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13.
《안경 쓰기 싫어요》
구스노키 시게노리 글·다루이시 마코 그림/전선영 옮김, 애플트리테일즈, 2014.7.23.
어제 안 온 ‘청소년과’ 일꾼이 오늘 온다. ‘학교밖 청소년’한테 지난 한 해 주던 ‘생활지원’을 새해에는 못 준다고 알린다. 그러려니 여긴다. 나라에서는 ‘인구소멸·저출산’을 놓고서 시끌벅적하고, 이 때문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들이붓는다지만, 막상 시골에서 스스로 길을 살펴서 살아가는 푸름이한테 소꿉돈(책 사서 읽는 돈)조차 내주지 않는 모습을 지켜본다. 큰아이는 요즈막 손가락꽃(피아노)하고 피리를 한창 즐긴다. 작은아이는 이즈막 그림꽃(만화)에 손힘이 붙은 듯싶다. 마음이 가고 손발이 따르면서 움직일 적에 신바람으로 하면 하나씩 풀리게 마련이다. 《안경 쓰기 싫어요》를 읽었다. 일본에서 나온 책이름은 “안경을 쓰니(メガネをかけたら)”인데 엉뚱하게 옮겼다. 아이가 눈이 많이 흐리면서 잘 안 보이는 탓에 어버이뿐 아니라 배움터 길잡이가 어떻게 마음을 기울이는지 들려주는 줄거리이다. 이런 책인데 “쓰니”가 아닌 “쓰기 싫어요”로 확 바꾸면 오히려 줄거리를 잘못 읽거나 알 수 있다. 우리말은 토씨 하나를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뜻이 갈린다. 제발 제뜻을 제대로 살리는 말씨를 들여다보면서 아이 곁에 서기를 빈다.
#くすのきしげのり #垂石眞子 #メガネをかけたら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