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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하나 건사하기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3.19.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니까 태어나는 책입니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기에 글로든 그림으로든 사진으로든 이야기를 담아 책 하나쯤 될 만한 부피로 빚습니다. 모든 책마을 일꾼이 알아보지는 못하나, 누군가 한 사람 알아보아 주기 때문에 종이에 이야기 하나 얹고, 이 종이얘기꽃은 책이라는 새 이름을 얻어 우리 앞에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라밖 그림책이나 사진책은 누군가 나라밖 마실을 다녀온 다음 즐거이 사서 읽고 나서 어느 때인가 스스럼없이 내놓은 책입니다. 또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학교나 주한미군 도서관에서 흘러나온 책입니다. 어느 책이건 누군가 기꺼이 ‘좋은 책이라 여기며 장만’했기 때문에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알아보는 사람이 만들고, 알아보는 사람이 읽으며, 알아보는 사람이 건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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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4-24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사람만큼이나 책들도 많잖아요.
사람과의 만남에도 인연이 있듯이, 책과의 만남도 인연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숲노래 2011-04-24 08:34   좋아요 0 | URL
모두들 좋게 만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책이 아닌가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3.18.



 나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즐겁게 찾아 읽습니다. 나는 내가 즐겁게 찾아 읽은 책으로 내 도서관을 열었기 때문에, 내 도서관 책꽂이 짜임새는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틀에 맞춥니다. 십진분류법이라든지 여느 사람들이 바라는 찾기법에 따라 책을 꽂지 않습니다. 더욱이, 십진분류법으로는 사진책을 갈무리하거나 가눌 수 없어요. 사진책을 알맞게 나눌 만한 나눔법이란 아직 없습니다.

 사람들이 내 도서관에 찾아와서 어느 책이 어디에 꽂혔는지 모르더라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 도서관이 지식 책터가 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때그때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랑스럽거나 아름다운 책을 알아보기를 바랍니다. 이름난 사람들 책만 보면 된다거나, 널리 알려진 책을 보면 즐겁다고 하는 틀이 슬픕니다. 왜 우리는 틀에 갇힌 넋으로 책을 만나려 하나요. 왜 우리는 아름다운 삶을 놓치며 딱딱한 틀에 따라 책을 사귀려 하지요.

 그러나 목록 없이 꾸리는 도서관이기 때문에, 나조차 내가 좋아하는 책이 어디에 꽂혔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나는 그다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책이 그럭저럭 있던 때에는 목록 따위야 없어도 돼, 하고 생각했는데, 요즈음 들어서는 책꽂이마다 목록표를 붙여야 하나 생각해 보곤 합니다.

 목록표 붙일 힘이 있으면 새로운 책을 하나 더 사서 읽거나, 못 찾은 그 책을 다시 사서 보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보스러운 생각이고 바보스러운 삶인데, 거듭 생각하면, 참 바보스럽게 살아왔으니 내 돈으로 장만한 내 아까운 책으로 누구나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열었겠지요.

 아직 많이 추워 도서관에서는 손이 얼어붙으니 책 보러 마실 오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많이 추우니 도서관 책이나 짐을 살뜰히 치우지도 못했습니다. 삼월을 넘었는데 이렇게 손가락이 얼얼해도 되나 생각하지만, 시골이요 멧자락이니까 마땅한 노릇 아니겠느냐 하고 생각을 고쳐먹습니다.

 얼얼한 손가락으로 ‘일본 보육사(保育社)’에서 펴낸 손바닥책인 ‘color books’를 만지작거립니다. 이 조그마한 손바닥책을 예나 이제나 도서관 한켠 썩 잘 보이는 자리에 올려놓습니다. 알아보는 사람은 기쁘게 알아보고, 못 알아보는 사람은 쥐어서 내밀어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일본사람은 “빛깔 있는 책들”을 이처럼 앙증맞으며 값싸게 꾸준히 내놓으면서 일본 책밭을 일구었습니다. 이 책들은 책밭뿐 아니라 사진밭까지 알뜰히 일구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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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읽기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3.11.



 어린이책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일한 뒤부터 그림책에 눈을 떴습니다. 그림책을 처음 알아본 때는 대학교를 그만두고 신문돌리기로만 먹고살던 1999년 봄이었고, 이무렵 나온 그림책 하나를 동네책방에 주문해서 받아보고 넘기면서 ‘우리한테도 이만 한 그림책이 있구나.’ 하며 놀랐고, 내 어릴 적에는 왜 이만 한 그림책을 이 나라 어른들이 안 그렸는가 싶어 슬펐습니다.

 어쩌면 고작 몇 해 사이라 할 만하지만, 몇 해 사이를 두고 누군가는 퍽 괜찮은 그림책을 전집으로라도 만날 수 있었으나, 누군가는 낱권으로든 전집으로든 그림책다운 그림책을 만날 길이 없이 지내야 했습니다.

 좋은 그림책을 읽는다 해서 좋은 마음이나 좋은 사랑이 싹트지는 않아요. 그러나 좋은 마음과 사랑을 담은 좋은 그림책을 어린 나날 가까이하면서 ‘그림으로 담는 우리 삶자락 이야기’에 찬찬히 눈길을 둘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몸으로 움직이거나 부대끼며 배우지만, 몸으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왜 부대끼면 즐거울까를 헤아리는 길에 좋은 그림책은 아름다운 길동무 노릇을 합니다.

 스물대여섯 살 나이부터 혼자서 그림책을 읽으니, 둘레에서는 아이라도 낳았느냐고 묻지만, 혼인을 하지 않고 홀로 지내던 이무렵부터 그림책을 즐거이 찾아 읽었습니다. 혼인을 한 뒤로는 더 자주 찾아 읽으며, 아이를 낳아 함께 기르는 때부터는 퍽 많이 찾아 읽습니다.

 잘 빚은 그림책은 그림책답습니다. 잘 빚지 못한 그림책은 ‘사진을 찍어 옮긴 티’가 물씬 드러납니다. 사진을 볼 때에도 잘 찍은 사진은 사진다운 사진이지만, 엉성하게 찍은 사진은 ‘그림 느낌을 흉내낸다’든지 ‘글이 붙지 않고서는 사진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사진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좋은 그림책을 좋은 사진책과 함께 꾸준하게 만나야 참 즐거웁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그림을 보는 눈이란 그림으로 어느 한 가지 모습이나 어느 한 사람 삶을 담을 때에 아주 오래도록 살가이 바라볼 뿐 아니라 구석구석 그림쟁이 손길이 닿아야 하는 만큼 아주 따사로우며 넉넉해야 합니다. 사진은 기계 단추만 누른대서 나오는 사진이 아니에요. 구석자리 자잘한 모습까지도 사진기를 손에 쥐어 단추를 누르기 앞서까지 모두 살피며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찍을 때에는 눈썹떨림이나 손끝떨림이라든지, 손톱에 햇볕이 튕기는지, 눈알에 어떤 그림자가 어리는지, 머리카락은 바람결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 들을 샅샅이 느껴야 합니다.

 살내음을 느끼고, 사랑스러움을 받아들이며, 이야기 한 자락 길어올리는 흐름을 좋은 그림책 하나에서는 짙고 구수하게 담습니다. 좋은 그림은 좋은 사진을 도와주고, 좋은 사진은 좋은 그림을 이끕니다. 좋은 글은 좋은 그림이 태어나는 밑거름이 되며, 좋은 사진 때문에 좋은 글 하나 태어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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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책과 사진책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3.9.



 나는 도서관을 열면서 ‘사진책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처음부터 ‘사진책 도서관’을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문득 사진책으로 도서관을 꾸려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사진책을 즐겨 사서 읽지만, 사진책만 즐겨 사서 읽지 않는다. 인문책이든 국어사전이든 과학책이든 문화책이든 만화책이든 어린이책이든 환경책이든 믿음책이든 교육책이든 딱히 가리지 않는다. 내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여기면 기꺼이 사서 읽는다. 내가 굳이 안 읽어도 될 책이라면 애써 사지 않으며, 내 삶하고 동떨어진 이야기를 다룬다면 애써 읽을 까닭이 없다고 여긴다.

 그런데 왜 사진책이었을까. 더구나 왜 인천이었을까. 사람들은 내 ‘사진책 도서관’에 찾아오면서 “책이 많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다른 책도 많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진책 도서관이기에 사진책만 있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진책 도서관이 아니라 그림책 도서관이라 하더라도 그림책만 갖출 수 없다. 그림책 하나가 이루어지기까지 읽으며 받아들일 수많은 책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다만, 그림책 도서관이라면 한복판에는 그림책을 놓겠지.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 만들거나 읽는 사진책이란 사진을 담은 책이다. 사진을 담은 책을 들여다보면 ‘사진으로 무언가 찍어야’ 이 책이 태어난다. 그러면, 사진쟁이는 무엇을 찍는가. 사진쟁이가 찍는 사람이나 자연이나 사물은 어떤 사람이나 자연이나 사물인가.

 사진쟁이는 사진기를 쥐기 앞서 오롯한 한 사람으로서 온누리를 껴안아야 한다. 내 사진감이 될 사람이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리하여 사진쟁이는 여러 가지 사진책뿐 아니라 인문책과 문학책을 읽어야 한다. 어린이를 사진으로 담으려 하는 사람이 어린이 넋과 삶과 꿈을 모르고서 어린이를 사진으로 찍을 수 있겠나. 그저 예쁘장한 모습을 담으려 한다면 어린이 삶을 모르고도 찍을 수 있을 테지만, 어린이 삶을 모르며 찍는 예쁘장하기만 한 사진도 사진이라 일컬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내 도서관에는 사진책 옆에 만화책이 놓인다. 인천에 있을 때에도 사진책 곁에 만화책이 있었고, 옆에 그림책이 있었으며, 한쪽에 국어사전 수백 가지하고 인문책이 나란히 놓였다. 왜냐하면 사진길을 걸어가면서 이 모든 책을 두루 살피지 않고서야 사진쟁이 꿈을 이루지 못하니까.

 멧골자락으로 옮긴 뒤에도 사진책 옆에는 만화책이 놓인다. 이웃한 이오덕학교 어린이들은 사진책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아마, 사진책이 있는 줄조차 못 느끼리라. 어린이들은 만화책만 읽는다. 앞으로는 그림책이나 동화책도 읽을 테고, 다른 글책도 읽을 테지.

 아마 내 도서관에 찾아올 사진쟁이라면 사진책만 보일 텐데, 사진책과 함께 만화책도 읽을 수 있을까. 만화에 담는 꿈과 넋과 눈길을 곰곰이 살피면서, 사진으로 담는 꿈과 넋과 눈길이 어떠할 때에 더없이 사랑스럽거나 아름다울는지를 느낄 수 있을까.

 도서관을 인천에서 연 까닭은 내 고향이 인천이기도 했지만, 예전에 출판사 영업부 일꾼으로 일할 때에 낸 통계를 보면, 우리 나라에서 책을 가장 안 읽는 곳이 인천이었기 때문이다. 책을 지지리도 안 읽는 인천사람한테 책 선물을 하듯이 책 나눔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새책이든 헌책이든 그닥 장만하여 읽지 않는 인천사람인 탓에 도서관을 연대서 더 즐거이 찾아와서 책하고 사귀지는 못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서울 등쌀에 시달리고, 늘 서울 들러리 노릇을 하는데다가, 좁은 우물인 인천을 벗어나 큰물인 서울에서 놀고픈 인천사람인 나머지, 인천이라는 터전을 고이 사랑하면서 인천사람 넋을 키우기란 만만하지 않다. 그래도 인천에서 예쁘게 뿌리내리는 사람들 가운데 몇몇한테는 책이라는 씨앗 하나가 깃들었을까. 나는 내 고향마을 이웃한테 책씨 하나 남기고 멧자락으로 도서관을 옮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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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3-1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골목에 된장님의 도서관을 보고 방문하려다 문이 닫혀 못간적이 있습니다.근데 충주로 이사를 가셨다는데 아직도 인천에서 도서관을 운영하시는지 궁금해 지네요.지난주인가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 갔는데 된장님의 도서관을 못본것 같아서요^^

숲노래 2011-03-12 07:04   좋아요 0 | URL
인천에는 이제 없고 충주에만 있습니다~
 



 책과 책꽂이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3.7.



 내가 연 도서관은 내가 주머니를 털어 장만한 책으로 마련했다. 누가 거저로 준다든지 잔뜩 보내준 책으로 연 도서관이 아니다. 그러나 책꽂이만큼은 내가 장만하지 않았다. 아니, 나는 책꽂이를 장만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책을 사느라 바빠 언제나 주머니가 쪼들렸으니까.

 인천집에 살던 고등학생 때에는 아버지한테서 얻은 책꽂이가 둘 있었다. 형이 쓰던 책꽂이는 형이 인천집을 떠나면서 나한테 물려주었다. 아버지가 쓰시던 장식장이나 책꽂이는 아버지가 인천집을 떠나면서 나한테 넘겨주었다. 내가 인천을 떠나 서울에서 신문배달을 하며 지내던 때에는 자전거로 신문을 돌리며 ‘버려진 책꽂이’가 있는지 눈여겨보았고, 제아무리 먼 데에 버려진 책꽂이라 하더라도 신문을 다 돌린 뒤 부리나케 달려가서 남들이 먼저 손을 쓰기 앞서 낑낑거리며 날랐다. 깊은 새벽, 신문배달 마치고 땀에 옴팡 젖은 후줄근한 젊은이는 무거운 책꽂이를 홀로 이리 들고 저리 지며 날랐다. 거의 다 혼자 들기 어려운 큰 책꽂이였는데, 서너 번쯤은 혼자서 한 시간쯤 낑낑대로 날라 오는 동안 팔뚝 인대가 늘어나서 자전거 타며 신문을 돌릴 때에 몹시 애먹었다.

 이러다가 두 차례 책꽂이를 여럿 얻는다. 먼저, 충북 충주에서 이오덕 님 글을 갈무리하는 일을 하던 때에 스무 개 남짓 얻는다. 다음으로, 인천에서 드디어 내 도서관 문을 열던 때에 헌책방 아주머니가 알음알음하여 장만한 미군부대 도서관 책꽂이를 서른 개 남짓 얻는다.

 날마다 책이 조금씩 늘어나니까 책꽂이 또한 날마다 늘어나야 하는데, 나는 책꽂이를 새로 살 생각을 늘 안 하면서 살았다. 인천에서 문을 연 도서관을 충북 충주 멧골마을로 옮기면서도 책꽂이를 새로 장만하지 못한다. 책짐을 옮기느라 돈이 무척 많이 들었고, 시골집 둘레에서는 책꽂이를 주워 올 데라든지 살 데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

 멧골마을로 도서관을 옮길 때, 멧골자락에 도서관 자리를 내어주신 분이 삼 미터 남짓 되는 벽을 따라 단단한 책꽂이를 가득 마련해 주었다. 이리하여 나로서는 또 책꽂이를 얻는다. 그런데 이 자리에 책을 꽂으면서 살피니, 이만큼으로도 책을 다 꽂아 놓지 못한다. 책꽂이가 모자라다.

 가만히 생각한다. 나는 이제껏 내 책을 책꽂이에 알뜰히 꽂은 채로 지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소리일까. 책꽂이가 조금은 빈 채, 그러니까 책들이 조금은 넉넉히 꽂힐 수 있도록 마음을 쓴 적이 없다는 이야기일까.

 그렇지만, 책꽂이가 꼭 모자라기 때문에 책을 제대로 못 꽂는다고는 볼 수 없다. 옆지기는 말한다. 내가 책을 이곳저곳에 늘어놓기 때문에 책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기도 하지만, 차곡차곡 제자리에 두지 않으니까, 이곳저곳에 잔뜩 쌓이기만 한다고.

 어서 날이 풀려 저녁나절에도 도서관에서 얼른 책 갈무리를 마무리짓고 싶다. 아직 저녁에는 손이 시려서 책 갈무리를 오래 하기 힘들다. 얼른 날이 풀려야 우리 집 물이 녹을 테고, 물이 녹아야 걸레를 빨아서 그동안 쌓인 먼지를 닦으면서 집이며 도서관이며 건사할 텐데. 이제는 부디 따스한 날이 온 멧자락에 가득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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