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9.5
감독 케네스 로너건
출연 케이스 애플렉, 미셀 윌리엄스, 쿠라스 헤지스
장르 드라마
슬픈 영화인데 아름다웠다고 표현하고 싶다. 바다도 아름다웠고 음악도 아름다웠다.
영화를 다보고 이렇게 슬픈 영화가 있었나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비극적인 이야기가 있었나도 생각해보았다.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맷 데이먼이 제작했다. 본인이 감독과 주연배우를 할까 고민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제작만해줘서 감사하다. 맷 데이먼이 나쁜 배우는 아니지만, 유명한 배우이기도 하고 해서 케이스 애플렉만큼 몰입이 되지 않았을 거 같다.
케이스 애플렉의 연기가 좋았다. 더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당연하다시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유튜브에서 짧은 시상식 영상을 봤는데 다른 후보로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도 있었고, 덴젤 워싱턴 등도 있었다. 케이스 애플렉 그의 이름이 호명되자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로 환호해줬다.
각본과 연출도 좋았다. 감독이 각본을 썼다. 어떻게 이런 각본을 쓸 수 있을까가 궁금하다. 악마적 재능이라고 해야하나? 선을 아득히 넘어버리는 이런 각본을 어떻게 썼는지 궁금하다.
왜 선을 넘었다고 표현했냐면, 나의 주관적 생각이긴한데 영화든 소설이든 암묵적 룰, 암묵적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 갓난아기, 임산부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철칙이다. 물론 수많은 반례로 반박당하겠지만 아무튼 각본을 쓰는 사람입장에서도 그것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넘기 힘든 선이다.
각본이 아주 좋았다. 제한된 정보 때문에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된다. 주인공은 왜 저렇게 까칠하지? 왜 저렇게 화가 나있지? 예전에는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었는데 이혼했나? 계속 궁금증을 가지고 생각하면서 보게 된다. 그러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충격적 사건을 마주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혼자 밤늦게 편의점에서 술을 사가지고 집으로 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약간 직감했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겠구나.' '주인공이 없는 사이에 강도가 들어서 아이들이 죽었나?' 집에 도착해서 주인공이 본 광경은 자신의 집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내는 구조되었지만 불 속에서 죽어버린 세 아이. 망연자실한 표정. 더욱 끔찍한 것은 그 화재가 자신의 실수로 난 사고라는 사실이다. 추워서 벽난로에 장작을 넣었는데 안전망을 깜빡했다. 장작이 밖으로 떨어져 집에 불이 난 것이다. 술에 취해, 자신의 실수로, 아이들이 죽었다. 경찰에서 취조를 받지만 혐의없음으로 풀려난다.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허탈하다. '그냥 돌아가도 된다고? 나 때문에 아이들이 죽었는데?' 취조실에서 나온 주인공은 경관의 권총을 뺏어 자살을 시도한다. 권총은 안전장치가 걸려있어서 경관들에게 제압당한다.
영화를 보면서 3-4번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 중 저 장면이 가장 슬펐고 인상깊었다. 얼마나 죽고 싶었을까? 얼마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을까?
그 후로 그의 인생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인생이었다. 스스로 웃을 자격도 행복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사건이 있은 후 10년 후에 영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왜 자살하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고 난 후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에게는 조카가 한 명 있다. 형은 울혈성 심부전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 한 번씩 발작을 일으키면 입원해야 한다. 형도 이혼해서 형이 입원하면 자신이 조카를 돌봐줘야했다. 아마 조카 때문에 그는 자살을 하지 못했으리라. 조카는 그와 세상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었다.
그는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회복할 수 있을까?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 힘들겠지만 영화에서 상징을 통해 희망을 조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모터를 고친 배와 형을 무덤에 매장한 후 주운 공을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여운이 진하게 남는 영화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 명작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망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