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한산 閑散
거래가 한산하다 → 거래가 뜸하다 / 거래가 적다 / 거래가 없다
오늘은 웬일인지 한산하다 → 오늘은 웬일인지 조용하다
한산한 겨울 바다 → 조용한 겨울 바다 / 한갓짓 겨울 바다
한산한 기차역 → 조용한 기차역 / 한갓진 기차역
휴일의 거리는 한산하였다 → 휴일 거리는 조용했다
‘한산하다(閑散-)’는 “1. 일이 없어 한가하다 2. 인적이 드물어 한적하고 쓸쓸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가(閑暇)하다’는 “겨를이 생겨 여유가 있다”라 하고, ‘한적(閑寂)하다’는 “한가하고 고요하다”라 합니다. 빙글빙글 도는 뜻풀이를 살피다 보면, ‘여유(餘裕)’라는 한자말로 이어지고, 이는 “1. 물질적·공간적·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2.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를 가리키기에, ‘한산·한가·한적’은 느긋하거나 넉넉한 모습을 나타내는구나 하고 헤아릴 만합니다. 한국말로 ‘한갓지다’가 있는데, 한국말사전은 “한가하고 조용하다”로 풀이해요. 돌림풀이예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여섯 가지 한자말 ‘한산’이 나오는데 모두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7.8.12.흙.ㅅㄴㄹ
한산(限産) : 1. 생산을 제한함 2. 산아(産兒)를 제한함
한산(寒山) : [인명] 중국 당나라의 승려(?~?)
한산(寒疝) : [한의학] 1. 산증(疝症)의 하나. 고환이 붓고 차가우며, 당기고 아픈 병이다 2. 한기와 습기가 배 속에 몰려 생기는 일종의 급성 복통
한산(寒酸) : 몹시 가난하여 고통스러움
한산(閑散) : 한량(閑良)과 산관(散官)을 아울러 이르는 말
한산(漢山) : [역사] = 한성(漢城)
지친 몸과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한산한 해변이나 호젓한 숲속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드는 건 어떨까
→ 지친 몸과 머리를 식히고자 조용한 바닷가나 호젓한 숲속에서 책 한 권을 꺼내들면 어떨까
→ 지친 몸과 머리를 식히도록 한갓진 바닷가나 호젓한 숲속에서 책 한 권을 꺼내들면 어떨까
《이상엽-이상엽의 재밌는 사진책》(이른아침,2008) 310쪽
그때처럼 지금도 이 집 주변은 한산하기만 하다
→ 그때처럼 요즘도 이 집 둘레는 조용하기만 하다
→ 그때처럼 이즈음도 이 집 둘레는 한갓지기만 하다
《송정임·김종관-블루 플라크, 스물세 번의 노크》(뿌리와이파리,2015) 191쪽
일요일이라 그런지 공장은 좀 한산하다
→ 일요일이라 그런지 공장은 좀 조용하다
→ 일요일이라 그런지 공장은 좀 한갓지다
《표성배-미안하다》(갈무리,2017) 4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