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만쥬의 숲 2
이와오카 히사에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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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으로 삶읽기 369


《파란 만쥬의 숲 2》

 이와오카 히사에

 오경화 옮김

 미우

 2012.4.15.



“보아하니 넌 꽃씨인 것 같아. 싹이 날 때까지 몇 년은 걸릴 거야. 그러니 외롭지 않도록 큰 나무의 보호를 받게 해 줄게.” (80쪽)



《파란 만쥬의 숲 2》(이와오카 히사에/오경화 옮김, 미우, 2012)을 다 읽었는데 아직 책상맡에 이 만화책이 있네. 다시 돌아본다. 숲을 돌보면서 누구를 기다리는 아이는 나이를 더 먹지 않으면서 숲에 깃든 여러 숨결하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 숲에 깃든 숨결은 바깥으로 나가서는 목소리를 잃는다. 오직 숲에서만 목소리를 찾고 모습을 드러낸다. 숲에서는 숨이 있으나 숲 바깥인 사람마을 또는 도시에서는 숨도 모습도 없달까. 그러고 보면 우리 삶도 비슷하다. 마을이 커지고 도시가 늘면서 숲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 아주 빠르게 줄었다. 이제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알아듣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요새는 ‘바람소리’를 이야기하면 무슨 허깨비 같은 말을 하느냐고 코웃음치지 않을까? 마을에서는, 도시에서는, 바람하고도 풀이나 돌하고도 나무나 개구리하고도 말을 섞지 못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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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6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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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26


《심야식당 6》

 아베 야로

 조은정 옮김

 미우

 2011.1.15.



  처음에는 꽤 재미있네 싶어 눈여겨보려 하다가 어느새 질리거나 따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오는 사람은 달라지지만, 이야기 결이 똑같으면 바로 질리거나 따분하지요. ‘똑같은 이야기 결’이란, 제자리에 머무는 삶입니다. 이이도 저이도 한걸음을 새로 내딛는 몸짓이 아니라, 그저 그렇게 맴돌거나 쳇바퀴를 붙잡는 모습이에요. 《심야식당》은 첫걸음은 꽤 재미있네 싶었으나 두걸음부터 질렸고, 여섯걸음에 이르자 좀 졸렸습니다. 굳이 뒤쪽을 안 넘겨도 줄거리가 어찌 흐를는지 훤히 보였고, 다음 꼭지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는지 빤히 보였습니다. 그린이한테 생각하는 날개가 이렇게 없을 수 있나 싶어 놀랐어요. 어쩌면 이 만화는 이런 결대로 뜻있을 수 있습니다. 굳이 더 생각하지 않고 이대로 머물면서 ‘좋아, 좋아, 다 좋아.’ 하는 마음을 찬찬히 그려내어 뜻있다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좋아, 좋아, 다 좋아.’ 하는 몸짓이 될 뜻이 없습니다. ‘좋아, 좋아’가 아닌 ‘즐겁게 노래하며 새로 지을 삶’을 생각하는 몸짓으로 날아오르고 싶습니다. 가만 보면 《맛의 달인》은 걸음걸이가 늘어도 질리지 않았는데, 《맛의 달인》은 손님도 밥지기도 늘 새로 배우며 서로 일깨우고 함께 거듭나는 흐름을 내처 보여주었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나한테는 이게 밥도둑이거든요.” “마스터, 나도 먹고 싶어요!” (88쪽)


“카타기리 씨. 먹고 싶은 거 주문해. 마스터가 웬만한 건 다 만들어 주니까.” (12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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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6
우미노 치카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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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65


《3월의 라이온 6》

 우미노 치카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1.12.25.



‘키리야마, 들리니? 좀더 자기 장기를, 자기를 소중히 여겨.’ (165쪽)



《3월의 라이온》(우미노 치카/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1) 여섯걸음을 읽으면 고등학생이어도 전문기사가 되어 돈을 넉넉히 벌면 이웃하고 동무를 돕는 길을 열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아이 마음이 흐른다. 아이는 돈이면 되리라 여기지만, 막상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가를 잘 모른다. 아이가 돕고 싶은 이웃하고 동무는 돈 때문에 어렵지 않다. 돈이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넉넉한 한 가지가 있다. 서로 아낄 줄 아는 마음, 서로 돌볼 줄 아는 손길, 서로 헤아릴 줄 아는 사랑이 있다. 아이는 차츰차츰 배운다. 전문기사로 크는 길에 다른 여러 가지를 배운다. 무엇보다 어릴 적부터 제대로 못 받은 따스한 손길을 배우고, 돌보는 마음을 배우며, 너른 사랑을 배운다. 누가 누구를 도울 수 있으려면 장기벗이 마음으로 들려준 목소리처럼 “나를 사랑하는 숨결”이 되어야 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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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8
아오야마 고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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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63


《명탐정 코난 8》

 아오먀아 고쇼

 이희정 옮김

 서울문화사

 1997.5.25.



“아무것도 모르는 건 도시히코, 바로 너야! 사유리는 전부 다 알고 있었어! 20년 전에 있었던 사고도, 네 과거까지도 전부 다!” “웃기지 마! 내 정체를 알고서 나랑 결혼할 리가 없잖아?” “사유리가 레몬티를 마시는 걸 보고도 아직도 모르겠어? 넌 사유리가 20년 동안이나 사랑한, 첫사랑이라구!” (182쪽)



《명탐정 코난 8》(아오야마 고쇼/이희정 옮김, 서울문화사, 1997)을 읽으면 첫사랑하고 얽힌 이야기가 도드라진다. 호텔에서 벌어진 죽임질에 이어 이 얘기가 흐르는데, 첫사랑을 마음에 깊이 두면서 이이하고 얽힌 모든 실타래를 너그러이 품고 싶은 뜻이 잔잔하다. 이와 달리 죽임질로 뭔가 앙갚음을 하고, 또 스스로 바보가 되려는 사내는 ‘죽이려고 나쁜 것을 탄 레몬차를 일부러 마신 사람’이 어떤 마음이었고 삶이었는가를 뒤늦게 듣고는 그때까지 쌓은 거짓담이 와르르 무너진다. 참 앞에서는 어떤 거짓이든 무너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높고 단단히 거짓담을 둘러치거나 쌓더라도 참 한 마디에 몽땅 사라지기 마련이고. 앙갚음이란 뭘까? 뭘 앙갚음으로 씻을까? 앙갚음이 되기나 할까? 그러나 우리는 모르고 또 모르고 그야말로 모르니까 똑같은 짓을 되풀이하고 쳇바퀴에 갇히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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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7
아오야마 고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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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362


《명탐정 코난 7》

 아오먀아 고쇼

 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1997.5.15.



“그 유서가 남아 있는 줄 알았다면 내가 그런 짓을 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몰라.” “어? 이거 안 읽었어요? 그럼 어떻게 아버지의 일을 알았죠?” “나 혼자서 조사했어.” (120쪽)



《명탐정 코난 7》(아오야마 고쇼/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1997)을 읽으면, 죽고 죽이는 사람들이 잇달아 나온다. 일곱걸음에 나오는 사람들은 앞걸음에 나온 사람하고 엇비슷하다. 가만 보면 모든 사람은 엇비슷할 수 있다. 미움이나 시샘으로 누구를 없애고 싶어하고, 미움이나 시샘으로 누구를 없앤 뒤에도 미움이나 시샘이 사그라들지 않을 뿐 아니라, 홀가분한 마음조차 못 된다. 삶이란 그렇다. 비록 한때 미움이나 시샘에 젖어들어 살았어도 이를 씻어내고서 사랑으로 살아가려 한다면 삶이 이날부터 확 바뀐다. 이와 달리 사랑은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두 손이 미움하고 시샘으로 젖었다고 여기면, 끝내 사랑길은 못 가고 미움길하고 시샘길에 헤매고 아프다고 스스로도 죽음길로 간다. 죽음이 씻어 줄까? 죽음으로 무엇을 씻을까? 죽음으로 씻을 수 있는 길이란 아무것도 없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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