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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숲을 기억해요 - 멕시코 ‘바람의 끝에서 상’ 수상 ㅣ 노란상상 그림책 10
로시오 마르티네스 글.그림, 김정하 옮김 / 노란상상 / 2013년 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1.11.13.
그림책시렁 800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
로시오 마르티네스
김정하 옮김
노란상상
2013.1.10.
나무로 짠 살림은 오래갈 뿐 아니라 나날이 반들반들 새롭게 빛납니다. 나무한테서 얻은 종이로 묶은 책은 손길을 타면서 반지르르 새빛이 흐릅니다. 나무로 지은 집은 시원하면서 따뜻할 뿐 아니라 무척 오래가고, 나중에 헐더라도 세간으로 짜거나 흙으로 돌아갑니다. 오늘날 서울·큰고장은 잿빛(시멘트)하고 쇠붙이(철근)로 때려맞추거나 올립니다. 길바닥은 새까맣게(아스팔트) 까는데, 이 여러 가지는 나중에 어떤 길을 가나요? 잿빛쓰레기에 까만쓰레기가 넘실거리는 모습이지 않을까요?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는 나무가 흐르는 길을 사람살이 곁에서 지켜보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나무는 말없이 말하는 셈입니다. 나무는 온몸으로 보여주는 삶입니다. 나무는 사람들이 스스로 바라보고 느껴서 나아갈 길을 넌지시 밝히는구나 싶습니다. 부릉이(자동차)를 세울 자리를 늘린다면서 숲이나 들을 밀어도 될까요? 부릉이가 더 빨리 달릴 길을 닦는다면서 숲이나 들을 깎아도 되나요? 잿빛덩이를 치우고서 나무 한 그루가 자랄 빈터를 늘려야지 싶습니다. 부릉이를 줄이고서 아이들이 나무를 타고 뛰놀면서 바람을 마실 숲터를 마련해야지 싶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아이를 안 쳐다보는 길로만 갑니다만, 이제는 아이들하고 나무를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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