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31.
《코끼리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이지원 글, 피스북스, 2024.10.10.
아침에는 구름이 짙다. 가랑비가 듣는가 했으나 해가 난다. 낮에 이르니 소나기가 한 줄기 스친다. 다시 해가 나고 저녁에 새롭게 빗줄기가 우렁차다. 이제 밤에 이르러 풀벌레 노래잔치로 휩싸니, 더 비는 안 올 듯싶다. 오늘은 맵밥(카레)을 끓인다. 맵밥은 밑감을 손질하느라 품이 들 뿐 매우 쉽다. 여러모로 보면 다른 밥차림도 비슷하다. 밑감을 손질하는 길에 품을 들여야 비로소 이모저모 가다듬어서 밥을 수월히 짓는다. 《코끼리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를 읽었다. ‘구경하는 들숲메짐승’이 아닌 ‘함께사는 들숲메짐승’으로 바라보는 길을 배우고 싶어서 멀리 ‘코끼리 보금자리’에서 땀흘린 나날을 간추린 줄거리이다. 버림받거나 팔린 코끼리를 품어서 끝삶까지 거두는 ‘보금자리(생츄어리)’가 있다고 한다. 뜻깊은 줄거리라고 느낀다. 다만, 책에 쓴 말이 너무 뒤죽박죽이다. 영어와 일본말씨가 너무 많다. 푸른길을 바란다면 푸른마음으로 푸른말을 함께 살필 노릇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보면 ‘버림받거나 팔리는 새’가 많고, 그냥 버림받으며 괴로운 철새와 텃개도 넘친다. 우리는 ‘제비 돌봄숲’이나 ‘참새 돌봄터’를 건사할 수 있을까? ‘뜸북새 돌봄논’이나 ‘맹꽁이 돌봄늪’을 품을 수 있을까? 코끼리뿐 아니라 뭇숨결하고도 마음을 나누는 길을 헤아리고 이을 적에 비로소 푸른빛을 밝히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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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