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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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에 걸려 살 날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 내용을 담은 이 책은  

그가 자신의 가족들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득 담은 책이었다.

사실 누구나 한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인식하면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책의 저자처럼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 정말 남은 날들이,  

아니 남은 시간, 분, 초들이 너무 소중할 것이다.

그가 가족들과 함께 하기도 아까운 그런 소중한 시간들을 할애하여 마지막 강의를 준비한 이유는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자신의 모습을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죽음을 앞에 두고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랜디 포시 교수의 작은(?) 소망이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강의는 먼저 랜디 포시 교수의 어릴 적 꿈 얘기로 시작한다.

무중력 상태에 있어보기, NFL 선수 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커크 선장 되기,  

봉제 동물인형 따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까지 그의 꿈은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소박한 면이

있었다. 우리는 흔히 꿈이라는 정말 거창한 전문직이 되는 걸 얘기하는데 그의 꿈은 특정한 직업인이  

되는 게 아닌 그야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어릴 적 꿈을 하나하나 이뤄 가는 그의 얘기를 들으면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꿈을 잊고 사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그냥 부모나 사회가 요구하는 그런 직업들을 꿈인양  

무작정 쫓고 사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비록 원대하거나 거창하진 않아도 진정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해가는 과정이 바로 인생의 참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

 

그가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는 얘기나  

아내 재이와의 만남과 사랑의 결실을 이뤄가는 과정,  

그리고 그가 받은대로 다른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 역할을 하는 얘기까지  

랜디 포시의 일생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꿈은 크게 꾸어라', '불평하지 마라, 그저 노력해라',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집착하지 마라',  

'모두에게서 장점을 찾아라', '말이 아닌 행동을 보아라' 등 그가 살아오면서 배운 주옥같은 삶의  

지혜도 하루하루 별 생각없이 보내던 내게 큰 자극이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실제 동영상 강의를 찾아 봤는데 책을 읽을 때 느낀 감동보다 몇 배는  

더 했던 것 같다. 자신을 동정하려면 팔굽혀펴기를 먼저 하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인 그가 자신의 삶을 정리하면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여실히 잘 보여주었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고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쓰는 그의 모습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허비하고 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세 아이에 대한 그의 절절한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특히 아직 어린 아이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그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니  

괜히 내 마음마저 아파오는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그가 작년에 사망했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의 가족들이 그가 남긴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기억하며 행복하길 바란다.  

아직 어린 아이들도 언젠가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강의를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그의 가족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죽음 앞에서도 늘 자신만만했던 그처럼 나도 남은 삶을  

늘 마지막 날처럼 소중하게 보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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