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이 한국땅 풀과 나무를 담은 식물도감으로 마땅히 들출 만한 책이 없다고 여겼는데, 미리보기로 찬찬히 살펴보니, 웅진세밀화도감이 퍽 잘 나왔구나 싶다. 지난날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세밀화 식물도감보다 한결 나은 느낌이다. 다만, 웅진 도감에서도 '나무나 꽃을 통째로 살펴보는 그림'이 잘 나오지는 못했다. 잎사귀를 잘 그리고 열매나 꽃을 잘 그린다 하더라도, 나무를 살필 때에는 잎과 꽃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잎과 꽃을 안다지만, 줄기를 모른다면, 곧게 뻗어서 자란 모습을 모른다면, 어린나무 큰나무로 발돋움하는 흐름을 알지 못한다면, 나무를 안다 할 수 없다고 느낀다. 이런 대목까지 바라자면, 식물도감이 너무 두꺼워진다 할 텐데, 이번 웅진 도감도 '어린이 도감' 눈높이일 테니까, 이 도감에서 한결 거듭난 '어른 도감'으로 풀과 나무를 제대로 깊고 넓게 보여주는 도감도 빚어 준다면 참 좋으리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보리 세밀화도감도 웅진 세밀화도감도 바로 '심조원' 님이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