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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3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으로 삶읽기 442
《내 어머니 이야기 3》
김은성
애니북스
2019.1.11.
“낙성식 할 때 현관 기둥이다 그네를 메고, 그네를 만들어서 한복 두루마기 입은 오리 오빠를 태웠는데 얼매나 이쁜가 정말.” (70쪽)
“우리 은성이, 그림도 제가 보기에는 뭐인가 부족하지만 하나님 아버지 힘이라면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144쪽)
“그렇기 민주너 마당이서 둘이 울었네. 어떻게 위로를 잘하는지 내 마음이 다 풀렸어. 그러더이 다음날 등록금 꿔서 내고 오더라구. 그때 고생도 고생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한번은 밥하다 땔감이 떨어져서 벼갯속을 꺼내서 그걸로 밥을 마저 한 적도 있어.” (186쪽)
《내 어머니 이야기 3》(김은성, 애니북스, 2019)을 읽는 동안 첫걸음·두걸음하고 세걸음이 어느 대목에서 갈리는가를 느낀다. 첫걸음은 오롯이 ‘어머니’ 이야기를 그리려 했다면, 두걸음에서는 문득 ‘내’ 이야기가 스미고, 세걸음에서는 ‘내’ 이야기가 더 뻗으려 하며, 마지막 네걸음에서는 ‘내’ 이야기가 거의 차지한다. 한국말에서는 “내 어머니”가 말이 안 된다. “우리 어머니”이다. 그런데 굳이 “내 어머니 이야기”라고 했다면 다른 뜻이 있겠거니 여겼고, 세걸음째에서 수수께끼를 풀었다. 어머니란 “어제 모습인 나”라 할 수 있다. 나란 “어제를 살던 어머니가 오늘을 살아간다면 보여줄 길”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어머니하고 딸이란 몸이지만, 두 사람이 걸은 길은 사뭇 달라 보이지만, 이 나라 이 땅에서 가시내라는 몸으로 겪거나 입어야 했던 숱한 가시밭길을 겹쳐서 바라볼 수 있다. 좋거나 싫은 갈림길이 아닌, 이 나라 이 땅에서 역사란 이름으로 적힌 적이 없던 사람들이 웃고 울면서 부둥켜안은 살림길을.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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