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8.30.


《하쿠메이와 미코치 6》

 카시키 타쿠로 글·그림/이기선 옮김, 길찾기, 2018.5.15.



집안에서 한창 일하다가 마당에 내려서며 햇볕을 먹으려 하는데 문득 네발나비가 팔랑팔랑하면서 아이들 곁을 맴돈다. 불쑥 오른팔을 앞으로 내민다. 오직 마음으로 네발나비한테 “자, 여기.” 하고 말한다. 네발나비는 “응.” 하면서 팔등에 내려앉는다. 긴 주둥이를 내밀어 팔등에 몽글몽글 돋은 땀을 콕콕 찍는다. “땀맛은 어때?” “짭조름해. 이런 맛도 좋구나. 늘 이슬하고 꿀만 먹다가 땀이라는 물방울을 맛보니 재미난걸.” 네발나비하고 한참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지켜본다. 큰아이더러 사진으로 찍어 주겠느냐고 묻는다. 네발나비는 사진으로 즐겁게 찍혀 준다. 《하쿠메이와 미코치 6》을 읽었다. 세걸음까지 읽다가 줄거리가 제자리걸음이네 싶어 더 안 들췄는데, 넷하고 다섯을 건너뛰어도 그럭저럭 읽을 만하다. 첫걸음하고 두걸음을 안 보았어도 여섯걸음을 바로 읽어도 되겠지. 숲에서 살아가는 조그마한 사람들이 숲짐승하고 이웃이며 동무가 되어 지내는 모습을 그리는데, 여느 사람살이하고 똑같다. 사람은 어디에서나 으레 이런 모습일까? 작은이나 숲사람 이야기를 그릴 적에는 ‘도시문명하고는 다른’ 숲살림을 다룰 수는 없을까? 이 만화책 뒷걸음은 궁금하지 않다. 아마 이대로 흘러갈 듯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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