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 만화로 된 인물의 평전을 좋아해서 즐겨봅니다. 두꺼운 전기는 아무래도 부담됩니다. 그러다 보니 간단히 부담없이 한 인물에 대해 개략적으로 알 수 있는 만화를 선호합니다. 뭉크에 대해서는 그의 대표작 <절규> 밖에 몰랐습니다. 왜 갑자기 뭉크가 읽고 싶어졌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이 책을 도서관 신간도서에 신청해서 읽었습니다. 기대가 컸는데 아쉽습니다. 뭉크의 삶과 그의 생각, 감정 속으로 깊이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그 작품 속에서 뭉크는 주로 타자로서 그려집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뭉크 그가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더이상 궁금하지도 않고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기대했는데 좀 아쉽습니다.
나는 나의 예술에서 삶과 그 의미를 설명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림들은 나의 일기입니다. 나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았던 것을 그립니다.
-p253~254
뭉크는 1893년부터 <삶의 프리즈> 연작을 그리기 시작했다. <삶의 프리즈>는 삶과 사랑과 죽음에 관한 시다. 뭉크는 이 연작을 통해 자신의 삶 전체를 되돌아보려 했으며, 인간 감정의 모든 국면을 형상화시키고자 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이 <절규>이다. <절규>는 뭉크가 <삶에 대한 불안>이라고 부르던 것을 표현했다. 온통 핏빛으로 물든 하늘과 이와 대조를 이루는 짙푸른 해안선, 동요하는 감정을 따라 굽이치는 곡선과 날카로운 직선의 병치, 그리고 극도의 불안감으로 온몸을 떨며 절규하는 한 남자. 이 남자의 절규는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과 고통에 대한 울부짖음이다. -p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