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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63 - 2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2월
평점 :
("킹은 킹이다." 는 곰발님이 자주 쓰시는 표현입니다. 곰발님께 허락없이 인용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곰발님은 스티븐 킹을 '공포소설의 제왕' 이 아닌 '소설의 제왕' 이라 평했습니다. 적절한 표현입니다. 스티븐 킹이 공포소설로 워낙 유명해서 공포소설 작가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쇼생크 탈출>, <스탠 바이 미>, <그린 마일>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그가 공포소설에만 대단한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왕이란 칭호가 킹에게 잘 어울립니다. 그는 체급부터 남다릅니다. 그의 소설은 3억 5천만부 이상 팔렸습니다. 역사상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가 중 한 분입니다. 1974년 <캐리>로 데뷔한 후 거의 50년간 정상의 자리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작가 중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다작작가로 약 60편의 장편과 200편의 단편, 에세이 등을 포함하면 거의 500여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아마도 500년 후에는 세익스피어처럼 '스티븐 킹은 사실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다.' 라는 음모론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때는 장르문학 작가로 작품성이 평가절하되었지만 현재는 작품성도 인정받아 미국 최고의 작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루키랑 겹치는 부분입니다.
스티븐 킹은 제 글쓰기 스승이기도 합니다. 저는 스티븐 킹을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을 때 유명한 책이라 하여 읽게 됐습니다. 그런데 웬 걸? 글쓰기 책이 미친듯이 재밌었습니다. 글쓰기에 유익할뿐 아니라 재미와 감동까지 주는 책이었습니다. 다시 읽고 싶은 책입니다. 장담컨데 이 책을 읽으면 글쓰기 실력이 무조건 늡니다.
그 후로 스티븐 킹의 영화들과 소설들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스탠 바이 미>는 제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가 왜 그렇게 좋은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시작부터 끝까지 미친듯이 좋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다시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좀 더 알게 될까요?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1/22/63>은 결말까지 완벽한 작품이었습니다. 총 2권으로 합치면 약 1200p의 분량을 자랑합니다. 1200p 면 부담스러운 양입니다. 하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은 1200p가 어렵지 않고 쉽습니다. <11/22/63>은 8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습니다. 드라마도 궁금합니다.
<11/22/63>은 시간여행과 케네디 암살을 소재로 하는 소설입니다. 11/22/63 은 케네디가 암살 당한 날짜입니다. 스티븐 킹은 케네디 암살 사건에 대해 자신의 키만큼의 문서를 읽었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답사도 가고 열심히 준비한 작품입니다. 케네디는 리 하비 오즈월드에게 암살당했습니다. 리 하비 오즈월드는 재판에 오르기 전에 살해당했기 때문에 좋은 음모론의 소재입니다. 수많은 음모론이 있지만 스티븐 킹은 수많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리 하비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을 95% 확신한다고 합니다.
<11/22/63>은 케네디 암살을 막기 위해 시간여행을 하는 한 남자의 모험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뻔한 소재를 가지고 풍부하고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전체적인 줄기는 케네디 암살을 막기 위한 시간여행입니다. 그 과정에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주옥같습니다. 시간여행에 항상 따라붙는 패러독스나 억지 설정도 잘 피해갑니다. 개연성도 완벽한 웰메이드 작품입니다.
<11/22/63>을 다 읽었지만 저는 아직 킹고픕니다. 다음 킹의 책을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킹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은 꼭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킹은 킹입니다.