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7.7.


《코레 콜로헤》

로랑 바르브롱 사진, 눈빛, 2018.5.15.



이틀 동안 비가 내리며 빨래가 쌓였다. 이틀 때문에 쌓인 빨래가 아닌, 배움마실을 마친 뒤에 쌓인 빨래를 세벌 해야 하는데 두벌만 했고, 남은 한벌에 여러 날 빨래가 모이니 꽤 많다. 빨래랑 여러 일을 씩씩하게 해내고 등허리를 펼 무렵, 세 사람이 “바다에 가자!” 하고 노래한다. 빨래가 다 말랐으면 걷어서 개고, 부엌을 치우고, 방에 어지른 것 다 치우고 가자고 대꾸한다. 이러고서 택시를 불러 발포 바닷가로 간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모두 곯아떨어진다. 모두 잘 놀았나? 바다 기운을 잘 먹었나? 곯아떨어지기 앞서 사진책 《코레 콜로헤》를 편다. 1973년부터 2016년 사이를 가로지르는 이야기가 퍽 상냥하면서 재미있다. 프랑스사람이라고 해야 할는지, 아니면 그저 지구사람이라 해야 할는지, 로랑 바르브롱 님은 한국이란 나라에서 살아갔고 살아가는 사람을 참말 상냥하게 마주하면서 재미있게 담았다. 멋진 모습을 담기보다는 즐겁게 살림짓는 사람들 수수한 삶자락을 바로바로 잡아챘다. 이렇게 상냥하면서 재미있게 사진을 찍는 삶을 즐기는 한국 사진작가로 누구를 꼽아 볼 수 있을까? 있을까? 잘 모르겠다. 한국 사진작가는 하나같이 예술이나 돈이나 강의나 다큐에 빠진 채, 삶을 사랑으로 읽는 노래가 크게 빠졌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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