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읽은 책 아마도 <마음의 미래>였던가?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에서 아직 바둑에서는 A.I 가 인간을 앞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는데, 벌써 인간이 기계에 지는 일이 벌어졌다. 5판에서 아직 첫판을 내준 것이라 속단하기 이르지만, 불계패했다는 것은 사뭇 충격적이다. 기계를 대하는 것이 낯설어서 였을까? 방심했을까?
이세돌 9단은 "4개월 전에 판후이를 꺾을 때만해도 알파고는 나와 실력을 논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실력 향상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1년~2년이 지나면 승부를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이어 "알파고의 대국을 보면서 그에 맞춰 훈련하고 있는데 프로 3단 정도 레벨로 보고 있다"며 "어쨋든 이번 대결은 컴퓨터 인공지능이 프로기사에게 호선으로 도전한 첫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위의 내용은 이세돌 9단의 인터뷰 내용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는 이세돌의 예측을 분명 넘어섰다. 1년이 아닌 4개월 만에 이세돌을 따라잡았다. 20년 전에 인공지능이 체스에서 세계챔피언을 압승했다. 이제 바둑도 인공지능의 손에 왕좌가 넘어가는 것일까? 바둑은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훨씬 많아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는데 역시나 미래는 빠르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인공지능의 미래를 낙관하고 두려워하기에는 조금은 이르다. 알파고는 그냥 바둑두는 프로그램일 뿐이지 어린아이는 고사하고 곤충정도의 지능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최근에 읽은 책(비전 2003, 미치오 가쿠)에 따르면 현재 인공지능의 수준은 곤충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까지 발전했을지 궁금하다. 인공지능도 생물 진화의 역사를 똑같이 밟아나가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곧 어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지능까지 급속도로 진화하는 것은 아닐까? 감각에 대한 반응을 넘어서, 감정과 경험을 통한 학습능력, 상식과 사고력, 심지어는 자아까지 갖게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과학자나 미래학자는 21세기 말정도는 되야 이런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 전망했는데, 어쩌면 조금은 빨리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공각기동대>라는 영화를 소개했었는데, 조만간 한 번 봐야겠다. 이 영화 예전에 한 번 봤는데, 그 때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이니 관심있으신 분들께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