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194 : 농로農路



베아트릭스가 힐 탑을 구입했을 때는 현관 맞은편 농로農路 건너에 돌담을 두른 작은 채마밭이 유일한 정원이었다

《수전 데니어/강수정 옮김-베아트릭스 포터의 집》(갈라파고스,2010) 138쪽


 농로農路 건너

→ 마을길 건너

→ 시골길 건너

→ 들길 건너

→ 고샅 건너

 …



  한자말 ‘농로(農路)’는 “농사에 이용되는 길”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 뜻풀이를 더 보면, “농가와 경지 사이 또는 경지와 경지 사이를 연결하여, 사람이나 차량이 다니고 비료나 수확물 따위를 운반하는 길을 이른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농도(農道)’라는 한자말도 나옵니다. ‘농로’와 ‘농도’는 똑같은 낱말이라고 합니다.


  보기글을 찬찬히 읽습니다. 시골마을에 있는 어느 집 앞으로 ‘농로’가 있다 하고, 이 길 건너에 돌담을 두른 밭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 길은 마을 한복판에 있습니다. 이때에는 ‘마을길’이라 할 만하겠지요. 숲과 들과 논밭이 있는 마을이라면 시골이기에 ‘시골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까이에 들이 펼쳐지면, ‘들길’입니다. 그리고, 마을에 놓아 집과 밭 사이를 잇는 조그마한 길이라 한다면 ‘고샅’입니다.


 농로를 닦다

→ 들길을 닦다

→ 마을길을 닦다

 농로를 정비하다

→ 시골길을 손질하다

→ 고샅을 손보다


  길이기에 ‘길’이라 합니다. 길이 밭과 밭 사이에 있으면 ‘밭길’이라 하면 됩니다. 논과 논 사이에 있는 길은 ‘논길’이 될 테지요. 마을에서는 ‘고샅’이고, 동네에서는 ‘골목’입니다. 시골에서는 으레 ‘시골길’이라 하는데, 도시에서는 그냥 ‘길’이거나 ‘찻길’이 됩니다. 4347.8.18.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베아트릭스가 힐 탑을 장만했을 때는 이 집 맞은편 고샅 건너에 돌담을 두른 작은 남새밭이 꼭 하나 있는 뜰이었다


‘구입(購入)했을’은 ‘장만했을’이나 ‘마련했을’로 다듬고, 일본 한자말 ‘현관(玄關)’은 ‘문간’으로 다듬습니다. “현관 맞은편”은 “집 맞은편”이나 “이 집 맞은편”으로 더 다듬을 수 있습니다. ‘채마(菜麻)밭’은 ‘남새밭’이나 ‘텃밭’으로 손질하고, “유일(唯一)한 정원(庭園)이었다”는 “꼭 하나 있는 뜰”이나 “딱 하나 있는 뜰”이나 “오직 하나 있는 꽃밭”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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