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71) 직관적 1 :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그 영혼이 태아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나타났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 단지 우연이 아니라 엄청난 치유와 은혜를 지닌 의도와 목적이 있는 것이라는 직관적 지식이 깔려 있었다
《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민들레,2004) 64쪽
“그 영혼(靈魂)”은 “그 넋”으로 손보고, “연결(連結)되어 있다는 말을 전(傳)하기 위(爲)해”는 “이어졌다는 말을 들려주려고”나 “이어졌다는 말을 하려고”로 손보며, “나타났다는 것을”은 “나타났음을”이나 “나타났다고”나 “나타난 줄을”로 손봅니다. ‘단지(但只)’는 ‘다만’이나 ‘그저’로 다듬고, “엄청난 치유(治癒)와 은혜(恩惠)를 지닌 의도(意圖)와 목적(目的)이 있는 것이라는”은 “널리 달래고 사랑하려는 뜻과 생각이 있다는”으로 다듬으며, “깔려 있었다”는 “깔렸다“로 다듬어 봅니다.
‘직관(直觀)’은 “(1) 감관의 작용으로 직접 외계의 사물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얻음 (2)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을 뜻하고, ‘직관적(直觀的)’은 “판단이나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을 뜻한다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직접적으로 파악하는”이 ‘직관적’인 셈입니다. 그러면 ‘직접적(直接的)’이란 무엇일까요. 국어사전을 다시 들춥니다. 이 한자말은 “중간에 제삼자나 매개물이 없이 바로 연결되는”을 뜻한다 해요. 그러니까, ‘직관적 = 바로 연결하여 파악하는’을 뜻하는 한자말이요, 한국말로 더 쉽게 풀이하면 ‘직관적 = 바로 이어서 헤아리는’인 셈이고, 간추리자면 ‘직관적 = 곧바로 보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직관적 판단을 하다
→ 곧바로 생각하다 . 곧장 생각하다 . 막바로 생각하다
직관적인 인식
→ 곧바로 깨닫기 . 곧장 느끼기 . 막바로 알아차리기
찬찬히 생각합니다. 어떤 낱말을 골라서 써야 알맞고, 어떤 낱말을 가려서 이야기를 빛내야 좋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을 곧바로 드러내기 좋은 낱말을 돌아봅니다. 내 넋을 누구나 금세 알아차리도록 이끄는 말마디는 어떠한가 헤아립니다.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 곧바로 알아차렸다 . 금세 알아차렸다 . 바로 알아차렸다
더 쉽게 써야 하는 글이라기보다 한결 알아차리기 좋게 쓸 글이면 즐겁다고 느낍니다. 여러모로 꾸미는 글보다 살가이 보듬거나 보살피는 손길로 추스르는 글이면 사랑스럽다고 느낍니다.
한자말 ‘직관’이 쓸 만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말 ‘바로보기’를 쓸 수 있어요. ‘바로생각’처럼 새말을 빚을 수 있습니다.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로 생각하는 힘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일이 훨씬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4337.11.13.흙./4345.4.6.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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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넋이 태아와 이어졌다는 말을 들려주려고 나타난 줄을 곧바로 알아차렸다 … 그저 우연이 아니라 널리 달래고 사랑하려는 뜻과 생각이 있다고 알아보는 지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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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736) 직관적 2 : 직관적으로 느꼈다
나는, 아아,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걸 직관적으로 느꼈다
《엔도 슈사쿠/김석중 옮김-유모아 극장》(서커스,2006) 136쪽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걸”은 “좋은 사람이구나 하고”나 “좋은 사람이라고”로 다듬어 봅니다. 앞에 ‘아아’ 하는 느낌말이 있으니, “이 사람은 좋네, 하고”나 “이 사람은 좋구나, 하고”처럼 다듬어도 괜찮아요.
좋은 사람이라고 직관적으로 느꼈다
→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 좋은 사람이라고 곧바로 느꼈다
→ 좋은 사람이라고 그대로 느꼈다
→ 좋은 사람이라고 문득 느꼈다
…
보기글에서는 ‘느끼다’라는 말마디를 뒤에서 바로 쓰니까, 굳이 ‘직관적’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있는 그대로 쓰기만 하면 넉넉합니다. 한편, ‘어떻게 느꼈는지’ 힘주어 말하고 싶다면 여러모로 풀어 볼 수 있어요. 곧바로 느꼈다고, 또는 그대로 느꼈다고, 또는 문득 느꼈다고, 또는 불현듯이 느꼈다고, 또는 어렴풋이 느꼈다고, 또는 ……. 사람마다 누군가를 만날 때 받는 느낌이란 다 다르기 마련이니, 이 다 다른 느낌을 ‘느꼈다’ 앞에 살짝 넣어 봅니다.
(4339.12.4.달./4345.4.6.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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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아, 이 사람은 좋구나 하고 금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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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1647) 직관적 3 : 직관적으로 작업한다
그의 영화들은 늘 어떤 유형성을 보이며 세심하게 조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계획 없이 직관적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박태희-사진과 책》(안목,2011) 158쪽
“그의 영화들은”은 “그가 찍은 영화들은”으로 다듬고, “어떤 유형성(類型性)을 보이며”는 “어떤 틀을 보이며”나 “비슷한 틀을 보이며”로 다듬습니다. “세심(細心)하게 조작(造作)된 것처럼”은 “하나하나 빈틈없이 짠 듯이”나 “꼼꼼하게 짜거나 엮은 듯이”로 손보고, ‘대부분(大部分)’은 ‘거의 모두’로 손봅니다. “계획(計劃) 없이”는 “미리 짜지 않고”나 “미리 생각하지 않고”나 “어떤 틀을 먼저 세우지 않고”로 손질하고, “작업(作業)한다고”는 “영화를 찍는다고”로 손질합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추스른 다음, “그가 찍은 영화들은 늘 비슷한 틀이 보이며 빈틈없이 짠 듯이 보이지만 거의 모두 어떤 틀을 미리 짜 놓지 않고 그때그때 느끼는 대로 찍는다고 한다”처럼 보기글을 통째로 다시 적어 봅니다. 말뜻과 말마디를 한결 또렷하게 밝히면서, 어느 대목을 어떻게 더 추슬러야 좋은지는, 사람들마다 다 다르게 느끼리라 생각해요. 마음을 기울이는 만큼 글도 말도 넋도 삶도 한결 넉넉하거나 따사로이 보듬을 수 있습니다. 사랑을 쏟는 만큼 글이나 말이나 넋이나 삶 또한 더 알차거나 싱그러이 북돋울 수 있어요.
직관적으로
→ 생각나는 대로
→ 떠오르는 대로
→ 느끼는 대로
…
느낌을 잘 살리면서 넋과 말을 살리면 좋겠습니다. 생각을 잘 추스르면서 꿈과 사랑을 빛내면 기쁘겠습니다. 마음을 잘 가꾸면서 삶과 이야기 또한 아름다이 일구면 고맙겠습니다.
생각으로 빛내는 말이고, 생각으로 살찌우는 글입니다. 마음이 있을 때에 살리는 말이요, 마음을 활짝 열면서 갈고닦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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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찍은 영화들은 어떤 틀을 보이며 빈틈없이 엮은 듯 보이지만, 으레 그 자리에서 느낌을 살려 찍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