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철이 고정순 그림책방 4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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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6.

그림책시렁 1668


《로봇 철이》

 고정순

 길벗어린이

 2025.11.7.



  《로봇 철이》를 보면 사람들이 ‘심부름꾼(로봇)’을 고맙다고 여기면서 ‘이름’을 붙인다는 줄거리로 첫머리를 여는데, 정작 ‘사람들’한테는 이름이 없습니다. 오늘날 ‘서울나라’란 ‘사람들’한테는 이름이 없이 ‘국민·시민·주민·민중’ 같은 헛이름을 붙이는 굴레입니다. 이런 굴레를 보여주려나 싶기는 한데, 《로봇 철이》에 나와서 서울살이(in Seoul)를 하는 사람들은 어쩐지 서울에서는 안 쓸 듯한 ‘알불(알전구)’을 만들며 돈을 번다고 나와요. 그런데 사람들이 어떻게 알불을 만들까요? 땜질을 하는 손짓 같지는 않고, 심부름꾼 모습도 퍽 엉성합니다. ‘로봇도 사람과 같다’고 하는 ‘빛(인권·다양성)’을 내세우려는 얼개로구나 싶습니다만, ‘로봇도 사람과 같’아서 ‘마음이 있다’고 말하기 앞서, 모든 사람한테 다 다르게 마음이 있는 삶을 그려낼 노릇입니다. 우리가 다 다르게 마음이 있다면 똑같이 쳇바퀴를 달리면서 ‘만듦이(공장노동)’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문명 비판 + 서울 비판’을 그림책에 담기보다는, ‘사람살이’가 무엇인지 보여주면서 ‘살림짓기’와 ‘숲살이’를 담는 붓끝이면 돼요. 〈와일드 로봇〉 닮은꼴로 《로봇 철이》를 짤 수야 있겠지만, 오늘날 우리가 바라볼 곳이란 “우리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들숲메바다”랑 “우리 눈길”을 봐야 하지 않나요?


ㅍㄹㄴ


《로봇 철이》(고정순, 길벗어린이, 2025)


번호 대신 로봇 철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 셈값 아닌 철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 셈갈래 아닌 철이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3쪽


위험한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 아슬한 일을 맡기려고 만든 망석중이

→ 궂은 일을 시키려고 만든 돌사람이

4쪽


적당한 밝기의 알전구가 만들어지면

→ 알맞게 밝은 알불빛이 다 되면

→ 꼭 밝게 불공을 다 여미면

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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