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노래가 좋아 그림책♬
김현철 지음, 최정인 그림 / 스푼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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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1.

그림책시렁 1682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김현철 글

 최정인 그림

 스푼북

 2022.11.18.



  “어린이도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쓰겠다는 뜻은 안 나쁩니다. 그러나 ‘키즈 송’이란 참 덧없습니다. 어린이한테 ‘마음·함께·같이·나눔·눈빛·하루’가 피어나는 ‘놀이’하고 ‘노래’를 들려주려면, “어른끼리 듣고서 따라부르는 대중가요”가 아니라, 말 그대로 “놀며 부르는 노래”여야 합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은 한겨울에 포근하게 품는 촛불과 같은 빛을 검은고양이를 따라서 어린돌이가 어린순이랑 눈이 맞는 줄거리를 담는구나 싶습니다만, 에스파냐나 네덜란드나 프랑스 같은 하늬녘 골목집 한켠을 멋스러이 여기면서 담은 ‘한겨레 아이’ 얼굴과 몸짓하고는 너무 안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더구나 아이들이 무슨 ‘그대’나 ‘당신’ 같은 말씨를 쓰나요? 아이들은 ‘나·너·우리’입니다. 아이들은 허물없이 뛰고 달리고 놀고 어울리고 노래하고 웃고 손을 흔듭니다. 너무 거룩하게 꾸미지 않기를 빕니다. 그저 우리 곁에서 아이어른이 나란히 노래하고 손잡고 웃고 떠드는 조촐한 살림집을 그려내면 됩니다. 먼나라가 멋있다고 여기는 바람에, 그만 빛도 길도 잃고 잊어요. 모든 사랑은 저마다 마음자리에 있습니다. 기쁘고 슬프면서 이 삶에 흐르는 마음은 늘 너랑 나 사이에 있어요.


ㅍㄹㄴ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김현철·최정인, 스푼북, 2022)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 섣달꽃에는 기쁘게

→ 거룩잔치에는 밝게

→ 포근잔치에는 늘웃음

3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 너랑 만나는 날을 떠올릴게요

8


창틀 위의 촛불이 까만 밤을 수놓으며

→ 바람틀 곁에 촛불이 까만 밤을 더하며

9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겠죠

→ 온누리가 하얗게 눈으로 덮이겠죠

→ 온통 하얀눈으로 덮여 가겠죠

11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없어요

→ 헤어질 때나 함께할 때에도 대수롭지 않아요

→ 난 헤어지거나 함께해도 걱정하지 않아요

13


아직도 내 맘은 항상 그대 곁에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 아직도 내 맘은 늘 그대 곁에 그대로

→ 아직도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고이

17


온 세상이 그대 향기로 가득하네요

→ 온누리가 그대 꽃내로 가득하네요

→ 온누리에 그대 기운이 가득하네요

21


그대 오시는 그 길 위에 기도할게요

→ 그대 오시는 길에서 빌게요

→ 그대 오시는 길에서 바랄게요

27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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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같이



네가 태어난 곳하고

내가 자라난 자리는

참으로 멀고 다른데


우리는 여태 같이 놀았고

서로 나란히 뛰고 달렸고

이 말 저 말 주고받았어


너는 나랑 같이 놀며 즐겁니?

나는 너하고 얘기하며 오붓해

너는 늘 별이랑 같이 사네

나는 언제나 바람하고 어울려


2025.11.23.해.


ㅍㄹㄴ



문득 돌아보니

'같이'라는 낱말이 들어간 책이

뜻밖에 그리 많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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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방패 防牌


 화살을 방패로 막았다 → 화살을 담으로 막았다

 활과 방패는 → 활과 막이는

 여론을 방패로 삼다 → 목소리를 핑계로 삼다 / 뭇소리를 내걸다


  ‘방패(防牌/旁牌)’는 “1. 전쟁 때에 적의 칼, 창, 화살 따위를 막는 데에 쓰던 무기. 원방패(圓防牌)와 장방패(長防牌)가 있다 ≒ 간로 2. 어떤 일을 할 때에 앞장을 세울 만한 것.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막다·막이·가로막다·바람막이’나 ‘지키다·품다·볼모·안다’로 고쳐씁니다. ‘내세우다·앞세우다’나 ‘담·담벼락·담쌓기·돌담·돌담벼락’으로 고쳐쓰고, ‘울·우리·울타리·쇠가시그물·쇠가시울·쇠가시덤불·쇠가시담’으로 고쳐써요. ‘돌보다·보살피다·보듬다’나 ‘감싸다·싸고돌다·두남두다·둘러치다·휘감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핑계·볼모·걸다·내걸다·토·토씨·토달다’나 ‘버티다·내버티다·마주받다·맞받다·맞붙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방패(方牌)’를 “[역사] 조선 시대에, 관아의 하인들이 허리에 차던 네모진 나무패”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나의 창과 당신의 방패는 서로 다른 전쟁을 하고 있지

→ 내 가시와 그대 담은 서로 다르게 싸우지

→ 나는 찌르고 넌 막으며 서로 다르게 다투지

《칸트의 동물원》(이근화, 민음사, 2006) 74쪽


설득을 포기하고 진압과 통제로 국민을 상대하기로 한 권력의 명령이, 곤봉과 방패와 레이저건과 또다른 무기들을 펄떡이게 하는 걸 우리가 압니다

→ 달래지 않고서 사람들을 누르고 막기로 한 이 나라가, 방망이와 가시울 빛줄쏘기와 또다른 주먹질을 하는 줄 압니다

→ 다독이지 않고서 우리를 밟고 가두기로 한 이 나라가, 몽둥이와 돌담과 빛살쏘기와 또다른 총칼을 쥐는 줄 압니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이철수, 삼인, 2009) 126쪽


방패막이가 될 만한 부차적인 이유를 내세우지 않는다

→ 막아설 만한 까닭을 더 내세우지 않는다

→ 막을 만한 덧소리를 내세우지 않는다

→ 맞붙을 만한 덧말을 내세우지 않는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 25쪽


방패막을 치는 것도

→ 막아도

→ 둘러쳐도

《나는 초민감자입니다》(주디스 올로프/최지원 옮김, 라이팅하우스, 2019) 40쪽


졸도 방패도 아니다

→ 잔챙이도 바람막이도 아니다

→ 꼬마도 담도 아니다

《노부나가의 셰프 14》(니시무라 미츠루·카지카와 타쿠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 39쪽


내가 당신의 방패가 되어주었다면

→ 내가 너를 감싸 주었다면

→ 내가 너를 막아 주었다면

→ 내가 자네를 보듬었다면

→ 내가 그대를 돌봤다면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3쪽


내 또래 남자들은 징발병이라고 해서 원정군 맨 앞에 세우고 방패막이로 써먹어

→ 또래 사내는 붙들려서 먼길 싸울아비 맨앞에 세우고 가로막이로 써먹어

《천막의 자두가르 1》(토마토수프/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123쪽


총도 방패도 없이 전쟁터에 나온 병사처럼 암담하기 그지없었다

→ 맨몸으로 싸움터에 나온 사람처럼 까마득하기 그지없었다

《엄마는 그림책을 좋아해》(이혜미, 톰캣, 2024)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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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신원불명



 신원불명의 아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 수수께끼 아이들은 누구일까

 신원불명의 2명은 → 누군지 모를 두 사람은

 신원불명의 시신이 나오면 → 알 수 없는 주검이 나오면


신원불명 : x

신원(身元) : 개인의 성장 과정과 관련된 자료. 곧 신분이나 평소 행실, 주소, 원적(原籍), 직업 따위를 이른다

불명(不明) : 1. 분명하지 아니함 2. 사리에 어두움



  누구인지 모를 적에는 “누구인지 모르다”라 하면 됩니다. 누구인지 모르니 “알 수 없다·알 길 없다”나 ‘모르다’라 하면 되고요. ‘아리송하다·알쏭하다·알쏭달쏭’나 ‘감감하다·깜깜하다’고 할 만하지요. ‘수수께끼’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그 현장에서 나온 신원불명의 지문이랑 일치한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알 수 없는 손그림이랑 똑같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수수께끼 손그림이랑 똑같다더군요

→ 그곳에서 나온 누군지 모를 손그림이랑 같다더군요

《개코형사 ONE코 12》(모리모토 코즈에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9) 72쪽


어느 날 나는 신원 불명의 변사체로 발견될 것이다

→ 어느 날 나는 알 길 없는 주검으로 나온다

→ 어느 날 나는 수수께끼로 죽은 채 나타난다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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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배후


 이 사건의 배후를 조사하여 → 이 일 뒤켠을 살피며

 누군가의 배후가 존재한다 → 누구 뒷그늘이 있다

 언니의 배후라고 하던데 → 언니 뒷손이라고 하던데


  ‘배후(背後)’는 “1. 등의 뒤 2. 어떤 대상이나 대오의 뒤쪽 3. 어떤 일의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배후’ 얼개라면 ‘-의’부터 털어내고서 ‘뒤’나 ‘뒤켠·뒤쪽’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늘’이나 ‘뒤엣것·뒷자락·뒷것’이나 ‘뒷그늘·뒷그림·뒷내·뒷내음·뒷냄새’로 고쳐써도 돼요. ‘뒷빛·뒷전·뒷손·뒷심·뒷힘’이나 ‘물밑’이나 ‘밑·바탕·밑바탕’으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몸을 바로 잡아 주던 왼편의 배후가 궁금했다

→ 몸을 바로잡아 주던 왼켠 뒤가 궁금했다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송문희, 문학의전당, 2017) 13쪽


강의 배후로 갈대를 지목해 보자

→ 냇물 그늘로 갈대를 꼽아 보자

→ 가람 뒷빛으로 갈대를 찍어 보자

《미륵을 묻다》(김형로, 신생, 2019) 60쪽


먼저 다녀간 누군가의 배후를 궁금해하리라

→ 먼저 다녀간 뒷자리가 궁금하리라

→ 누가 먼저 다녀간 뒷내가 궁금하리라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2쪽


잠재의식(subconscious mind)이라는 단어는 마음의 배후 혹은 의식 너머에 존재하거나 거기서 작동한다는 의미이다

→ 숨은빛이라는 말은 마음 뒤나 생각 너머에 있거나 거기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 밑마음이라 하면 마음 뒤켠이나 생각 너머이거나 거기서 흐른다는 뜻이다

《치유, 최고의 힐러는 내 안에 있다》(켈리 누넌 고어스/황근하 옮김, 샨티, 2020)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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