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쿠의 큐베 한약방 3
네무 요코 지음, 노미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30.

책으로 삶읽기 829


《미쿠의 큐베 한약방 3》

 네무 요코

 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2021.1.21.



《미쿠의 큐베 한약방 3》(네무 요코/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2021)을 읽으면서 여러 길을 돌아본다. 우리한테 몸이란, 마음이 깃드는 집이면서, 넋이 이끄는 대로 삶을 마주하는 터전이고 텃밭이다. 몸을 살피기에 마음을 살피고, 몸을 안 살피기에 마음을 안 살핍니다. 마음을 헤아린다면 몸을 헤아릴 테고, 마음을 안 헤아리니 몸을 함부로 굴린다.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몸도 맞을 테지. 함께 있고 싶으면서, 나란히 걸어가고 싶게 마련이다. 같이 있는 자리가 거북하거나 어긋난다면, 마음으로도 같이 있기 어려울 테니, 몸이며 마음을 고루 살피고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다스린다면, 어느 날 불현듯 눈을 뜰 수 있다.


ㅅㄴㄹ


“싫다, 정말! TV에서 거짓말만 하네!” “아니, 거짓말이 아니고,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이 있는 거지. 타카하타 씨, 자네, TV보다 먼저 본인 몸의 소리를 들어야 하네.” (23쪽)


“그런 일로 고민하고 망설이느라 인생을 허비할 만큼 한가하지 않거든요.” “아하.” (45쪽)


+


이 마을 평균수명을 올리는 건 큐베 한약방이니까

→ 이 마을 줄나이를 올리는 큐베 숲살림집이니까

14쪽


먼저 본인 몸의 소리를 들어야 하네

→ 먼저 제 몸소리를 들어야 하네

→ 먼저 몸에 나는 소리를 들어야 하네

23쪽


행인(杏仁)은 장을 촉촉하게 해서 변비에 효과가 있어요

→ 살구씨로 속이 촉촉하면 묵은똥이 풀려요

→ 살구씨로 뱃속이 촉촉하면 된똥이 녹아요

5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O 마오 16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20.

책으로 삶읽기 924


《마오 16》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10.25.



《마오 16》(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을 읽는다. 두 아이 ‘마오’하고 ‘나노카’ 사이에 이따금 피어나는 마음은, 둘을 비롯해 둘레에서 피어나는 마음하고 매한가지이다. 둘이 스스로 ‘남 아닌 나’로서 어떤 마음인지 또렷하게 읽고 밝힐 수 있을 때라야, 둘뿐 아니라 모두 앙금을 풀면서 굴레를 벗어나리라 본다. 그러나 둘은 아직 마음을 감추거나 가린다. 또는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내 마음’부터 읽지 않는데, ‘남 마음’을 어찌 읽을 수 있을까? 나부터 스스로 마음을 털어놓으려 하지 않는다면, 둘레에서 누가 마음을 털어놓을까? 다만 둘은 아직 머나먼 어느 곳으로 가야 한다. 이 삶도 보고 저 살림도 마주하면서 천천히 자라나려고 한다. 자라려니 아직 마음을 덜 드러낼 만하고, 느긋이 모든 바람을 마실 수 있다.


ㅅㄴㄹ


‘다이고 님은 도망치려던 두 사람을 도우려 했구나. 빈껍데기인데도, 사나 님과 함께 도망치려 한 자신을, 기억하고 있던 게 아닐까?’ (28쪽)


이 돌의 불길이 오오토리 가의 술사에게 힘을 내려준다. 즉 사용하는 자가 마음먹기에 따라, 이것은 구원의 불길도, 지옥의 불길도 될 수 있다. (117쪽)


“저기, 그 사람들 햣카의 진짜 친척인 거지? 이대로 헤어져도 괜찮아?” “뭐? 내가 어떻게 나서라고. 하즈키는 두 번 다시 나 같은 놈과 엮여선 안 돼. 평범하게 살아가고 행복해진다면, 그걸로 족해.” (188쪽)


#たかはしるみこ #高橋留美子 #MAO


+


나에게 다이고는 기분 나쁜 존재였다

→ 나는 다이고가 싫었다

→ 나는 다이고가 못마땅했다

24쪽


무슨 계략을 꾸미고 있지?

→ 무슨 짓을 꾸미지?

→ 뭘 꾸미지?

31쪽


실은 1년쯤 전에 일하던 중에 나는 사나운 개에 쫓기고 있었어

→ 그런데 한 해쯤 앞서 일하다가 사나운 개한테 쫓겼어

66쪽


이 불초한 것들을 태워 죽여버리십시오

→ 이 못난이를 태워 죽여버리십시오

→ 이 멍청이를 태워 죽여버리십시오

74쪽


오오토리 가의 피를 강하게 이어받은 불의 술사

→ 오오토리 집안 피를 짙게 이어받은 불잡이

→ 오오토리 집 피를 굳게 이어받은 불지기

75쪽


신고할 턱이 있나요

→ 알릴 턱이 있나요

→ 말할 턱이 있나요

8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판햇 - 육아는 대충, 출판은 엉성, 1인 명랑 출판기
공은혜 지음 / 마음모자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6.

만화책시렁 642


《출판햇, 1인 명랑 출판기》

 공은혜

 마음모자

 2023.11.27.



  모든 아이는 스스로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그립니다. 때로는 둘레 어른이나 어버이가 시키는 대로 하지만, “안 따라하기를 빈다”는 몸짓을 일부러 따라하기도 하지만, “왜 그러지?” 하고 궁금하기에 해보고 또 해보면서 배워요. 어른이나 어버이는 “이미 해보았”기 때문에 아이한테 굳이 해보지 말라고 속삭이곤 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직 안 해보았는걸요. 아이도 겪어 보기를 바랍니다. 아이도 겪으면서 배우기를 바라요. 맛난 밥도 먹어 보아야 알고, 몸에 안 받는 밥도 먹어 보고서야 알아요. 《출판햇, 1인 명랑 출판기》는 엄마이기보다는 ‘나’이기를 바라지만, ‘엄마’일 수밖에 없는 하루를 살면서, 곁에 있는 두 사람을 마주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따로 ‘명랑’이란 이름을 붙이는데 오히려 ‘안 밝’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붙이면서 기운을 내려고 한다고 느낍니다. 안 되거나 자꾸 막히기에 새삼스레 웃으면서 나아가려고 한달까요. 글은 쓰면 되고, 그림은 그리면 되고, 책은 내면 됩니다. 이미 있는 펴냄터에 글과 그림을 보내어서 내놓을 수 있어도 즐겁고, 스스로 펴냄터를 차려서 내놓아도 즐거워요. 다만, 스스로 펴냄터를 차릴 적에는 더 돌아보고 더 살필 일입니다. ‘나 + 엄마 + 곁짝’일 뿐 아니라, 다른 누구한테는 ‘아이’요, 이 별에서는 ‘숨결’인 줄 느끼면 이야기가 퍽 달랐을 텐데 싶어요.


ㅅㄴㄹ


디자인 말고, 그림을 그리자. (51쪽)


“엉덩이 젖었을 텐데.” “엉덩이?” “그네 탈 거 아냐? 아까 비 왔으니깐 젖어 있을 텐데.” “아아∼. 아냐아냐. 안 젖어 있어.” (83쪽)


“엄마! 엄마! 엄마는 육아는 대충, 출판은 엉성하잖아? 나는 수업은 대충, 필기는 엉성이야.” (148쪽)


+


《출판햇》(공은혜, 마음모자, 2023)


북마켓에 나갔다. Feat. 마포책소동

→ 책마당에 나갔다. 곁꽃. 마포책너울

→ 책잔치에 나갔다. 동무. 마포책판

→ 책누리에 나갔다. 마포책시끌이랑

8쪽


꿈꾸던 그림책 작가가 되었으니 괜찮은 건가

→ 꿈꾸던 그림책 지기로 일하니 즐거운가

→ 꿈꾸던 그림책 지음이로 사니 기쁜가

13쪽


노래부르는 나의 딸

→ 노래부르는 딸

→ 노래부르는 울 딸

41쪽


모조지는 비코팅이라 발색이 좋지 않다

→ 매끈종이는 안 씌워 빛이 좋지 않다

→ 미끈종이는 안 덮어 결이 좋지 않다

43쪽


의도대로 인쇄 색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을 ‘감리 본다’라고 한다

→ 뜻대로 빛이 찍히는지 볼 적에 ‘살펴본다’고 한다

→ 바라는 대로 찍히는지 볼 적에 ‘지켜본다’고 한다

52쪽


아아∼. 아냐아냐. 안 젖어 있어

→ 아아!. 아냐아냐. 안 젖었어

83쪽


요즘 제 최애 책입니다

→ 요즘 제 꽃책입니다

→ 요즘 제 사랑책입니다

88쪽


한글 흘림체를 못 익혀서

→ 흘림한글을 못 익혀서

→ 한글 손글씨를 목 익혀서

95쪽


더미북도 만들었으니 투고해야지

→ 보는책도 꾸렸으니 보내야지

→ 미리꽃도 지었으니 보여야지

→ 맛보기도 냈으니 띄워야지

110쪽


나는 수업은 대충, 필기는 엉성이야

→ 나는 배움은 날림, 글씨는 엉성이야

→ 나는 눙쳐 배우고, 엉성한 글씨야

14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가본드 11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4.

책으로 삶읽기 892


《배가본드 11》

 요시카와 에이지 글

 이노우에 타카히코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9.25.



《배가본드 11》(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를 보았다. 한달음에 죽 읽고서 한참 삭여 보았다. 대단한 칼잡이를 다룬 듯싶으나, 다시 들여다볼수록 ‘대단한 바보’가 얼마나 바보인가를 겉멋스러운 칼부림으로 낱낱이 담아내었을 뿐이로구나 싶다. 칼잡이는 칼을 실컷 휘둘러서 숱하게 쓰러뜨리고 나서도 응어리를 못 푼다. 칼이 하늘땅하고 하나라고 여기지만, 참 우스운 말이다. 칼하고 한몸이 되어서 무엇을 이루겠는가? 누구를 베어서 죽일 수는 있겠지. 그러나 아기를 낳을 수 없고, 아기를 안을 수 없고, 아이한테 살림길을 가르칠 수 없다. 칼잡이는 씨앗을 심지 않고, 풀꽃나무를 돌보지 않고, 숲하고 등진다. 칼하고 한덩이로 흐르기에 사랑을 잊거나 모른다.


ㅅㄴㄹ


“나의 검은, 천지와 하나.” (84쪽)


“천하무적이란, 한낱 말일 뿐이야.” (104쪽)


“너는 무한하지 않느냐?” (106쪽)


“미야모토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러워할 것 없습니다.” (185쪽)


+


두령의 목만 거두면

→ 꼭두메 목만 거두면

→ 꼭두 목만 거두면

54쪽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러워할 것 없습니다

→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러울 일 없습니다

→ 무사시에게 졌다 해서 부끄럽지 않습니다

18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가본드 9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4.

책으로 삶읽기 891


《배가본드 9》

 요시카와 에이지 글

 이노우에 타카히코 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3.25.



《배가본드 9》(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1)을 읽으면 이제 갓 겨룸판으로 뛰어드는 앳된 젊은이 몸짓을 하나하나 펼쳐 보인다. 칼로 사람을 베든 넘어뜨리든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마음이니, 물도 불도 가리지 않는다. 누구보다 날렵하고 힘차게 칼을 휘두르고 싶은 마음이니, 언제나 거침없이 뛰어오른다. 앳된 젊은이는 멧숲이 스승이라고 내세우지만, 참말로 멧숲이 스승이라면 칼부림이 아닌 푸근히 안는 품놀림을 보여줄 노릇이다. 숲은 어느 누구한테도 칼을 안 휘두르는걸. 풀도 꽃도 나무도 어느 누구를 괴롭히거나 밟지 않는걸. 아무도 안 죽이는 길잡이한테서 배웠다면서, 정작 모든 이를 거꾸러뜨리려고 칼을 쥔다면, 처음 나선 발걸음부터 일그러졌을 테지. 허수아비 같은 이 놈 저 놈 우르르 쓰러뜨릴 수는 있되, 정작 스스로 어떤 넋인지 모르는 채 날뛰기만 하겠지.


ㅅㄴㄹ


“하늘은 비웃지 않아.” (20쪽)


“헤에? 나무 같은 건 어디든지 있잖아.” “아니. 이곳의 나무들은 모두 수령(樹齡)이 오래된 것뿐이야. 그건 이 지방이 전쟁을 겪지 않았다는 증거지. 마구잡이로 베이지 않았다는 뜻이야.” (29쪽)


“이 양쪽 끝이 뭔가 다르다는 얘긴가? 그래, 알아보겠나?” (117쪽)


“내게 유서 있는 스승 따위는 없소. 산하(山河)를 스승 삼은 야인. 귀신의 자식. 짐승으로 불리기도 했지요. 때문에 이 이상 설명할 말이 없소. 정 알고 싶다면, 검을 들고 나를 시험하는 수밖에 없을 거요.” (169쪽)


“그 실체가 의심스럽군. 이런 산골 구석의 인적 없는 도장에 자기들끼리 틀어박혀서, 거창한 도장에 모여 날마다 토론이라도 하는 건가? ‘내 검은 여기가 근사하다’, ‘아니, 그렇지 않다’하며.” (182쪽)


+


이곳의 나무들은 모두 수령(樹齡)이 오래된 것뿐이야

→ 이곳 나무는 모두 오래되었어

→ 이곳 나무는 모두 오래살았어

29쪽


내게 유서 있는 스승 따위는 없소

→ 내게 뿌리 있는 스승 따위는 없소

169쪽


산하(山河)를 스승 삼은 야인

→ 들숲을 스승 삼은 들사람

→ 숲내들을 스승 삼은 들꽃

169쪽


때문에 이 이상 설명할 말이 없소

→ 그래서 이밖에 할 말이 없소

→ 그러니 더 들려줄 말이 없소

169쪽


그 실체가 의심스럽군

→ 뿌리가 못미덥군

→ 뼈대가 믿을 수 없군

→ 바탕이 궁금하군

182쪽


이런 산골 구석의 인적 없는 도장에 자기들끼리 틀어박혀서

→ 이런 멧골구석 사람 없는 마당에 저희끼리 틀어박혀서

→ 이런 멧골구석 기척 없는 겨룸터에 저희끼리 틀어박혀서

18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