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를 말하기 (리커버)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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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8.

다듬읽기 140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콜라주

 2020.6.30.



  《말하기를 말하기》(김하나, 콜라주, 2020)를 읽는데, ‘말’을 ‘한다’기보다는, 자꾸 ‘만들’거나 ‘꾸미’거나 ‘씌우’는구나 싶습니다. 말은 그저 하면 됩니다. 말이란, 마음을 담아서 들려주는 소리입니다. 나는 내 마음을 내 나름대로 말로 그리고, 너는 네 마음을 네 나름대로 말로 풀어요. 마음하고 마음을 주고받기에 ‘이야기’라 하지요. ‘이야기 = 잇는 길’입니다. 마음하고 마음을 말이라는 길로 잇기에 ‘이야기’라서, ‘이야기 = 나누는·주고받는·오가는 말과 길’이라 할 만합니다. 그런데 말을 하기보다는 만들거나 꾸미거나 씌우면, 마음이 오가지 않고 오히려 막히거나 막을 테지요. 구태여 멋을 부려서 쓰는 말이란 덧없습니다. 어깨힘을 빼고 마음을 들려주면 됩니다. 멋지거나 예뻐 보이려고 꾸미지 말아요. 마음이란, 꾸미면 꾸밀수록 빛을 잃어요. 투박하고 수수하고 쉽게 말빛을 살리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밭에 사랑씨앗을 심습니다. 여러모로 안타까운 책입니다.


ㅅㄴㄹ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초현실적이다

→ 오늘 이 한때는 조금 꿈같다

→ 오늘 여기는 조금 믿기지 않는다

→ 오늘 이 하루는 조금 거짓같다

15쪽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극소수의 사람 외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 내가 아늑하게 느끼는 몇몇이 아닌 사람들 앞에서

→ 내가 포근하게 느끼는 드문 사람들이 아니라면

17


반장이라는 자리가 주어지자 나의 말하기 패턴은 판이하게 바뀌었다

→ 내 말결은 모둠지기 자리를 맡자 바뀐다

→ 나는 모둠빛지를 맡고서 다르게 말했다

→ 나는 두레지기를 하면서 말씨를 바꾸었다

23


나의 언어생활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 내 말글살이는 새길을 맞는다

→ 내 말살림은 새롭게 나아간다

→ 내 글밭은 새 너울목을 맞는다

27


누구든 말하기의 교사로 삼을 수 있다

→ 누구든 말하기를 가르칠 수 있다

→ 누구든 말하기 길눈으로 삼을 수 있다

→ 누구든 말빛잡이로 삼을 수 있다

44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미리 재단하지 않게 된 것이다

→ 이제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미리 가르지 않는다

→ 어느새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미리 끊지 않는다

→ 어느덧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넘겨짚지 않는다

50


실질적인 우리집의 가훈이 무엇인지를 저는 세월이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닫게 됐습니다

→ 저는 우리집 배움말이 무엇인지를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 저는 우리집에서 무엇을 가르쳤는지 한참 흘러서야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70쪽


대다수가 혼곤히 전멸한 상황에서

→ 다들 꾸벅꾸벅 조는데

→ 거의 꿈나라로 가는데

→ 아홉열은 해롱거리는데

82


국문학을 전공한 나는 구비문학을 공부할 때 그 말소리의 리듬감이 어찌나

→ 나는 우리글밭을 다루며 삶글을 익힐 때 말소리가 어찌나

→ 나는 글꽃밭에서 시골말을 배울 때 말가락이 어찌나

→ 나는 배달글길을 파며 살림글을 들을 때 말빛이 어찌나

202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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