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꽃을 알겠니



  도서관 가는 길에 달개비꽃을 본다. 우리 집 뒤꼍에도 달개비꽃이 많이 핀다. 달개비꽃은 꽃이 필 무렵에도 꽃이랑 잎이랑 줄기를 모두 나물로 먹는다. 아주 맛난 나물이다. 환삼덩굴잎에 살몃살몃 가려진 파란 꽃송이를 보고는 아이들을 부른다. “얘들아, 여기 꽃 보이니?” “꽃? 어디?” “잘 보렴.” “안 보이는데.” “잘 봐 봐. 저기 파란 꽃송이 안 보여?” “파란 꽃? 음, 아, 저기 있네. 저기도 있다. 여기도 있어.” “무슨 꽃일까?” “어, 파랑꽃?” “아니야. 뭐, 파랑꽃이라고 해도 되지. 파랑꽃이 좋으면 파랑꽃이라고 해. 파랑꽃은 드무니까. 이 아이는 달개비꽃이라고 해. 꽃도 먹고 잎도 먹어.” “맛있어?” “그럼, 해마다 이맘때에 맛나게 먹지. 너희도 지난해에 많이 먹었어.”


  해마다 먹고 먹고 또 먹고 다시 먹고 새로 먹으면서 열 살이 넘고 열다섯 살이 넘으면 아이들이 먼저 달개비꽃을 알아보고는 조용히 달개비나물을 훑어서 헹군 뒤 밥상에 올릴 수 있으려나.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4348.9.10.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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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9-10 15:30   좋아요 0 | URL
닭의 장풀..달개비..같은거죠??

숲노래 2015-09-10 16:09   좋아요 1 | URL
`닭의장풀`이란 없고,
`닭장 + 풀`이라 `닭장풀`이기도 하고,
그냥 `달개비`입니다 ^^

[그장소] 2015-09-10 16:11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또 배우고 갑니다.고맙습니다.달개비는 원래 이름인거군요..!!

숲노래 2015-09-10 19:04   좋아요 1 | URL
표준 풀이름으로는 `닭의장풀`이 오르는데,
`닭장`도 아닌 `닭의 장`이라는 이름으로
엉뚱하게 붙이는 이름이
어떻게 표준이 되는지
참으로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얄궂지요...
이 얄궂은 이름을 바꾸지도 않고요...

그리고, 돼지우리 소우리 하듯이
닭도 `닭우리`인데
`닭장`이라는 말도
어느 때부터인가 널리 퍼졌습니다..

[그장소] 2015-09-10 19:08   좋아요 0 | URL
음..닭장..우리..우리가 좀더 개방성이 있게 느껴지는데..저는요.
장 은 좀 더 촘촘히 막힌 느낌이고요. 아무래도 일본식에서 온게 아닌지 혈의누...하듯이요.^^

숲노래 2015-09-11 06:12   좋아요 1 | URL
`장`이라는 한자를 넣은 이름에다가 `-의`까지 붙였으니
아무래도 일본에서 넘어온 말투이지 싶어요

2015-09-10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1 0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1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1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5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9-15 11:59   좋아요 0 | URL
발음할 적에 미ㅡ루 나무보다 미ㅡ류나무라고 하기가 더쉽다는 걸 말한건데..예전엔 미류나무가 더 굳어져 있었던 것처럼요.실재 글자는 미루 라고 쓴다는 것을 알아도..미르ㅡ도 말밑이 같군요..아~~^^
고맙습니다.궁금했는데..맞냐 틀리냐보다..저도 좀 더 많이 찾아봐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궁금한걸 못 참아서..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