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강아지 2
아오보시 키마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책으로 삶읽기 441


《버섯 강아지 2》

 아오보시 키마마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4.2.15.



“그렇게 좋으냐. 그럼 또 만들어 볼까.” (28쪽)


“아까 버섯끼리 서로 부르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인간과 함께 살면서 타코야키를 먹다니, 씩씩하달까, 적응력이 대단하달까.” “그러게. 나보다 훨씬 씩씩해.” (73쪽)


“아무튼 그래서 난 생각했어. 결국 형태는 남지 않는 거라고.” (104족)



《버섯 강아지 2》(아오보시 키마마/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4)을 읽는다. 첫걸음에서는 잔뜩 풀이 죽은 아가씨가 차츰 기운을 내는 듯하다. 오래도록 곁벗으로 지내던 개가 죽고서 잃어버린 기운이지만, 앞마당 귀퉁이에서 새로 태어난 버섯강아지가 상냥하면서도 야무지게 곁벗이 되는 하루이다. 곁벗한테 여러모로 손이 간다만, 예전하고 달리 손이 가는 하루가 싫지 않단다. 그동안 곁벗한테 마음도 손도 쓰지 못하던 살림이 얼마나 아쉬웠는지 하나씩 깨닫는다. 그저 한집에 살기만 한대서 한솥밥을 먹는다고 하기 어렵다. 네 마음을 읽고 내 마음을 들려주는 살림이기에 비로소 한솥밥 먹는 사이요, 곁벗이자 곁님이 되겠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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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3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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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으로 삶읽기 442


《내 어머니 이야기 3》

 김은성

 애니북스

 2019.1.11.



“낙성식 할 때 현관 기둥이다 그네를 메고, 그네를 만들어서 한복 두루마기 입은 오리 오빠를 태웠는데 얼매나 이쁜가 정말.” (70쪽)


“우리 은성이, 그림도 제가 보기에는 뭐인가 부족하지만 하나님 아버지 힘이라면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144쪽)


“그렇기 민주너 마당이서 둘이 울었네. 어떻게 위로를 잘하는지 내 마음이 다 풀렸어. 그러더이 다음날 등록금 꿔서 내고 오더라구. 그때 고생도 고생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한번은 밥하다 땔감이 떨어져서 벼갯속을 꺼내서 그걸로 밥을 마저 한 적도 있어.” (186쪽)



《내 어머니 이야기 3》(김은성, 애니북스, 2019)을 읽는 동안 첫걸음·두걸음하고 세걸음이 어느 대목에서 갈리는가를 느낀다. 첫걸음은 오롯이 ‘어머니’ 이야기를 그리려 했다면, 두걸음에서는 문득 ‘내’ 이야기가 스미고, 세걸음에서는 ‘내’ 이야기가 더 뻗으려 하며, 마지막 네걸음에서는 ‘내’ 이야기가 거의 차지한다. 한국말에서는 “내 어머니”가 말이 안 된다. “우리 어머니”이다. 그런데 굳이 “내 어머니 이야기”라고 했다면 다른 뜻이 있겠거니 여겼고, 세걸음째에서 수수께끼를 풀었다. 어머니란 “어제 모습인 나”라 할 수 있다. 나란 “어제를 살던 어머니가 오늘을 살아간다면 보여줄 길”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어머니하고 딸이란 몸이지만, 두 사람이 걸은 길은 사뭇 달라 보이지만, 이 나라 이 땅에서 가시내라는 몸으로 겪거나 입어야 했던 숱한 가시밭길을 겹쳐서 바라볼 수 있다. 좋거나 싫은 갈림길이 아닌, 이 나라 이 땅에서 역사란 이름으로 적힌 적이 없던 사람들이 웃고 울면서 부둥켜안은 살림길을.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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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솜나물 3 - 아빠와 아들
타가와 미 지음, 김영신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책으로 삶읽기 438


《풀솜나물 3》

 타카와 미

 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2.28.



“오랜만에 먹는 누나 음식, 완전 맛있었어요.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솔직히 우리 집에 있는 거 괴로웠거든. 아, 화내지 말고 들어줘요. 나, 여기 돌아오니까 이것저것 자꾸 생각나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어. 게다가 시로한테 다 들통났고.” (60∼61쪽)


“이렇게 된 건 다 가정을 돌보지 않은 내 책임이야. 달아난 건 그걸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이고, 난 그동안 생각하는 걸 포기했어. 후회하는 것조차 두려웠거든.” (126쪽)



《풀솜나물 3》(타카와 미/김영신 옮김, 서울문화사, 2019)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을 돌아본다.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도 늘 우리 아이들이 떠오르겠지 싶다. 만화책에 나오는 아이도 아이요, 만화책에 나오는 아이를 낳은 어버이도 예전에는 아이였을 뿐 아니라, 이 만화를 보는 나도 예전에는 아이였고, 오늘은 우리 아이를 바라보면서 살아간다. 나이를 얼마나 먹든 대수롭지 않다. 아이하고 어버이 사이에 맺는 깊으면서 너른 사랑을 언제까지나 생각하면서 늘 새롭게 삶을 돌아본다고 할까. 《풀솜나물》은 첫걸음하고 두걸음을 지나 세걸음이 되니 한결 차분하면서 이야기가 깊다. 네걸음이 몹시 궁금하다. 네걸음으로 끝낼 수 없을 테고, 적어도 스무걸음쯤은 가야, 또는 더 나아가야 마무리를 지을 만하지 싶은데, 이 만화는 ‘아이를 돌보는 삶을 신나게 누린 아줌마’가 그렸기에 뒷걸음을 자못 기쁘게 기다릴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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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나라 물의 나라
이와모토 나오 지음, 김진희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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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화책시렁 173


《금의 나라 물의 나라》

 이와모토 나오

 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11.10.



  금이 있는 금나라하고 물이 있는 물나라 둘이 있다면, 둘은 저마다 넘치는 한 가지가 있어요. 그렇지만 금만 먹고는, 또 물만 먹고는 살기 어렵거나 모자랄 만해요. 이때에 두 나라는 저희한테 모자란 대목을 얻으려고 군대를 일으켜 쳐들어가서 빼앗을 수 있어요. 군대를 일으킬 돈이나 품으로 나라살림을 북돋우고 이웃나라하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사이좋게 훨씬 아름다이 피어날 수 있어요. 《금의 나라 물의 나라》는 만화로 두 나라 두 살림을 맞대면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만화책입니다만, 만화책으로만 여기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코앞에서 이런 모습을 뻔히 볼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이 같은 굴레에 갇히기도 합니다. 생각해 봐요. 우리 스스로 기쁨하고 사랑을 헤아리는 살림이라면 총칼이나 탱크나 미사일이나 잠수함을 갖출 까닭이 있을까요? 이런 막질을 꾀하느라 얼마나 많은 돈이나 품을 들일까요? 막질을 일삼으면서 뒷돈을 빼돌리지 말고, 다 같이 넉넉히 나누면서 살림하는 길을 세울 적에 아름답지 않을까요? 남보다 더 가지거나 누리려는 길이 아닌, 저마다 즐겁게 하루를 짓는 길이 될 적에 비로소 나라는 나라답고 마을은 마을다우며 사람은 사람답겠지요. 마땅한 노릇일는지 모르나, 젊은이가 새길을 열어젖힙니다. ㅅㄴㄹ



“아가씨, 그렇게 사람이 좋으면 못써요. 내가 만약 나쁜 놈이면 어쩌려고?” “가족에게 오돈치메그(별빛)란 이름을 붙이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어요.” (25∼26쪽)


“오늘 내가 다소 불쾌한 일을 겪으리란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에요. 하지만 아가씨는 어떻죠? 당신은 A나라에서 유일하게 B나라 사람과 결혼한 사람이에요. 아가씨야말로 어떤 일을 듣든 당황하거나 화내지 않을 각오가 필요해요.” (68∼6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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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5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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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439


《아르테 5》

 오쿠보 케이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6.30.



“세계 전체로 보면 우리들의 나라쯤은 변두리 촌구석이나 마찬가지야.” (17쪽)


“나는 초상화가로서, 그리고 가정교사로서 고용된 거예요. 카타리나가 좋아하는 걸 빼앗으러 여기 온 게 아니잖아요.” (138쪽)


“손이 덜 가는 요리는 저질에 저급요리라고들 하지만, 그 저급요리가 맛이 없다는 건 누가 정한 건데?” (172쪽)



《아르테 5》(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에서 아르테는 새로운 나라로 나아간다. 가만 보면 아르테가 걷는 길은 늘 새롭다. 어머니하고 아버지 곁에서 지내던 보금자리에서는 그림그리기를 하고 싶어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고, 사내만 받아들인다던 그림집에 씩씩하게 들어선데다가, 여느 사내도 벅차다면서 손사래치는 일을 꿋꿋하게 해낸다. 아르테는 어떻게 이를 다 해낼까? 스스로 꿈꾸고, 늘 생각할 뿐 아니라, 온몸을 맡겨서 즐기니까. 마음으로 아끼는 그림스승을 두고서 새길로 나아가는 삶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배우려 하기에 기꺼이 길을 나선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마음으로는 같이 있는 줄 알기에, 허전하거나 외롭지 않다. 배우는 기쁨을 온몸에 담아서, 이 배움빛을 고이 안고서 보금자리로 돌아갈 날을 그리겠지. 다섯걸음에도 배우는 하루가 잔뜩 흐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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