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결에 물든 미국말

 그린 푸드 green food



  ‘그린 푸드’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영어입니다. 영어사전에서 ‘green food’를 찾아보면 “채소, 야채”로 풀이합니다. 영어사전 말풀이에는 ‘남새’나 ‘푸성귀’ 같은 한국말을 쓰지 않습니다. 영어사전이 이 같은 얼거리라면 영어사전을 살펴서 번역을 하거나 영어를 배우는 사람은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겠구나 싶습니다.


 풀밥 . 푸른 밥


  지난날에는 한국말 ‘남새’와 ‘푸성귀’에다가 ‘나물’하고 ‘풀’이라는 네 가지 낱말이면 넉넉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새로운 문화나 문명이 나타나는 만큼, 여기에 새로운 낱말을 빚어서 함께 쓸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풀밥’이나 ‘푸른 밥(또는 붙여서 푸른밥)’이라는 말마디를 쓸 수 있어요.


  ‘풀밥(푸른 밥)’이라고 하면 풀을 잔뜩 차린 밥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또는 ‘풀(남새나 푸성귀)’을 넉넉히 즐기는 밥을 가리킬 수 있어요. 그리고, ‘풀’이라는 낱말로 “푸르게 먹는 밥”을 가리킬 수 있지요. 새롭게 살려서 쓰려는 마음이 있을 때에 낱말도 말결도 말투도 모두 새롭게 거듭납니다. 4348.10.28.물.ㅅㄴㄹ



할머니, 그린 푸드를 많이 먹어야 건강하고 예뻐진다는데 저는 정말 채소가 먹기 싫어요

→ 할머니, 풀밥을 많이 먹어야 튼튼하고 예뻐진다는데 저는 참말 풀이 먹기 싫어요

《길상효·조은정-해는 희고 불은 붉단다》(씨드북,2015) 1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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