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까닭
글은 읽히려고 쓸까? 맞다. 글은 틀림없이 읽히려고 쓴다. 그러면, 누구한테 읽히려고 쓰는 글인가? 왜 읽히려고 쓰는가?
누구보다도 나 스스로한테 이야기를 하고 나 스스로 읽으려고 쓰는 글이 된다고 느낀다. 껍데기인 나한테가 아닌 알맹이인 나한테 읽히려고 쓰는 글이라고 느낀다. 내 마음속에 있는 하느님한테 참과 거짓을 밝혀 들려줄 이야기가 있기에 쓰는 글이라고 느낀다.
어느 글을 쓰든 거짓을 쓸 수 없다. 글을 쓰는 사람 스스로 알아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거짓말을 쓰곤 한다. 왜냐하면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은 삶부터 거짓이니, 글이 저절로 거짓스럽게 나온다. ‘글은 거짓’이지만 ‘거짓을 글로 쓰는 그이 삶은 참’이다. 다시 말하자면, 거짓스레 살아가는 사람은 ‘거짓스레 글을 쓰는 일’이 그이한테는 ‘참모습’이고 ‘참삶’인 셈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무서운 대목이라면, 스스로 거짓스러운 삶인 줄 깨닫지 못하면서 거짓스러운 글을 쓰는 일이라고 느낀다.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이런 글은 쉬 알아채리라 느낀다. 이를테면, 독재정권을 휘두른 사람들이 뱉은 말과 쓴 글을 보라. 민주와 평화를 짓밟는 이들이 뱉는 말과 쓰는 글을 보라. 이러한 말과 글은 얼마나 거짓스러운가. 그렇지만, 이러한 말과 글을 내놓는 이들 스스로 참다운 삶이 아닌 거짓스러운 삶을 누리기에, 이들이 내놓는 말과 글은 온통 거짓투성이가 될밖에 없다.
나는 참을 말하는가? 나는 참을 글로 쓰는가? 예배당에 있는 하느님한테 대고 다짐할 까닭은 없다. 언제나 나 스스로 내 가슴에 대고, 내 마음속에 있는 나한테 다짐을 할 노릇이다. 나 스스로 가장 맑고 밝은 넋이 되어 글을 쓰는가? 나 스스로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빛이 되어 글을 쓰는가? 4346.11.1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