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출산법 - 니시건강법에 의한
갑전광웅 지음, 김기준 옮김 / 홍익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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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7.

인문책시렁 270


《자연출산법》

 甲田光雄

 김기준 옮김

 홍익재

 1998.5.30.



  《자연출산법》(甲田光雄/김기준 옮김, 홍익재, 1998)을 2008년에 처음 읽었습니다. 그무렵 둘레에서는 ‘아기는 집 아닌 돌봄터(병원)’에서 낳아야 한다고 여겼고, 오늘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곁님 어머니도 날이면 날마다 “왜 힘들게 집에서 낳으려고 해? 그러다 큰일나면 어쩌려고? 옛날에야 다들 집에서 낳았지만 요새는 병원이 있는데 뭣 하러 바보짓을 하니?” 하고 나무랐습니다.


  끝없이 쏟아지는 화살을 가만히 듣다가 “어머니, 어머니는 아이를 바라시나요? 아니면 근심걱정을 바라시나요? 뱃속에 있는 아이도 다 들어요. 우리는 아무 말이나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길을 생각하고 마음에 담고 말로 해야 합니다. 정 그렇게 걱정스러우면, 어머니가 집에서 언니를 낳을 적에 어떻게 챙기고 차렸는지, 그때 미처 못 챙기거나 못 차려서 아쉽던 일은 무엇인지, 집에서 아기를 낳을 적에 둘레 어른들은 무엇을 도와야 하는지를 알려주셔요.” 하고 대꾸했습니다. 이런 대꾸에 어머니는 “그게 언젯적 일인데 다 까먹었지!” 하시더군요.


  요새에도 그닥 안 달라졌다고 느끼는데, 도움꽃(산파)을 집으로 부르자면 2008년에 하루 50만 원이 들었는데, 적어도 여섯 달 앞서 날받이를 해야 하고, 큰고장 인천에는 도움꽃이 없어서 꽤 먼데 계신 분을 불러야 하더군요.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집에서 낳으려다가 돌봄터(병원)로 실려가서 낳았습니다만, 집낳이(자연분만)를 하려면 두 어버이가 무엇을 챙기고 살피고 헤아리는 나날을 가꿀 노릇인지 알려주는 어른도 길잡이책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집낳이를 하면서 아기를 받을 적에 어떤 흐름인지 찬찬히 짚거나 알려주는 어른도 책도 길잡이는 아예 없다시피 하고요. 그저 다 돌봄터에 맡기고, 우리 스스로 모든 슬기를 잊어버린 채, 하나도 못 물려준다고 느꼈습니다.


  아직 《자연출산법》은 판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옮김말은 매우 엉성합니다. 아기를 낳고 받고 처음 돌보는 길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낱낱이 다루지는 못 하지만, 아기를 바라는 두 어버이가 ‘한씨앗’을 맺기 앞서 어떤 살림을 지을 노릇인지를 차근차근 들려주고, 한씨앗을 맺은 뒤에 아기가 태어나기까지 어떻게 몸을 살펴야 하는가를 알려줍니다.


  오늘날에는 배움터(학교)에서 ‘성교육’을 하기는 하지만, 온통 짝짓기(성교)에 머문다고 느껴요. 우리는 ‘성교육’이 아닌 ‘사랑길’을 들려주고 배우고 가르칠 노릇 아닐까요? 아기를 낳을 몸으로 살자면 어떻게 하루를 다스리고 집안을 건사해야 하는가를 듣고 배우고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기를 안 낳더’라도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몸’으로 가는 길은 ‘늘 튼튼하게 몸을 다스리는 길’입니다.


ㅅㄴㄹ


20년 이전에는 현미식 애호가가 괴짜나 광신자처럼 보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좋은 것을 먹고 있네요”라 칭찬을 받게끔 되었다. 확실히 현미식과 백미식에서는 변통의 양부가 단연 달라져 온다. (33쪽)


역시 아침을 빼는 2식주의가 생리학적으로도 바른 식사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37쪽)


척추의 어긋남을 교정하여 내장의 작용을 고무하기 위해서 평상 위에서 자고, 경침을 사용하고, 그 위에 (금)붕어운동을 행할 것. (53쪽)


중대한 문제인 태변을 완전히 배설하게 하기 위한 조치를, 유감스럽게도 현대의학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니, 병원에 따라서는 이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곳조차 있다. (82쪽)


그에 더하여 풍욕이나 냉온욕 등으로 피부기능을 고무하면, 간장의 작용도 좋아지고, 그들의 상승작용에 의해서 모유의 분비가 촉진된다. (90쪽)


부드러운 베드는 정말로 안면할 수 있을 것같이 생각되고 있지만, 실제로 너무 부드러운 요나 매트리스 등에서는 도리어 안면을 할 수 없다고 하는 연구보고가 있는 것이다. 또한 부드러운 요나 매트리스는 도리어 등뼈를 어긋나게 하는 원인도 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9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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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2-17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유해가도 될까요?^^ 아름다운 우리말에 잠시 멈춰가게 됩니다..

숲노래 2022-12-17 17:24   좋아요 1 | URL
네, 얼마든지 나누셔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꼭 건사해 두시기를 바라요.
저는 나중에 아이들한테 물려주거나
이웃한테 빌려주려고 한 벌 더 장만해 놓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