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스미는 빛 (도서관일기 2012.12.2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나는 1982년에 국민학교에 들어가서 1987년에 마쳤는데,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배운 교실은 나무바닥인 곳, 이른바 골마루였다. 처음에는 나무바닥 골마루 있는 2층짜리 건물만 있다가, 아이들 숫자가 늘며 돌바닥 건물을 4층짜리로 새로 올렸다. 언젠가 가 보니 2000년대에 새 건물 하나 들어섰고, 그 뒤 몇 해 지나지 않아 나무바닥 골마루 건물은 사라지면서, 이 자리에 새 건물이 또 올라오더라. 아마, 이제는 나무바닥 골마루 건물은 거의 안 남았으리라 본다. 백 해가 넘었다는 건물을 고스란히 건사한 데가 있으면, 오래된 역사를 바탕으로 골마루가 남을는지 모르지만, 골마루를 뜯어 돌바닥으로 바꾸지 않을까 싶다.


  우리 서재도서관 교실이 나무바닥이요, 교실과 교실은 골마루로 이어지는 모습이 무척 좋다. 우리 아이들이 도서관으로 마실을 올 적에, 나무바닥을 신나게 뛰어다니며 구르고 길 수 있어 참 즐겁다. 돌바닥 아닌 나무바닥에서는 개구지게 뛰다가 뒤로 자빠져서 머리를 쿵 찧어도 그리 안 아프다. 소리는 되게 크게 나지만, 살짝 띵 하다가 벌떡 일어날 수 있다. 나도 어릴 적 국민학교에서 골마루에서 개구지게 뛰다가 곧잘 뒤로 발라당 자빠지곤 했는데, 이때마다 머리를 쿵 박지만, 머리를 몇 번 쓰다듬으며 싱긋 웃었다. 돌바닥 교실에서 자빠질 때에는 머리가 띵 하고 울리면서 오래도록 어지럽고 아팠다.


  오늘은 모처럼 아이들은 집에 두고 혼자 도서관으로 나온다. 우체국에 가서 부칠 책 몇 권 챙기고는, 물끄러미 여러 교실을 돌아본다. 한겨울 찬바람이 싱싱 불지만, 교실 안쪽은 고즈넉하다. 따사로운 볕이 유리창으로 스며든다. 나무바닥으로 햇살이 드리운다. 난로도 무엇도 없지만, 겨울 한낮에는 유리창으로 스며드는 볕살이 있어 좋다. 이 볕살은 우리 도서관을 곱게 어루만지면서 따사로이 보듬어 주겠지. (ㅎㄲㅅㄱ)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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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2013-01-1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무바닥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 딸아이 보낼 유치원도 나무바닥 한가지 보고 골랐네요~~ 그 딸이 벌써 대학3학년....^^;;;

숲노래 2013-01-12 09:05   좋아요 0 | URL
오오,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