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여복 女卜


 밤중에 여복을 찾아갔다 → 한밤에 여자 판수를 찾아갔다

 여복이 바늘귀를 꿴다 → 눈먼 여자 바늘귀를 꿴다


  ‘여복(女卜)’은 “여자 판수 ≒ 고녀(?女)”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판수’는 “1. ‘시각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 2. 점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맹인 ≒ 몽수(??) 3. [민속] = 박수”로 풀이합니다. ‘판수’는 낮잡는 낱말로 다루면서 ‘여복’은 딱히 낮잡는 낱말로 안 다루는 사전이니 얄궂습니다. 한자말로 적으면 낮잡지 않는다고 여기는 흐름을 고쳐야겠습니다. 말뜻대로 “여자 판수”로 쓰면 되고, “눈먼 여자”나 “눈먼 사람”이나 “눈먼 이”로 쓸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여복’을 넷 더 싣는데, 모두 털어내 줍니다. ㅅㄴㄹ



여복(女服) : 1. 여자들이 입는 옷 2. 남자가 여자의 옷을 입음

여복(女福) : = 염복(?福)

여복(輿服) : 수레와 관복을 아울러 이르는 말

여복(麗服) : 화려한 옷



마치 여복이 아이 낳아 더듬듯 어쩔 줄 몰라서 펄펄 뛰면서 나댄다면

→ 마치 눈먼 이가 아이 낳아 더듬듯 어쩔 줄 몰라서 펄펄 뛰면서 나댄다면

《우리말 소반다듬이》(권오운, 문학수첩, 2011) 24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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