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5.23.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

정경오 글, 양철북, 2018.5.21.



바다를 다녀온다. 아이들이 바다 가자고 노래할 적에는 며칠 미루었는데, 곁님이 바다에 가자고 노래하기에 냉큼 택시를 불러 길을 나선다. 아이들아, 너그러이 헤아려 주렴. 너희 어머니가 집밖으로 마실을 나가자고 하는 날은 한 해에 며칠 없잖니. 바닷물에 몸을 담그며 큰아이한테 헤엄질을 가르친다. 아직 헤엄질을 못 치는 몸이지만, 지난해부터 바닷물하고 사귀는 길을 깨달았기에, 내가 깨달은 대로 “몸에서 힘을 다 빼고 물살에 네 몸을 맡기렴. 바다는 너를 사랑한단다.” 하고 들려주면서 찬찬히 이끈다. 큰아이는 어느새 엎드려서 힘을 빼고 물에 뜨는 길을 알아챈다. 이 길을 알아채며 짓는 함박웃음이란! 몸을 말리고서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을 읽는데 퍽 숨이 막힌다. ‘배움(공부)’이란 대학입시만 있지 않을 텐데, 글쓴이인 교사는 너무 대학입시에만 눈길을 맞추었다. 내로라하는 대학에 안 가더라도 즐겁게 배우는 길을 함께 다루면 푸름이한테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길동무가 될 텐데. 이 책에서 ‘입시 공부’라는 힘을 아예 다 빼고서 ‘푸른 나날을 누리는 벗님’으로서 배우는 기쁨을 가만히 노래하듯이 다룬다면, 어려운 사자성어를 따서 말하기보다는 더 쉽고 상냥한 말씨로 배움길을 노래하는 배움빛이 된다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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