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35) 개의 12 : 두 개의 쌀

 

이에 비해 앞으로 수입될 미국 쌀의 예상 가격은 10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여러분이라면 마트에 두 개의 쌀이 동시에 진열되어 있을 때 어느 쌀을 사 먹겠습니까
《길담서원 청소년 인문학교실-나에게 돈이란 무엇일까?》(철수와영희,2012) 25쪽

 

  “이에 비(比)해”는 “이와 견줘”나 “이와 달리”로 다듬고, ‘수입(輸入)될’은 ‘들어올’로 다듬으며, “미국 쌀의 예상(豫想) 가격(價格)은”은 “미국 쌀값은 아마”나 “미국 쌀값은 얼추”로 다듬어 봅니다. “동시(同時)에 진열(陳列)되어 있을 때”는 “나란히 놓였을 때”나 “한자리에 놓였을 때”로 손질합니다.

 

 두 개의 쌀이 (x)
 두 가지 쌀이 (o)

 

  한국사람은 쌀로 밥을 지어 먹습니다. 한국사람은 쌀밥을 먹습니다. 보리를 섞어 먹거나 콩이나 수수나 기장을 섞어 먹기도 합니다. 곡식을 먹는 셈인데, 어느 곡식을 먹든 내 몸을 알맞게 살찌우려 합니다.


  쌀을 푸대에 담습니다. 푸대는 자그마해 일 킬로그램 들이가 있고, 조금 큰 삼 킬로그램이나 오 킬로그램 들이가 있습니다. 십 킬로그램이나 이십 킬로그램, 때로는 사십 킬로그램 푸대가 있어요. 푸대를 셀 때에는 ‘하나 둘 셋’이라고 할 때가 있으며, ‘한 개 두 개 세 개’라 할 때가 있습니다. 예부터 ‘한 섬 두 섬 석 섬’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보기글에서는 ‘푸대에 담긴 쌀’이라는 뜻에서 ‘두 개’처럼 적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쌀푸대 두 개’라 안 적고 ‘쌀 두 개’라 적으니 어딘가 얄궂습니다. 쌀알이 꼭 둘 있다는 셈인지 무슨 소리인지 살짝 아리송합니다. 더군다나 “두 개의 쌀”처럼 토씨 ‘-의’를 붙이니 더 얄궂습니다.


  아무쪼록 어떻게 말을 하고 어찌 글을 써야 알맞을까를 찬찬히 헤아리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을 곱게 담는 말을 살피고, 내 뜻을 맑게 빛내는 글을 그릴 줄 알면 좋겠습니다. (4345.3.21.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써 보기
이와 견줘 앞으로 들어올 미국 쌀값은 얼추 10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여러분이라면 가게에 두 가지 쌀이 나란히 있을 때에 어느 쌀을 사 먹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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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21 08:40   좋아요 0 | URL
어찌 글을 써야 알맞을까 찬찬히 헤아리는 것
참 어려운 일 같아요

숲노래 2012-03-21 08:58   좋아요 0 | URL
찬찬히 헤아리면 길은 잘 열려요~
헤아리지 않을 때에는 길이 안 열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