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가히 可
가히 짐작할 만하다 → 넉넉히 헤아릴 만하다 / 두루 헤아릴 만하다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 아주 볼 만하다 할 수 있다
이 과일은 가히 먹음직하다 → 이 과일은 매우 먹음직하다
‘가히(可-)’는 “1. ‘능히’, ‘넉넉히’의 뜻을 나타낸다 2. ‘과연’, ‘전혀’, ‘결코’, ‘마땅히’의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 뜻풀이처럼 ‘넉넉히’나 ‘마땅히’로 손보면 되는데, ‘마치·꼭’이나 ‘아주·참말·참으로’나 ‘매우·더없이·그지없이’나 ‘대단히·몹시·무척’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때로는 ‘가히’를 털어내어도 됩니다. 2018.6.19.불.ㅅㄴㄹ
화이트헤드의 설계는 가히 천재적이었다
→ 화이트헤드는 마치 천재처럼 설계했다
→ 화이트헤드는 꼭 천재마냥 설계했다
→ 화이트헤드는 놀랄 만한 설계를 했다
→ 화이트헤드는 대단히 훌륭히 설계했다
→ 화이트헤드는 아주 멋지게 설계했다
→ 화이트헤드는 뛰어난 솜씨로 설계했다
《파괴를 위한 과학 : 무기》(제이슨 리치/전대호 옮김, 지호, 2002) 86쪽
역사가 오랜 국가일수록 문화를 자랑하는 민족일수록, 설화에 등장하는 동물에 쏟는 애정은 가히 눈물겹다
→ 역사가 오랜 나라일수록 문화를 자랑하는 겨레일수록, 옛얘기에 나오는 짐승에 쏟는 사랑은 참말 눈물겹다
→ 역사가 오랜 나라일수록 문화를 자랑하는 겨레일수록, 옛이야기에 나오는 짐승을 매우 눈물겹게 그린다
→ 역사가 오랜 나라일수록 문화를 자랑하는 겨레일수록, 옛이야기로 다루는 짐승을 더없이 눈물겹게 그린다
《우리 동물 이야기》(박병상, 북갤럽. 2002) 299쪽
고르게 흩뿌려져 자라는 모습은 가히 예술이었다
→ 고르게 흩뿌려져 자라는 모습은 거의 예술이었다
→ 고르게 흩뿌려져 자라는 모습은 예술이 아니고 무엇이랴
→ 고르게 흩뿌려져 자라는 모습은 바로 예술이었다
→ 고르게 흩뿌려져 자라는 모습은 대단히 멋있다
→ 고르게 흩뿌려져 자라는 모습은 참말 훌륭하다
→ 고르게 흩뿌려져 자라는 모습은 더없이 고왔다
《씨앗의 희망》(소로우/이한중 옮김, 갈라파고스, 2004) 36쪽
교실에서 풍기는 악취는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하다
→ 교실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는 아주 사람을 죽인다
→ 교실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가 매우 코를 찌른다
→ 교실에서 풍기는 끔찍한 냄새는 숨을 멎게 한다
→ 교실에서 풍기는 끔찍한 냄새 때문에 머리가 돈다
→ 교실에서 풍기는 냄새는 몹시 끔찍하다
→ 교실에서 나는 냄새는 아주 고약하다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테리 트루먼/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 2009) 58쪽
가히 천문학적이라 할 수 있겠다
→ 끝없이 많다 할 수 있겠다
→ 그지없이 많다 할 수 있겠다
→ 셀 수 없이 많다 할 수 있겠다
→ 더할 나위 없이 많다 하겠다
→ 그야말로 많다 할 수 있겠다
→ 대단히 많다 할 수 있겠다
《사진을 즐기다》(이자와 고타로/고성미 옮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9) 5쪽
밥맛은 가히 최고였다
→ 밥맛은 매우 훌륭했다
→ 밥맛은 아주 좋았다
→ 밥맛은 참말 좋았다
→ 밥은 더없이 맛있었다
《채소의 신》(카노 유미코/임윤정 옮김, 그책, 2015) 75쪽
당시 오세훈 서울 시장은 가히 서울 전체를 ‘젠트리피케이션’하려고 했어요
→ 그때 오세훈 서울 시장은 아주 서울을 모조리 ‘갈아엎으’려고 했어요
→ 그때 오세훈 서울 시장은 서울을 통째로 ‘부잣집으로 바꾸’려고 했어요
→ 그때 오세훈 서울 시장은 서울을 죄다 ‘으리으리하게 꾸미’려고 했어요
→ 그때 오세훈 서울 시장은 서울에서 ‘골목집을 몽땅 밀어내’려고 했어요
《인간은 왜 폭력을 행사하는가?》(인권연대, 철수와영희, 2018) 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