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 The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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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LA의 한 병원. 팔이 부러져 입원한 꼬마 알렉산드리아는  

하반신이 마비된 로이라는 스턴트맨을 만나게 되는데,  

로이는 알렉산드리아에게 오디우스왕에게 복수하려는 5명의 남자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는데...

 

환상적인 동화(동화라고 하기엔 좀 잔인하지만...)의 세계로 데려다 주는 영화.  

로이가 알렉산드리아에게 들려주는 얘기는 사실 로이가 자신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알렉산드리아를 유혹하는 수단으로, 그냥 꾸며낸 이야기였지만  

점점 얘기에 살이 붙어서 그 스케일과 비장미가 더해 간다.  

화려한 원색의 옷들을 입은 얘기 속 주인공들이 세계 곳곳을 누미며 촬영한 장면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명작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얘기 자체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점점 이상해져 급기야 알렉산드리아까지 등장하는 지경이 된다.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은 영상미에, 우리가 좋아하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드면서  

잠시나마 환상의 세계로 데려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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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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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에 걸려 살 날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 내용을 담은 이 책은  

그가 자신의 가족들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득 담은 책이었다.

사실 누구나 한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인식하면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책의 저자처럼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 정말 남은 날들이,  

아니 남은 시간, 분, 초들이 너무 소중할 것이다.

그가 가족들과 함께 하기도 아까운 그런 소중한 시간들을 할애하여 마지막 강의를 준비한 이유는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자신의 모습을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죽음을 앞에 두고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랜디 포시 교수의 작은(?) 소망이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강의는 먼저 랜디 포시 교수의 어릴 적 꿈 얘기로 시작한다.

무중력 상태에 있어보기, NFL 선수 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커크 선장 되기,  

봉제 동물인형 따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까지 그의 꿈은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소박한 면이

있었다. 우리는 흔히 꿈이라는 정말 거창한 전문직이 되는 걸 얘기하는데 그의 꿈은 특정한 직업인이  

되는 게 아닌 그야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어릴 적 꿈을 하나하나 이뤄 가는 그의 얘기를 들으면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꿈을 잊고 사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그냥 부모나 사회가 요구하는 그런 직업들을 꿈인양  

무작정 쫓고 사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비록 원대하거나 거창하진 않아도 진정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해가는 과정이 바로 인생의 참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

 

그가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는 얘기나  

아내 재이와의 만남과 사랑의 결실을 이뤄가는 과정,  

그리고 그가 받은대로 다른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 역할을 하는 얘기까지  

랜디 포시의 일생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꿈은 크게 꾸어라', '불평하지 마라, 그저 노력해라',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집착하지 마라',  

'모두에게서 장점을 찾아라', '말이 아닌 행동을 보아라' 등 그가 살아오면서 배운 주옥같은 삶의  

지혜도 하루하루 별 생각없이 보내던 내게 큰 자극이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실제 동영상 강의를 찾아 봤는데 책을 읽을 때 느낀 감동보다 몇 배는  

더 했던 것 같다. 자신을 동정하려면 팔굽혀펴기를 먼저 하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인 그가 자신의 삶을 정리하면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여실히 잘 보여주었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고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쓰는 그의 모습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허비하고 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세 아이에 대한 그의 절절한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특히 아직 어린 아이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그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니  

괜히 내 마음마저 아파오는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그가 작년에 사망했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의 가족들이 그가 남긴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기억하며 행복하길 바란다.  

아직 어린 아이들도 언젠가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강의를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그의 가족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죽음 앞에서도 늘 자신만만했던 그처럼 나도 남은 삶을  

늘 마지막 날처럼 소중하게 보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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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픽 썬더 - Tropic Th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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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스타 터그 스피드맨(벤 스틸러), 오스카 5회 수상자 커크 라자러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코믹배우 제프 포트노이(잭 블랙) 등 개성이 강한 배우들을 이끌고 전쟁 영화를 찍어야 했던  

신출내기 감독은 제작자 레스 그로스맨(탐 크루즈)의 압박과 원작자 클로버(닉 놀테)의 조언에 따라  

배우들을 실제 정글로 끌고 가 실감나는 영화를 찍으려 하지만...

 

주연 배우들이 등장하는 광고와 영화 소개로 영화를 시작해 독특한 오프닝을 선보인 이 영화는 

(사실 초반의 주연 배우들 영화소개가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영화 촬영을 위해 정글로 내던져진 배우들이 실제 마약조직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장면들을 담아낸다.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화끈한 연기 변신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거의 흑인이 되었고, 탐 크루즈는 대머리 다혈질 제작자로 완전히 망가졌다.  

사실 내용 자체는 전형적인 벤 스틸러표 화장실 유머가 전쟁 영화에 사용되었다는 것 빼곤  

특별할 것은 없지만 인기 배우들이 총출동해서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이 영화를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존 보이트, 토비 맥과이어 등 많은 유명 배우들이  

잠깐씩이나마 얼굴을 내미는 걸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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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 I Just Didn'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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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러 지하철에 탔던 가네코는 치한으로 몰려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자신의 아니라고 아무리 부인해도 점점 자신에 불리하게 진행된다.  

그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가네코는 과연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죄 없는 한 사람을 처벌하지 말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영화는  

멀쩡한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치한이 되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유죄율 99.9%라는 현실은 헌법상의 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유죄추정의 원칙으로 바꿔놓고 말았다.

영화 속에서 가네코가 치한으로 지목당하는 순간부터 그를 당연히 유죄로 간주하는 사람들 뿐이다.  

아무리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  

경찰, 검찰은 빨리 자백하고 끝내라고 종용하기만 할 뿐 그의 주장을 진지하게 듣는 사람은 없다.  

그나마 운이 좋아서 적극적으로 변호를 맡겠다는 변호사를 구하지만  

높은 현실의 장벽을 뚫기는 어렵다.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판사마저 그가 주장하는 바와  

유리한 정황 들은 무시하고 그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만다. 

 

이 영화를 보면 정말 억울한 선의의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물론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데 실수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실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기엔 충분하다는 게 문제다.  

억울한 옥살이는 물론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그런 멍에를 평생 안고 살아야한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로 그런 취급을 받는다면 얼마나 속이 터지고 분하겠는가...

영화가 시작하면서 나온 말처럼 열 명의 범인을 놓아주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되고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이 형사사법의 대원칙이다. 

하지만 엄청난 사건 수에 시달리는 경찰, 검찰, 법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켜나가기가 정말 힘겹다.  

대부분 기계적으로 사건을 처리하기 급급한 게 현실이다.  

그런 여건을 개선하지 않는 다음에는 아무리 떠들어봐야 변화가능성이 희박하다.

 

이 사건에서도 충분히 무죄판결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미 유죄 심증이 있던 판사의 심증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에 유죄판결을 받은 신 뿐만 아니라 자신도 자신이 무죄라는 사실을 안다는  

가네코의 독백이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나도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할 건데 꼭 손은 내 가슴쪽으로 밀착시키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에 하나 가네코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억울한 누명을 쓴 가네코라는 인물이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만든 형사사법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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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포뇨 - Ponyo On The Cliff By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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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소녀 포뇨는 자신을 바다에 가둬두려는 아빠의 감시를 벗어나 탈출하려다  

마침 바닷가에 있던 소스케에게 구출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원령공주' 등의 대작 장편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이 애니메이션은 소품 정도의 성격이 짙다.  

기본 줄거리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늘 즐겨 사용하는 인간과 자연의 갈등과 화해인데  

물고기 소녀인 포뇨가 나름 귀여움을 발휘하지만 스케일에서 전작들에 비하면 좀 처진다고 할 수 있다.  

그대신 어린이용 만화와 같이 아기자기한 면은 부족하지 않다.  

기존의 애니메이션들이 어른들이 봐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면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아이들용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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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야자키 하야오 '그다운 선택'
    from 일다의 블로그 소통 2009-03-08 23:22 
    할아버지가 된 거장이 들려주는 작은동화 이후 4년 만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일흔을 바라보는 노감독이 내놓은 작품은 사람이 되고 싶은 물고기 ‘포뇨’와 다섯 살 소년 ‘소스케’의 이야기 다. 표면적으로는 ‘인어공주’식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줄거리 설명은 크게 의미가 없을 듯하다. 한쪽에서 스토리가 빈약하고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