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21] 50% OFF 반값 주간 베스트 10

 “50% OFF 반값”이 맞는 말이 될까 하고 한참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런 말마디를 생각하느라 애먼 나날을 갉아먹지 않느냐 싶습니다. 말이 되든 안 되든, 오늘날 이 나라 사람들은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아랑곳하지 않으며 받아들이니까요. 가만히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50%를 깎은 반값”이라는 소리이니까요. 그런데, ‘반값’이면 반값입니다. 반값이니 굳이 반값 앞에 ‘50%’라는 꾸밈말을 달 까닭이 없습니다. 반값이라면, 에누리를 했다는 소리이니 ‘OFF’ 같은 말마디 또한 붙일 일이 없습니다. 말을 말다이 쓰지 못하는 삶이니, 말을 말다이 여미지 못하면서, 저절로 내가 미국사람이라도 되는듯이 ‘best ten’ 같은 영어를 어디에나 손쉽게 적바림합니다. (4344.1.2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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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1-29 20:02   좋아요 0 | URL
뭐 우리 말에도 그런 것이 꽤 많지요.동일한 뜻인데 우리말+한자의 조합 말이에요.이렇게 적고 보니 갑자기 그런 단언들이 생각나질 않네요^^;;;;

숲노래 2011-01-29 20:35   좋아요 0 | URL
요 얼마 앞서 제가 낸 <사랑하는 글쓰기>가 그런 얄궂은 말들 사례를 108가지 모아서 엮었어요. 이루 셀 수 없이 참 많답니다.

흔히 쓰는 "부담감을 느끼다"나 "공포감을 느끼다" 같은 말투가 바로 카스피 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조합이기도 해요. '부담감'이란 "부담스러워 하는 느낌"이고 '공포감'은 "공포스러워 하는 느낌"이니까 "부담을 느끼다"나 "공포를 느끼다"라고만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웬만한 한자말 말투 끝에 '-성'을 붙일 때에도 거의 겹말이 되곤 해요. '진정성'이 아닌 '진정'이라고만 해야 합니다. "진정성이 없다"가 아니라 "진정이 없다"처럼... '-화'를 붙이는 말투들, 이를테면 "세계화되다"나 "현대화하다"나 "특화되다"가 모두 겹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