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편 便
편을 가르다 → 무리를 가르다 / 서로 가르다 / 짝을 가르다
약자의 편에 서다 → 여린이 쪽에 서다 / 여린이 자리에 서다 / 여린이와 함께 서다
우리 편 이겨라 → 우리 쪽 이겨라 / 우리 모둠 이겨라
바람이 부는 편 → 바람이 부는 쪽 / 바람이 부는 곳
지는 편에서 밥을 사기로 → 지는 쪽에서 밥을 사기로
뜸한 편이다 → 뜸하다 / 뜸하지 싶다
여유가 좀 있는 편이다 → 좀 느긋하다 / 좀 느긋하지 싶다
공부를 잘하는 편이다 → 공부를 잘하는 축이다 / 공부를 잘한다
‘편(便)’은 “1. 여러 패로 나누었을 때 그 하나하나의 쪽 2. = 쪽 3. 대체로 어떤 부류에 속함을 나타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말뜻처럼 ‘쪽’으로 손보면 됩니다. 때로는 ‘자리·무리·곳·짝’으로 손볼 수 있고, ‘편’을 아예 덜어도 됩니다. 말끝에 “-을 하는 편이다”처럼 나오면 “-을 하기 일쑤이다”나 “-을 하기 마련이다”나 “-을 하곤 한다”나 “-을 으레 한다”로 손볼 만합니다. ㅅㄴㄹ
슈발의 집은 다른 집에 비해 뜰이 넓은 편이었는데
→ 슈발네 집은 다른 집보다 뜰이 넓었는데
→ 슈발은 다른 집보다 넓은 뜰이 있었는데
→ 슈발이 사는 집은 다른 집보다 뜰이 넓었는데
《우체부 슈발》(오카야 코지·야마네 히데노부 그림/김창원 옮김, 진선출판사, 2004) 20쪽
저편에 몰래 숨겨 놓으면 된다
→ 저쪽에 몰래 숨겨 놓으면 된다
→ 저곳에 몰래 숨겨 놓으면 된다
→ 저리로 몰래 숨겨 놓으면 된다
→ 저 너머에 몰래 숨겨 놓으면 된다
→ 저 자리에 몰래 숨겨 놓으면 된다
《디자인의 디자인》(하라 켄야/민병걸 옮김, 안그라픽스, 2007) 190쪽
우리 편이 자꾸 이기는 게 신나서
→ 우리가 자꾸 이겨서 신나서
→ 우리 쪽이 자꾸 이기니 신나서
→ 우리 모둠이 자꾸 이기니 신나서
《빗방울 거미줄》(김기택, 창비, 2016) 18쪽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편이 더 정확하리라
→ 누리집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쪽이 더 나으리라
→ 누리집에서 정보를 찾아보면 더 좋으리라
→ 누리집에서 정보를 찾아본다면 더 틀림없으리라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조경국, 유유, 2017) 23쪽
‘뭘 하고 살 거냐’는 따위의 질문을 나름대로는 삼가는 편이다
→ ‘뭘 하고 살겠느냐’는 따위 말은 내 나름대로 삼가려 한다
→ ‘뭘 하고 살려느냐’ 따위는 내 나름대로 삼가는 말이다
→ ‘뭘 하고 살려느냐’ 따위는 내 나름대로 안 묻는 말이다
《회사를 해고하다》(명인, 삼인, 2018) 191쪽
엄마 편인지 아빠 편인지
→ 엄마 쪽인지 아빠 쪽인지
→ 엄마 자리인지 아빠 자리인지
→ 엄마한테인지 아빠한테인지
《그림책이면 충분하다》(김영미, 양철북, 2018) 1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