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200) 아래의 1 : 언덕 아래의 공터

 

그리고 기자를 데리고 언덕 아래의 공터로 향했습니다
《쿠루사(글),모니카 도페르트(그림)/최성희 옮김-놀이터를 만들어 주세요》(동쪽나라,2003) 41쪽

 

  ‘공터(空-)’는 ‘빈터’로 고칩니다. ‘향(向)했습니다’는 ‘갔습니다’로 고쳐 주고요.

 

 언덕 아래의 공터로
→ 언덕 아래 빈터로
→ 언덕 아래에 있는 빈터로
 …

 

 언덕 위에 있으면 “언덕 위 빈터”입니다. “언덕 위에 있는 빈터”이기도 하고요. 언덕 위에 있는 집이면 “언덕 위 집”이나 “언덕집”입니다. 움막이 다리 밑에 있다면 “다리 밑 움막”이고, 책방이 굴다리 둘레에 있으면 “굴다리 책방”입니다. 4341.1.8.불/4346.8.2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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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자를 데리고 언덕 아래 빈터로 갔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0) 아래의 2 : 아래의 내용

 

이시모토 야스오 씨와 의논해서 편집한 것이 아래의 내용이었다
《오쓰카 노부카즈/송태욱 옮김-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한길사,2007) 27쪽


  ‘의논(議論)해서’는 ‘이야기해서’로 다듬습니다. ‘의논’은 “의견을 주고받음”을 뜻해요. ‘의견(意見)’은 ‘생각’을 가리키는 한자말이에요. 곧 ‘의논해서’란 ‘생각을 주고받아서’를 나타내고, 이 글월은 “이야기해서”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편집(編輯)한 것이”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엮은 글이”나 “엮은 줄거리가”로 손볼 수 있습니다. ‘내용(內容)’은 ‘줄거리’로 손봅니다.

 

 아래의 내용이었다
→ 다음 줄거리였다
→ 다음과 같다
→ 이와 같다
 …

 

  신문이나 책이나 잡지 같은 데에서 으레 “아래의 내용”처럼 쓰곤 하는데, 이 말투는 일본 말투입니다. 또한, 올바르지 않은 말투입니다. 이 보기글은 일본책을 옮기면서 “아래의 (무엇)” 같은 말투가 일본 말투인 줄 잘 보여주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셔요. “아래의 내용”이라 하고는 쪽이 다음 쪽으로 넘어가 ‘맨 위’에 나와도 ‘아래’가 될까요? 아니지요. 그래서, 정 무슨 말이라도 적고 싶다면 ‘다음’을 넣어 “다음 내용”이나 “다음 줄거리”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글을 쓸 때가 아닌 말을 할 때를 생각해 보셔요. 말을 할 때에 “아래 줄거리”라고 말하면 어떠한가요? 참으로 아리송하거나 엉뚱한 소리가 됩니다. 그런데, 애써 ‘다음’이라는 낱말을 잘 살펴서 쓰더라도 “다음의 내용”이나 “다음의 줄거리”처럼 적으면 도로 뒤틀려요. 토씨 ‘-의’를 잘 덜어서 써야 알맞습니다. 글을 쓸 때나 말을 할 때에 두루 알맞게 쓰자면 “이와 같다”고 하면 됩니다. 4346.8.2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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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토 야스오 씨와 얘기해서 엮은 줄거리가 이와 같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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