다. 누구나 똑같이 밥을 먹되, 누구는 불씨를 심고 누구는 사랑씨를 심는다. 무엇을 하느냐도 대수롭지만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부터 볼 노릇이다. 스스로 어떤 씨앗을 심는 하루인지 돌아볼 때라야 스스로 깨어난다.


#尾崎かおり #犬とサンドバッ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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