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번역 飜譯
우리말로 번역이 안 되었지만 → 우리말로 옮기지 않았지만
직접 번역된 것은 없었다 → 바로옮긴 글은 없다
국어로 번역하다 → 우리말로 바꾸다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쉽지 않다 → 이웃말로 담기는 쉽지 않다
‘번역(飜譯)’은 “어떤 언어로 된 글을 다른 언어의 글로 옮김 ≒ 수역·역”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옮기다·글옮기다’나 ‘풀다·담다·갈음’으로 고쳐씁니다. ‘바꾸다·고치다’나 ‘삭이다·곰삭이다’로 고쳐쓸 만하고, 때로는 ‘알아내다·알아듣다·알아맞히다·알아보다·알아차리다’로 고쳐씁니다. ㅅㄴㄹ
완전무결한 번역을 만나기란 아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기 위해
→ 깨끔한 옮김말을 만나기란 아주 쉬운 일이 아닌 줄 다시 새기도록
→ 말쑥한 옮김말을 만나기란 아주 쉬운 일이 아닌 줄 되새기고자
《한국과 西洋》(정기수, 을유문화사, 1988) 190쪽
우리말로 번역한 것인데 그 번역은 나의 아내가 했고
→ 우리 곁님이 우리말로 옮겼는데
《중고생을 위한 도올 선생의 철학 강의》(김용옥, 통나무, 1986) 99쪽
단행본으로는 나오지 않은 번역 등은 이 부록에서 제외되었다
→ 낱책으로는 나오지 않은 옮김글은 이 꾸러미에서 뺐다
→ 낱책으로는 나오지 않은 옮김글은 여기에 안 넣었다
《한국과 西洋》(정기수, 을유문화사, 1988) 279쪽
자신과는 이질적인 것을 번역문으로 읽고 있는 거라고 자각하기만 한다면
→ 저와는 다른 삶을 옮김글로 읽는다고 스스로 느끼기만 한다면
→ 나와는 사뭇 다른 길을 옮김말로 읽는다고 깨닫기만 한다면
→ 우리하고는 동떨어진 살림을 옮김말로 읽는다고 스스로 알기만 한다면
→ 우리하고는 다른 삶을 옮김말로 읽는다고 스스로 알아차리기만 한다면
《번역과 일본의 근대》(마루야마 마사오·가토 슈이치/임성모 옮김, 이산, 2000) 34쪽
번역 과정에서 한국적 상황과 정보로 바뀌었다
→ 우리말로 옮기며 한겨레 결과 얘기로 바꾸었다
→ 한말로 옮기며 우리 흐름과 얘기로 바꾸었다
《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앨런 테인 더닝·존 라이언/고문영 옮김, 그물코, 2002) 6쪽
일상적 언어생활에서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번역어로 사용하려 했던 그의 배려였는지도
→ 여느 삶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낱말을 옮김말로 삼으려고 마음을 썼는지도
→ 수수한 삶에서 알아차릴 수 있는 말로 옮겨내려고 마음을 기울였는지도
→ 흔히 알 수 있는 말로 옮기려고 마음을 썼는지도
→ 쉽게 알 수 있는 말로 옮기려고 마음을 기울였는지도
《번역과 일본의 근대》(최경옥, 살림, 2005) 33쪽
번역을 시작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오해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의 번역 실력을 테스트 받는 것이 필요하다
→ 옮겨 보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잘못 아는데 그런 사람일수록 옮김 솜씨를 다른 분이 살피도록 맡겨야 한다
→ 옮겨 보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잘못 아는데 그럴수록 옮김 솜씨를 다른 사람이 따져 보도록 맡겨야 한다
《지하철 헌화가》(이종인, 즐거운상상, 2008) 59쪽
그는 오늘도 예의 그 번역투에 열심히 복무하고 있다
→ 그는 오늘도 바로 옮김말씨를 신나게 쓴다
→ 그는 오늘도 그 옮김말씨를 힘차게 쓴다
《우리말 소반다듬이》(권오운, 문학수첩, 2011) 45쪽
단, 운석이 네게서 떨어지면 번역자는 사라지는 거야
→ 다만, 별돌이 네게서 떨어지면 옮김이는 사라져
→ 그런데, 별똥이 네게서 떨어지면 옮김이는 사라져
《해수의 아이 5》(이가라시 다이스케/김완 옮김, 애니북스, 2013) 44쪽
번역 실력이 출중한 이분은
→ 훌륭히 옮기는 이분은
→ 옮김 솜씨가 뛰어난 이분은
《나는 어머니와 산다》(한기호, 어른의시간, 2015) 99쪽
하야카와의 직업은 번역가입니다
→ 하야카와는 옮김이입니다
→ 하야카와는 글옮김이입니다
→ 하야카와는 옮김빛입니다
→ 하야카와는 옮김일꾼입니다
《너의 곁에서》(마스다 미리/박정임 옮김, 이봄, 2016) 5쪽
번역문만으로는 완전히 느낄 수 없는 언어적 묘미를
→ 옮김글만으로는 제대로 느낄 수 없는 말맛을
→ 옮긴 글만으로는 오롯이 느낄 수 없는 말결을
《오스카리아나》(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 민음사, 2016) 9쪽
우리가 나무의 언어를 번역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우리가 나무 말을 옮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다라 매커널티/김인경 옮김, 뜨인돌, 2021) 88쪽
번역가 노승영의 대답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 옮긴이 노승영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책의 사전》(표정훈 글, 유유, 2021) 1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