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극 極
횡포가 극에 달하다 → 몹쓸 짓이 아주 끔찍했다
슬픔이 극에 다다르다 → 슬픔이 하늘에 다다르다
극과 극을 달려서 → 이 끝과 저 끝을 달려서
‘극(極)’은 “1. 어떤 정도가 더할 수 없을 만큼 막다른 지경 2. 전지에서 전류가 드나드는 양쪽 끝 3. 자석에서 자력이 가장 센 양쪽의 끝 4. 구(球)에 그린 대원(大圓)이나 소원(小圓)의 중심을 지나고, 이 원이 만드는 평면에 수직인 구의 지름의 양 끝 5. 지축(地軸)의 양쪽 끝 6. 지구의 자전축이 천구(天球)와 만나는 점”을 가리킨다고 해요. 어느 자리에서는 이 낱말을 쓸 만하겠지만, 손볼 만한 자리도 있어 ‘끝’으로 풀어낼 수 있고 “아주 끔찍하다”나 “하늘을 찌르다”로 풀어내어도 됩니다. 때로는 ‘아주·몹시·대단히’나 ‘끔찍히’로 풀어내 줍니다. ㅅㄴㄹ
피로가 극에 달할 때인데
→ 몹시 고단할 때인데
→ 더없이 힘겨울 때인데
→ 아주 힘들 때인데
→ 무척 지친 때인데
《노다메 칸타빌레 8》(니노미야 토모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04) 184쪽
전대미문의 혼란이 극에 달해 있었다
→ 이제껏 없이 끔찍하게 어지러웠다
→ 듣도 못하도록 아주 어수선했다
→ 더할 나위 없이 어지러웠다
→ 대단히 어수선했다
《호오즈키의 냉철 1》(에구치 나츠미/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2) 3쪽
그무렵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불편함 때문에 생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었다
→ 그무렵 말을 잘 나눌 수 없어 괴로웠기 때문에 늘 짜증이 하늘을 찔렀다
→ 그무렵 말을 잘 나눌 수 없어 괴로웠기 때문에 아주 짜증스러웠다
→ 그무렵 말을 잘 나눌 수 없어 괴로웠기 때문에 끔찍하도록 짜증스러웠다
→ 그무렵 말을 잘 나눌 수 없어 괴로웠기 때문에 날마다 짜증투성이였다
《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 판미동, 2015) 15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