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꽃 글쓰기



  옛이야기는 ‘전래동화’라는 이름으로 어린이만 즐기는 살림이 아니라고 느낀다. 옛이야기는 먼 옛날부터 어른하고 아이가 함께 살림을 지으면서 나누던 살림꽃과 같다고 느낀다. 오늘날 나오는 그림책이나 동화책도 이와 같다. 그림책은 아기만 즐기고 동화책만 어린이만 즐기는가? 아니다. 그림책은 아기부터 즐기고, 동화책은 어린이부터 즐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내 눈높이’가 어느 자리에 있는가에 따라서 ‘누구부터 이웃이나 동무로 삼아서’ 쓰는 글인가 하는 테두리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나는 ‘대학원을 마친 지식 눈높이’에 맞추는 글을 쓸 수도 있고, ‘학교 문턱을 밟은 적 없는 지식 눈높이’에 맞추어 글을 쓸 수도 있으며,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새로운 살림을 짓는 지식 눈높이’에 맞추어 글을 쓸 수 있다. 어떤 글을 쓰든 대수롭지 않다. 다만, 스스로 어떤 글을 어떻게 써서 누구하고 나누려고 하는 손길인가 하는 대목은 잘 알아야 할 테지.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살림글’이고, 손수 일구는 살림살이를 글꽃으로 여미는 몸짓이라고 할 만하다. 살림꽃을 글로 나눈다. 2016.3.6.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과 글쓰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6-03-06 11:51   좋아요 0 | URL
아기자기 넘 이쁩니다

숲노래 2016-03-06 13:01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도 아이들하고 이쁜 놀이랑 살림 지으시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