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사진잔치 엽서

 


 2011년 12월 1일부터 2012년 1월 29일까지 인천 남구 도화동에 자리한 수봉도서관에서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이라는 이름으로 조그맣게 사진잔치를 열었다. 내 인천 골목 사진으로 인천 공공기관 한 곳에서 사진잔치를 열었기에 참 기뻤다. 사진잔치를 마친 사진들은 도서관 한쪽에 남겠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누군가 챙길는지 모르고, 어쩌면 창고에 쌓여 먼지를 먹을는지 모른다. 그래도 이렇게 골목동네 이야기 한 자락 남을 수 있다고 느껴 고맙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고향인 인천이지만, 옆지기가 태어나 자란 고향은 광명이다. 옆지기가 태어나 자란 광명은 들판이 있고 흙길이 있던 아스라한 골목동네였으나, 이제 광명은 온통 아파트누리로 탈바꿈했다. 내가 태어나 자란 인천에는 골목동네가 곳곳에 많이 남기는 했어도, 온통 아파트누리로 한창 바뀐다. 갯벌을 메워 공항을 짓고 발전소를 지으며 새도시를 짓는다. 호젓한 골목동네에서 어여쁜 꽃송이 피어나기 너무 벅차다.

 

 나랑 옆지기가 나고 자란 터하고는 사뭇 멀디먼 전라남도 고흥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살아간다. 우리 네 식구는 이곳 고흥에서 뿌리를 박으며 살아갈 꿈을 키운다. 어디 멀리 나갈 일 없도록 살아가고, 애써 도시로 마실을 나가지도 않는다. 이리하여, 내 사진으로 사진잔치가 고향에서 열렸으나, 나랑 옆지기랑 아이들은 찾아가서 구경을 하지 못한다. 사진잔치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나서야 비로소 사진잔치 때에 쓴 엽서를 받아서 구경한다.

 

 인천 골목길 사진을 찍어 사진잔치를 열고 사진책도 하나 내놓았는데, 나는 막상 ‘골목길’이라는 낱말은 잘 안 쓴다. 틀림없이 골목길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내가 골목길에서 바라보고 느끼며 함께 살아내던 이야기는 ‘골목꽃’이기 때문이다. 곧, 내 사진은 ‘골목길 사진’이 아니라 ‘골목꽃 사진’이다. 나는 골목길에서 ‘길’도 ‘풍경’도 ‘어린이’도 ‘할머니’도 ‘집’도 보지 않았다. 오직 한 가지, 골목동네 보금자리를 환하게 밝히며 싱그러이 보듬는 꽃송이 하나만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꽃이 있어 골목길이 환하다. 꽃이 있어 시골마을이 훤하다. 꽃이 피어 골목동네에 열매와 새로운 씨앗이 맺는다. 꽃이 피어 시골자락에 열매랑 새로운 씨앗이 흐드러진다. (4345.2.23.나무.ㅎㄲㅅㄱ)

 

 

 

 

(골목꽃 이야기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들여다보셔요~ ^^;;)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주 2012-02-23 17:24   좋아요 0 | URL
정겨운 골목길 풍경이네요!
우리 대구엔 아주 꼬불꼬불하고 좁다란, 일제시대 때 지은 집들도 있는 그런 골목들이 있어요. 갑자기 그런 골목이 그립네요.

숲노래 2012-02-23 19:01   좋아요 0 | URL
아, 대구에 계시군요.
대구에는 시청역과 동대구역 사이던가,
그쪽에 <대륙서점>이라고 하는 훌륭한 헌책방이 있어요.
경북대 뒷문에도 무시무시하게 책이 쌓인 헌책방이 있고요.

대구 골목길도 어여쁘다고 생각해요~

2012-02-25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2-02-24 21:31   좋아요 0 | URL
인천은 뭐랄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같아요.송도 신도시같은 경우는 정말 테크노밸리같단 생각이 드는 반면 옛 공단 지역은 과거 7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것 같더군요.

숲노래 2012-02-25 22:05   좋아요 0 | URL
어디나 옛날과 오늘날이 함께 있는데,
인천은 좀 이런 편차가 되게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