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2 삶길



  우리는 곁에 삶을 둡니다. 일거리나 놀잇거리 모두 삶이고, 곁님(남편·아내)도 삶이고, 아이들도 삶이며, 어버이도 삶입니다. 남처럼 맞이할 삶이 아닌, 나대로 나아갈 삶입니다. 남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나로서 걸어갈 삶이에요. 짝꿍을 만나는 삶이면서, 짝꿍보다는 혼살림을 노래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삶이면서, 스스로 낳은 아이가 아니어도 마을아이나 이웃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삶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바로 이곳에서 오늘 살림을 지으며 스스로 사랑을 일구는 삶이기에 따로 ‘즐겁다(행복)’ 하고 말하지 않더라도 차곡차곡 하루를 가꾸면서 누립니다. 혼자 가는 길이기에 고단할까요? 두셋이나 너덧이 함께 가는 길이기에 지칠까요? 스스로 고단하다고 여기면 혼자이든 여럿이든 고단합니다. 스스로 홀가분하다고 여기면 여럿이든 혼자이든 홀가분합니다. 누구나 다 다르게 오늘을 맞이하면서 삶을 밝히는 길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바라보는 삶입니다. 어느 날은 버거울 만하고, 어느 날은 가벼울 만하고, 어느 날은 짜증스러울 만하고, 어느 날은 빙그레 웃을 만합니다. 꼭 “이러해야 한다”고 못박지 않으면 돼요. 서로서로 가만가만 삶이라는 오늘 이 하루를 걸어가기에 스스로 즐거이 사랑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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