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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정신과 물질 ㅣ 궁리하는 과학 4
에르빈 슈뢰딩거 지음, 전대호 옮김 / 궁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아주 굵직한 두 가지 수수께끼가 있다. 과연 이 수수께끼를 인류가 풀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만약 이 수수께끼를 풀게 된다면 그는 노벨상은 둘째 치고,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될 것임을 물론이거니와, 어쩌면 그를 신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두 가지 수수께끼는 바로 '어떻게 물질에서 생명이 탄생했는가?' 와 '어떻게 물질에서 탄생한 생명이 의식을 갖게 되었는가?' 이다. 어쩌면 이 두 수수께끼는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이 두 수수께끼에 도전한 과학자가 있었으니, 바로 에르빈 슈뢰딩거이다. 에르빈 슈뢰딩거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발견해 양자역학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물리학자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실험으로도 유명한 분이다.
이 책은 제임스 왓슨에게 영감을 줘서 그가 DNA를 발견하게끔 이끈 책으로도 유명하다. 나또한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생명의 신비에 물리학적인 지식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 에 대한 훌륭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슈뢰딩거는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발견되기 이전에 이 책을 썼다. 자신의 물리학적 지식을 가지고 DNA에 대해 예측하고 있다. 왜 DNA가 분자로 이루어져있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양자역학과 통계물리학과 엔트로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저자의 논리의 명쾌함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란 제목이고, 두번째는 '정신과 물질' 이다. 첫번째는 살아 있는 세포의 물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고, 두번째는 의식에 대해서 탐구했다. 개인적으로 '정신과 물질'이 더 재미있고 훌륭했다. 슈뢰딩거는 과학자이지만 철학에도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의식'에 대해서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방식으로 탐구한다. 놀랄만큼 재미있고 지적인 책이다.
'정신과 물질'에서 슈뢰딩거는 두번째 기적(의식의 발현)은 현재 인간의 이해능력의 밖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 탐구방법은 의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논리에 공감이 갔다.
물론 나는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부족한 생물학적, 물리학적 기초들이 걸린다. 생물학, 물리학의 기초를 다시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기초를 좀 더 다지고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러면 더욱더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의식은 자기 자신과의 불일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심지어 의식과 자신과의 불일치는 말하자면 서로 비례한다. 이는 역설적이지만 모든 시대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증언하는 가장 지혜로운 결론이다. 이 세계를 특별히 밝은 의식의 빛 속에서 보았고 삶과 언어를 통해 우리가 인류라 부르는 예술품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기여하고 변화를 준 사람들은 그들을 추진한 힘이 무엇보다도 내적인 불일치였음을 말과 글을 통해, 혹은 자신의 삶 자체를 통해 증언한다. 내적인 불일치로 인해 고생하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영속적인 것은 내적인 불일치 속에서 태어났다.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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