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즙 汁
즙을 내다 → 물을 내다 / 단물을 내다
푸른 야채에서 즙을 짜서 → 푸성귀에서 물을 짜서
미나리즙 → 미나리물 / 미나리단물
석류즙 → 석류물 / 석류단물
칡즙 → 칡물 / 칡단물
‘즙(汁)’은 “1. 물기가 들어 있는 물체에서 짜낸 액체 ≒ 액즙 2. ‘농축액’을 나타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물’로 손볼 만하고, ‘단물’이란 낱말을 쓸 수 있습니다. ‘단물’은 “3. 알짜나 실속이 있는 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키기도 해요. 풀이나 열매에서 얻는 물이라면 ‘풀물·열매물’이면서 ‘풀단물·열매단물’이기도 합니다. ㅅㄴㄹ
붉은 꽃즙같이 신선한 피를 줄줄 흘리고 있읍니다
→ 붉은 꽃물같이 싱싱한 피를 줄줄 흘립니다
《이슬처럼》(황선하, 이슬처럼, 창작과비평사, 1988) 30쪽
언덕에서 따 온 산딸기로 즙을 내어 매끄러운 돌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 언덕에서 따 온 멧딸기로 물을 내어 매끄러운 돌에 그림 그리기도 좋아했습니다
→ 언덕에서 따 온 멧딸기로 단물을 내어 매끄러운 돌에 그림 그리기도 좋아했습니다
《인디언붓꽃의 전설》(토미 드 파올라/김경태 옮김, 파랑새, 2004) 7쪽
나무 열매즙으로 상자를 예쁘게 칠하고
→ 나무 열매물로 상자를 예쁘게 바르고
《곰과 작은 새》(사카이 고마코·유모토 가즈미/고향옥 옮김, 웅진주니어, 2009) 4쪽
여름밤이면 장수풍뎅이도 사슴벌레도 참나무 나무즙을 먹으러 찾아와
→ 여름밤이면 장수풍뎅이도 사슴벌레도 참나무 나무물을 먹으러 찾아와
→ 여름밤이면 장수풍뎅이도 사슴벌레도 참나무 나무단물을 먹으러 찾아와
《참나무는 참 좋다!》(이성실·권정선, 비룡소, 2012) 13쪽
현재 세계에서 쓸개즙을 얻기 위해 곰을 기르는 것이 합법인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뿐이다
→ 오늘날 온누리에서 쓸개물을 얻자며 곰을 길러도 된다는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뿐이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이형주, 책공장더불어, 2016) 13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