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관존민비



 관존민비를 철폐하려는 운동이 → 위아래틀을 없애려는 물결이

 관존민비의 사고방식이 남아 있다는 것은 → 시키려는 마음이 남았다면


관존민비(官尊民卑) 관리는 높고 귀하며 백성은 낮고 천하다고 여기는 생각



  벼슬자리는 높이면서 사람을 낮춘다면 ‘벼슬질·벼슬놀이’를 일삼는다는 뜻입니다. ‘벼슬아치·벼슬꾼·벼슬자리’인 셈입니다. 이때에는 “위에서 시킨다”는 뜻이면서, “시키고 따른다”는 굴레입니다. ‘시킴질·웃질’이나 ‘위아래·위아래틀’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윗시킴·고분고분’이나 ‘엎드리다·절하다·꾸벅꾸벅’으로 나타내어도 되고요. ㅍㄹㄴ



그야말로 관존민비(官尊民卑)라는 관념이 내 안에는 아직도 건재한 것입니다

→ 나는 그야말로 엎드린다는 마음에 아직도 있습니다

→ 나는 아직도 시키면 따른다는 마음이 그대로입니다

《우정이란 무엇인가》(박홍규, 들녘, 202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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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화합갈마



 화합갈마만이 최선이다 → 하나꽃만이 빛난다 / 함께가야 가장 낫다

 화합갈마를 이루는 것이 목적이다 → 한뜻을 이루려 한다 / 한빛을 이루려 한다


화합갈마(和合?磨samaggakamma) : x

만장일치(滿場一致) : 모든 사람의 의견이 같음



  어느 절집에서 쓴다는 바깥말을 굳이 그대로 써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 나름대로 풀어서 담아내고 나눌 만합니다. 모든 사람 생각이 같다면 “모두 생각이 같다·모두 뜻이 같다”라 하면 됩니다. 단출하게 갈무리해서 ‘같은뜻·뜻같다’나 ‘한뜻·한마음·한생각’이라 할 만합니다. ‘한목소리·한빛·한빛깔·한입’이라 할 수 있고, ‘함께가다·함께하다·같이가다·같이하다’라 해도 되어요. 뜻을 풀어내어 “모두 좋다 하다·모두 손뼉치다·모두 손뼉치며 받아들이다”처럼 써도 어울립니다. 수수하게 ‘다같이·다함께’나 ‘모조리·모두·몽땅’이나 ‘뭉치다’라 할 만하지요. 송두리째·죄다·죄’나 ‘두손들다’나 ‘하나·하나꽃·한’이라 할 수 있고요. ㅍㄹㄴ



평등주의에 근거한 불교공동체 승가의 운영 원리는 화합갈마(和合?磨samaggakamma), 즉 구성원들이 전원 출석한 자리에서 올바른 진행 절차에 따라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 나란길로 나아가는 절집은 한목소리, 곧 모두 있는 자리에서 올바른 노눗길로 함께갑니다

→ 어깨동무가 바탕인 절집은 한마음, 곧 다들 나온 자리에서 올바르게 꾸려서 같이갑니다

《우정이란 무엇인가》(박홍규, 들녘, 2025)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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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어났어 작은 곰자리 47
핫토리 사치에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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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5.15.

그림책시렁 1583


《나는 태어났어》

 핫토리 사치에

 이세진 옮김

 책읽는곰

 2020.9.18.



  아기가 왜 태어났고 어떻게 태어났는지 궁금하다면, 아기하고 눈을 마주하면 됩니다. 아직 말을 터뜨리지 않은 아기라 하더라도 눈으로 모든 마음을 드러내기 때문에, 티없이 눈을 마주보는 동안 “아기가 어버이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적어도 열 살 무렵까지 “몸을 입기 앞서 빛으로 온누리를 떠돌던 이야기”를 어버이한테 들려줄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하는 말을 비웃거나 놀리면, 아이는 어느새 “빛으로 온누리를 날아다니다가 이곳에서 태어난 이야기”를 훅 잊어버립니다. 《나는 태어났어》는 얼핏 온누리 뭇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가 하는 실마리를 보여주는 듯하되, 너무 붓질로 멋을 부리느라 막상 고갱이하고 멀리 떨어지는 길로 간다고 느낍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는 “아직 몸을 입지 않은 숨빛”인데, ‘아이’들한테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줄줄이 입힌 그림을 왜 굳이 그려야 할까요? 그저 아이를 ‘귀엽’게 ‘구경’하는 붓끝이로구나 싶습니다. 아이는 귀염을 받으려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이는 ‘사랑’을 받으려고 태어날 뿐 아니라, 어버이한테 ‘사랑을 알려주’려고 태어납니다. 부디 아기하고 마음으로 이야기하고서 붓을 쥐기를 바랍니다.


#Linfinivoyage #はっとりさち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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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 2025 볼로냐 라가치 오페라 프리마 선정 핑거그림책 12
진주 지음, 가희 사진 / 핑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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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5.15.

그림책시렁 1552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

 진주 글

 가희 사진

 핑거

 2024.9.12.



  빨간 딸기를 먹고 싶다면 딸기씨를 심어서 겨울나기를 하는 딸기덩굴을 돌볼 노릇입니다. 빨간 능금이 먹고 싶다면 능금씨를 심어서 여러해 지켜볼 일입니다. 그런데 딸기씨에 능금씨를 심으려면 먼저 땅이 있어야 할 테고, 누르스름하게 죽은 땅뙈기가 아닌, 까무잡잡하게 살아숨쉬면서 온풀이 자라는 땅이 있을 노릇입니다.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은 시골에서 살아가는 두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노는지 가만히 보여줍니다. 시골살이는 으레 들숲메바다를 곁에 안는 나날입니다. 시골놀이는 들빛과 숲빛과 멧빛과 바다빛을 스스럼없이 품는 길입니다. 이 책은 줄거리를 재미나게 풀어내는구나 싶으면서 여러 가지 아쉽습니다. 재미난 엮음새에서 그치기보다는, 마지막에 할매 할배 아재 누나가 ‘열매’랑 ‘씨앗’이랑 ‘삽’이랑 ‘어린나무’를 하나씩 건네는 결로 맺을 만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무 한 그루를 더 심을 수 있어요. 이러면서 새로 심는 나무에 아이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또는 아이랑 멧마실을 가서 멧자락에서 스스로 자라는 나무 한 그루를 알려주면서, “이 나무한테서 얻었지” 하고 빙그레 웃으면서 숲길과 숲놀이와 숲살림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애써 시골을 바탕으로 삼는데, 너무 ‘집 안쪽’에서만 머무는 얼거리여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해는 ‘해님’으로 적습니다. ‘햇살·햇볕·햇빛’은 ‘ㅅ’을 붙이고요.


ㅍㄹㄴ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진주·가희, 핑거, 2024)


햇님처럼 빨갛고 보석처럼 빛나는

→ 해님처럼 빨갛고 별처럼 빛나는

1쪽


내일 또 만나자며 어디론가 날아갔죠

→ 다시 또 만나자며 어디로 날아갔죠

→ 이튿날 만나자며 날아갔죠

2쪽


벌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는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도착해요

→ 벌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 벌레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언제나 동생보다 늦게 집에 와요

2쪽


나는 우리 집이 참 좋아요

→ 나는 우리 집이 참 신나요

→ 나는 우리 집이 즐거워요

4쪽


빨간 사과를 향해 달려갔어요

→ 빨간 능금한테 달려가요

→ 빨간 능금을 보며 달려가요

24쪽


맛있는 빨간 사과를 먹을 거예요

→ 맛있는 빨간 능금을 먹을래요

44쪽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 꼭 그렇지는 않은가 봐요

→ 꼭 그렇지는 않나 봐요

→ 꼭 그렇지 않은 듯해요

6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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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Zearth[지어스] 완전판 5
키토 모히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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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5.15.

만화책시렁 753


《지어스 5》

 키모 모히로

 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6.12.15.



  누구나 ‘살려’고 무슨 일이든 합니다. 그런데 “나만 잘먹고 잘살”려고 붓을 쥘 적에는 사람들한테 거짓바람을 일으키는 짓입니다. 지난날 일본허수아비나 이승만·박정희·전두환한테 빌붙어 “내내 잘먹고 잘살”려고 붓을 이은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고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적잖은 사람들은 “그저 먹고살려고”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남이나 이웃을 죽이는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내가 살려면 어쩔 길이 없다”는 핑계를 붙여요. 이제는 이런 짓을 멈추거나 끝낼 때라고 느껴요. “내가 살아남으려고 남을 죽이”면, “내가 죽은 사람한테서 씨앗을 이어받은 아이들이 머잖아 나를 죽여서 앙갚음을 할” 테고, 이윽고 “나한테서 씨앗을 이어받은 아이들이 새롭게 앙갚음하려고 그 아이들을 찾아갈” 테지요. 《지어스 5》을 곰곰이 읽습니다. 삶죽음 사이를 잇는 길을 지켜보는 아이들 손바닥을 돌아보는 줄거리입니다. 이제 열너덧 살에 이른 아이들 손바닥에 따라서 별 하나가 살아남거나 사라진다지요. 나라를 이룬 어른들은 총칼로만 놈(적군)을 물리쳐야 한다고 여깁니다. ‘삶’이 아닌 ‘살아남기’만 쳐다보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묻는 “왜 살아요?”나 “왜 죽여요?” 같은 말에 제대로 대꾸를 못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스스로 묻고 길을 찾아나섭니다. ‘남으려는 삶’이 아닌 ‘살다가 떠나는 나’를 바라볼 뿐 아니라, ‘나(아이)를 잇는 아이(씨앗)’를 바라본다지요.


ㅍㄹㄴ


‘넌 어떻게 성장할까. 어떤 인생을 보내게 될까.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화도 내면서, 내가 겪어 보지 못한 여러 가지 일들을 체험하면서, 좌절할 때도 있을지 몰라. 힘들 때도 있을지 몰라. 그래도 네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사의 마음을 잊어선 안 돼. 널 이렇게나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91쪽)


‘또 다른 지구. 또 다른 우리들. 그건 적인 걸까. 그걸 희생시키면서까지 우리들의 이 지구는 존속할 가치가 있는 존재일까?’ (196쪽)


#ぼくらの #鬼頭莫宏 #きとうもひろ


+


《지어스 5》(키모 모히로/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6)


순간의 승기(勝機)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 문득 오름결을 이룰 수 있어

→ 살짝 오름길을 탈 수 있어

15쪽


그 엉덩이라면 남자들 뇌쇄시키고도 남아

→ 그 엉덩이라면 사내들 녹이고도 남아

→ 그 엉덩이라면 사내들 사로잡고도 남아

82쪽


널 이렇게나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 널 이렇게나 고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은 줄

→ 널 이렇게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은 줄

91쪽


식목의 전정(剪定) 같은 거라고 보면 돼

→ 가지치기 같다고 보면 돼

→ 가지를 끊는다고 보면 돼

145쪽


그건 적인 걸까. 그걸 희생시키면서까지 우리들의 이 지구는 존속할 가치가 있는 존재일까

→ 그쪽은 몹쓸놈인가. 그쪽을 죽이면서까지 우리별은 이어갈 값어치가 있을까

→ 그사람은 나쁜가. 그사람을 없애면서까지 우리별은 살아갈 만할까

19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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