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학교 (사진책도서관 2016.3.22.)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우리 도서관으로 삼는 폐교인 흥양초등학교 한쪽에 아왜나무가 한 그루 커다랗게 있습니다. 이만큼 우람하게 자란 아왜나무를 아직 다른 곳에서는 못 보았습니다. 옆으로 넓게 퍼졌던 가지가 많이 잘린 뒤 시름시름 앓는 모습을 가지 끝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늘푸른나무인 아왜나무인데 잎이 자꾸 지기만 하고 좀처럼 새 잎이 돋지 못합니다.


  큰아이가 아왜나무한테 다가가서 가만히 끌어안더니, 바닥에 떨어진 잎을 몇 줍습니다. 아왜나무 곁에서 소근소근 무언가를 말하고, 한손에 아왜나무잎을 쥐고서 또 무언가를 말합니다. 나중에 들으니, 큰아이는 “‘불 끄는 나무’가 튼튼하게 자라라고 말해 줬어.” 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불 끄는 나무’란 아왜나무를 가리킵니다. 아왜나무는 둘레에 불이 나면 줄기랑 가지에 가득 그러모은 물기를 바깥으로 거품처럼 뿜어내면서 불길이 더 퍼지지 못하게 막는다고 해요. 그래서 이 나무는 울타리로 삼는다든지 ‘숲불이 퍼지지 않도록 심는 나무(방화수)’이기도 합니다. 아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아왜나무’라는 이름은 말하기 까다로우니, 어쩌면 ‘불 끄는 나무’라는 이름이 한결 쉬울는지 몰라요. 일본에서는 아예 ‘거품나무(아와부키)’라고 합니다.


  아주 따뜻한 고장에서만 사는 아왜나무이기에, 도서관을 고흥에서 꾸리지 않았으면 아왜나무라는 나무가 있는지도 모르는 채 살았으리라 느낍니다. 이름을 들었어도 사진으로만 보았을 테고요. 도서관을 오가면서 아이들하고 늘 아왜나무를 바라보고, 아이는 ‘불 끄는 나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동백나무도 그런데, 아왜나무도 잎사귀가 무척 두툼하고 반짝반짝 빛납니다. 도시에서는 이들 나무가 ‘공기정화’를 훌륭히 한다고 여겨 집안에 조그맣게 키우기도 한다지요.


  모든 책은 나무에서 오는데, 이제껏 나무를 제대로 모르는 채 살았다고 늘 깨닫습니다. 나무가 있기에 책이 태어나고, 나무가 있기에 맑은 바람을 마시며, 나무가 있기에 집을 짓습니다. 봄이 무르익으면서 나무마다 새로운 잎이 반들반들 곱게 돋습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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