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고고의 집


고고의 집에서 모두 같이 살았지

→ 고고네 집에서 모두 같이 살았지

→ 고고 집에서 모두 같이 살았지

《고고와 하얀 아이》(안나 회그룬드·이사도라 회그룬드·바르브루 린드그렌/최선경 옮김, 보림, 2009) 23쪽


  누가 사는 집이라면 “(누구)네 집”이나 “(누구) 집”으로 적습니다.


아주 커다란 배의 선장이지

→ 아주 커다란 배에서 선장이지

→ 아주 커다란 배를 끄는 분이지

→ 아주 커다란 배를 이끌지

《고고와 하얀 아이》(안나 회그룬드·이사도라 회그룬드·바르브루 린드그렌/최선경 옮김, 보림, 2009) 2쪽


  ‘선장(船長)’은 배를 이끄는 사람입니다. “배의 선장”은 겹말이에요. “배에서 선장이지”로 ‘-의’만 덜기보다는 “배를 끄는 분이지”나 “배를 이끌지”로 손질해 줍니다.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의 시인이다

→ 목소리가 아주 나지막한 시인이다

→ 아주 나지막히 말하는 시인이다

→ 삶을 읊조리는 시인이다

《비어 있는 중심》(김정란, 최측의농간, 2017) 397쪽


  목소리가 어떻다고 할 적에는 “나지막한 목소리인 시인”처럼 ‘-인’을 붙입니다. 목소리란 말하는 소리이니 “나지막히 말하는 시인”이라 할 수 있고, 나지막히 말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읊조리다’를 넣어도 어울립니다.


그들의 잦은 등장은 그저 단순한 우연에 불과한 것인가

→ 그들은 그저 어쩌다 자주 나올 뿐인가

→ 그들은 그저 자주 나타날 뿐인가

《비어 있는 중심》(김정란, 최측의농간, 2017) 105쪽


  “그들의 잦은 등장”은 번역 말씨입니다. ‘그들은’으로 임자말을 맞추고서 뒷말을 찬찬히 손질해 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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