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6.19. 책집에 갑니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다가오는 2024년 7월 2일부터 서울 한켠에서 빛꽃잔치(사진전시)를 새로 폅니다. 예전에 필름으로 찍은 ‘헌책집’을 놓고서 이야기를 그러모으는 자리입니다. 오랜 빛꽃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어느 그림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만할까 하고 헤아리는데, 이제 그곳에서 떠난 책집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곳에 있던 숱한 책집과 책집지기는 오늘 어떤 살림을 꾸리는지 궁금합니다. 다 다른 책을 다 다르게 품어서 다 다르게 노래하던 책빛을 문득문득 두 손과 두 발을 거쳐서 살며시 남길 수 있었구나 싶더군요. 드나들 수 있어서 고마웠고, 찰칵 찍어서 되새길 수 있으니 반가웠습니다. 마을과 골목을 밝히는 책넋을 씨앗 한 톨로 심은 이웃님이 있기에, 책벌레는 바지런히 잎을 갉듯 책을 읽었고, 시골집에서 고치를 틀어 웅크리면서 나비로 깨어날 하루를 그립니다. 한 달 동안 펼 ‘책숲마실 빛꽃 이야기’는 “책집에 갑니다”라는 이름을 붙여서 자리를 꾸리려고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붙이는 사진은,

2026년 가을날,

서울 <캘커타 앤 코코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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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927


《드레퓌스》

 N.할라즈 글

 황의방 옮김

 한길사

 1978.9.5.첫/1979.6.30.3벌



  우리나라는 ‘바른말’을 ‘바다’ 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밭’이 있을까요? 아니면 ‘바른말’을 들려주는 사람을 ‘바퀴벌레’쯤으로 여겨서 마구 ‘밟’거나 ‘바닥’에 팽개질을 할까요? 우리말 ‘바르다’는 ‘밝다’하고 말밑이 같습니다. ‘바르다·밝다’는 ‘바다·바람’에다가 ‘바탕·밭’하고 말밑이 같아요. 그리고 ‘발·받치다’하고도 말밑이 나란하지요. 발로 바닥을 받치기에 든든히 섭니다. 발로 바닥을 디디지 못 하면 서지도 못 하고 걷지도 못 해요. 하늘에서는 바람을 마시고, 땅에서는 “바다가 아지렁이를 거치고 구름을 지나서 내리는 비가 스며든 샘”을 ‘물’로 맑고 밝게 받아들여서 목숨을 잇습니다. 《드레퓌스》는 이 나라가 아주 새카맣게 잠겨들던 끝자락에 한글판이 나옵니다. 바른말을 펴고, 바른길을 걸으며, 바른눈을 떠서, 바른넋으로 어깨동무하는 마음이 어떻게 나라를 살리고 마을을 북돋우고 모든 사람을 일깨우고 일으켜서 사랑으로 이끄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엉뚱하게 ‘나쁜놈’ 소리를 듣고서 짓밟히고 시달리던 드레퓌스 님은 날마다 죽고 싶은 마음이었을 텐데 끝까지 살아남으면서 바른빛을 펴려고 했습니다. 이이 곁에서 에밀 졸라 님이 가시밭길을 함께 걸었어요. 애먼 덤터기를 쓰는 이웃을 모른 척하지 않은 에밀 졸라 님은 이웃한테 손가락질을 받다가 나라를 등져야 했습니다. 뒷날 “드레퓌스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드디어 드러났으나, 오래도록 거짓말을 일삼았을 뿐 아니라, 힘·이름·돈으로 윽박지른 나라(프랑스 정부)는 1995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고개를 숙였다지요. 바른뜻을 품고서 함께 걷는 길은 되레 고달플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온넋으로 사랑을 품고 바라보는 길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든든하면서 즐겁고 호젓하게 노래하는 꽃길이라고 느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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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2 삶길



  우리는 곁에 삶을 둡니다. 일거리나 놀잇거리 모두 삶이고, 곁님(남편·아내)도 삶이고, 아이들도 삶이며, 어버이도 삶입니다. 남처럼 맞이할 삶이 아닌, 나대로 나아갈 삶입니다. 남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나로서 걸어갈 삶이에요. 짝꿍을 만나는 삶이면서, 짝꿍보다는 혼살림을 노래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삶이면서, 스스로 낳은 아이가 아니어도 마을아이나 이웃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삶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바로 이곳에서 오늘 살림을 지으며 스스로 사랑을 일구는 삶이기에 따로 ‘즐겁다(행복)’ 하고 말하지 않더라도 차곡차곡 하루를 가꾸면서 누립니다. 혼자 가는 길이기에 고단할까요? 두셋이나 너덧이 함께 가는 길이기에 지칠까요? 스스로 고단하다고 여기면 혼자이든 여럿이든 고단합니다. 스스로 홀가분하다고 여기면 여럿이든 혼자이든 홀가분합니다. 누구나 다 다르게 오늘을 맞이하면서 삶을 밝히는 길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바라보는 삶입니다. 어느 날은 버거울 만하고, 어느 날은 가벼울 만하고, 어느 날은 짜증스러울 만하고, 어느 날은 빙그레 웃을 만합니다. 꼭 “이러해야 한다”고 못박지 않으면 돼요. 서로서로 가만가만 삶이라는 오늘 이 하루를 걸어가기에 스스로 즐거이 사랑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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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6.13. 하루서울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아마 이듬해에도 쉽지 않을 수 있지만, 2025년이나 2026년에 선보일 ‘노래그림책’ 이야기를 하려고 서울마실을 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뿐 아니라, 책을 짓는 사람도 “올해에 선보일 책”이 아니라 “이듬해나 다다음해에 선보일 책”을 오늘부터 어떻게 꾸리고 가꾸고 돌보아야 하는가 하고 이야기합니다.


  오리발이나 고니발이라 할 만합니다. 오리나 고니가 물에 떠서 부드러이 움직일 적에, 물밑으로는 두 발로 끝없이 헤엄질을 합니다. 어느 날 짠 태어난 책만 바라본다면, 책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모르기 일쑤일 텐데, 몇 달 만에 뚝딱 태어날 수 있는 책은 드뭅니다. 글쓴이도 엮는이도 펴낸이도 적잖은 나날을 물밑에서 오래오래 바칩니다.


  이러구러 서울마실을 하루치기로 다녀옵니다. 서울에서는 14:40 시외버스를 탔고, 고흥 시골집에는 21시가 살짝 안 될 즈음 닿습니다. 그나마 서울길은 짧아서 외(편도)로 여섯 시간 만에 돌아오는데, 두 아이가 아버지한테 여쭈어요. “아버지, 서울 어땠어요?” 두 아이를 마주보고 빙그레 웃으면서 “시끄럽지. 시끄럽고 또 시꼽고 끝없이 시끄럽지. 참말로 시끄럽더라. 얼마나 시끄러운지, 서울사람은 이 별에 새나 풀벌레나 개구리가 있는 줄 아예 생각조차 못하겠던걸. 시끄러운 터전에 내내 둘러싸인 나머지, 하늘이 파란지 구름이 하얀지 모를 뿐 아니라, 밤에 별을 볼 마음이 아예 없어.” 하고 속삭입니다.


  서울에서는 왜 별이 안 보일까요? 서울하늘이 매캐하기 때문일까요? 매캐한 탓도 어느 만큼 있으나, 이보다는 서울사람 스스로 별을 잊기 때문에 별을 잃습니다. 사랑을 잊는 사람은 사랑을 잃습니다. 벼슬판(정치)을 놓고 말한다면, 사람(백성·국민·시민)을 잊는 우두머리는 사람을 잃습니다. 너무 뻔해요. 뻔해서 할 말조차 없습니다.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이바지하는 길(정책)을 내놓는다는 벼슬아치(공무원) 가운데, 어린이나 푸름이를 돌보는 살림꾼(가정주부)이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요? 없을 테지요.


  우두머리 한 놈만 얼뜬 나라는 없습니다. 우두머리 탓을 안 해야 하지는 않되, 남을 탓하는 굴레를 쓰다 보면, 막상 서울에 새노래도 개구리노래도 풀벌레노래도 몽땅 사라진 채 그저 시끌벅적 왁자지껄할 뿐인 줄 우리 스스로 놓치거나 잊습니다. 얼뜨기를 탓하는 글을 안 읽어야 하지는 않습니다만, “얼뜨기를 탓하는 글만 읽느라 바쁜 나머지, 살림숲을 일구고 사랑하는 글을 읽을 틈이 없다”면, 얼뜬 우두머리 탓에 이 나라가 망가지기도 하지만, 막상 우리 스스로 이 나라를 망가뜨리는 굴레를 나란히 퍼뜨리고 마는, 슬프고 끔찍한 얼거리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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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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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6.4. 한 바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말밑 꾸러미》 넉벌손질을 마칩니다. 다만, 마쳤다뿐, 아직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넉벌손질을 하려고 통째로 몇 벌씩 되읽으면서 살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름은 넉벌손질이되 거의 열넉벌손질과 같은 한 달을 보냈습니다. 종이꾸러미에 적바림한 대목을 셈틀로 하나하나 옮기노라면 더 손볼 데를 찾을 수 있겠지요. 이대로 새로 앉히면 닷벌손질도 만만하지 않게 마주해야 할 테고요.


  일손을 쉬면서 앵두를 훑습니다. 손과 옷과 몸에는 앵두물이 들고, 앵두남새가 뱁니다. 제비가 지나가면서 노래합니다. 구름이 흘러가면서 그늘을 내줍니다. 다시 해가 나면서 따뜻하게 어루만집니다. 맨발로 풀밭에 서고, 맨손으로 나뭇가지를 움직이면서 앵두빛으로 물듭니다.


  저녁 여섯 시 즈음이면 슬슬 해가 넘어가면서 개구리노래가 스멀스멀 번집니다. 해가 까무룩 넘어가서 까만밤에 이르면 온통 개구리잔치에 새노래에 풀벌레노래가 살짝 섞입니다. 노래가 흐르는 이 숨빛을 맞아들이면서 말빛을 가다듬는 하루입니다. 날마다 한 바퀴씩 천천히 찾아들다가 지나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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