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2.2.


《신들의 마을》

이시무레 미치코 글/서은혜 옮김, 녹색평론사, 2015.9.1.



  그림을 하나 그리더니 불쑥 내밀면서 “큰아버지한테 그림 보낼래. 그리고 봄이 오면 큰아버지네에 놀러가자.” 하고 말하는 작은아이. 얼결에 오늘 우체국에 가기로 한다. 금요일이니까. 큰아이한테도 물어본다. “너도 큰아버지한테 그림 선물해 보련?” 큰아버지가 사는 고장은 인천. 인천이라는 고장은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 엄청난 공장에 발전소에 고속도로에 위해시설에 참말 뒤죽박죽인 인천. 인천을 떠올릴 적마다 미나마타병이 나란히 떠오르고, 《신들의 마을》을 새삼스레 들춘다. 다 읽은 지 세 해가 되지만 아직 느낌글을 못 여민다. 이시무레 미치코 님이 쓴 다른 책 《슬픈 미나마타》를 놓고도 느낌글을 쓰기가 퍽 힘들었다. 책 하나에 모든 이야기를 알알이 담았으니 섣불리 갈무리하지 못한다고 할까. 더 가슴에 묻어두었다가 느낌글을 풀어내고 싶달까. 그러나 혼자만 가슴에 품기보다 이웃님도 이 책을 알아보면서 사랑해 주기를 바라니, 곧 느낌글을 여미어야지. 우리가 사는 마을이 모두 하느님 마을이 될 수 있도록, 아니 우리 스스로 우리 마을이 하느님 마을인 줄 알 수 있도록, 우리 보금자리가 새로우면서 아름답고 넉넉한 삶터가 될 수 있도록, 작은 꿈씨를 심고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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